'공공기관 승용차 5일제' 의무 시행
이 대통령 “중동전쟁 대응체제 선제 가동”
“전시추경 편성·처리 빠를수록 효과 좋아”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승용차 5일제가 25일 0시부터 의무시행되는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강도 높은 수요관리 조치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제에너지기구는 이번 사태를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며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경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만이 아니다. 배달 용기부터 의료 도구까지 일상에 석유화학 제품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각 부처는 수급 우려 품목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국민 일상에 미칠 영향과 대체 공급선은 어디인지 등을 세밀하게 파악해서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대비책을 철저하게 수립,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27일 예정된 석유 최고 가격 2차 고시에 대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국민 삶에 미칠 충격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정유사 담합 의혹에 대한 수사를 언급하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 고통을 악용한 부당한 돈벌이는 법과 원칙에 따라 발본색원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정유업계도 국가기간 산업으로서 공적 책임을 인식하고 위기 극복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과 관련해서는 “전시 추경의 편성과 처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번 추경은 고유가 부담 완화와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공급망 안정, 지방 경기 활성화를 목표로 세부 내용을 설계해 달라”며 “지금은 재정을 아끼기보다 필요한 곳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전 대덕구 공장 화재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일터에서 사고가 지속되고 있는데 국정 책임자로서 송구하다”면서 “보상과 트라우마 치유, 유가족 지원 등 피해 대책을 세심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부동산 투기에 대해서도 강경한 언급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여전히 ‘부동산 불패’라는 인식과 정부가 시장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면서 “세제, 금융, 규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0.1%의 물 샐 틈도 없게 악용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정치적 고려는 전혀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에너지절약 대응 계획’을 보고했다. 정부는 앞서 5일 ‘관심’ 단계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18일 ‘주의’ 단계로 경보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액화천연가스(LNG) 소비 최소화를 위한 전원믹스 조정 △강도 높은 석유류 절감 및 에너지절약 조치 시행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신속 보급 등이다.
에너지 수요관리 조치도 병행된다. 공공부문에서는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의무 시행한다. 민간 부문은 우선 자율 참여를 유도하되 향후 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대상차량은 △중앙 행정기관 △광역·기초 지자체 △시·도교육청 △국·공립 대학 및 대학병원 △공공기관 △지방공사 및 지방공단 등 약 1020개 기관, 150만대에 이른다.
김형선·이재호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