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결핵 발생, 고령·취약층 계속 증가

2026-03-25 13:00:19 게재

전체 발생은 감소 중 … “65세 이상 매년 검진, 요양시설 병원 등 조기 발견 전략 필요”

국내 결핵 환자가 1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 2위, 사망률 3위(2024년 기준)를 기록 중이다. 그리고 65세 이상 고령층과 일부 계층에서 증가하고 있어 맞춤형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질병관리청의 ‘2025년 결핵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결핵환자 발생 수는 1만7070명으로 전년대비 4.9% 감소했다. 국내 결핵환자가 최고치를 기록한 2011년 5만491명과 비교하면 66.2% 감소한 수치다. 전체 결핵환자수는 줄었지만, 65세 이상 결핵환자는 전년보다 1.3%(135명) 증가했다. 국내 결핵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62.5%(1만669명)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16회 결핵예방의 날 기념식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24일 서울 글래드 여의도에서 열린제16회 결핵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질병관리청, 연합뉴스

이는 고령화에 따른 65세 이상 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101.5명으로 전년보다 4.1% 감소했다. 65세 미만 결핵환자는 지난해 6401명으로 전년보다 13.6% 감소했다.

질병청은 “전체 결핵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10만명당 발생률도 65세 이상에서 65세 미만보다 6.4배 높아 고령층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외국인 결핵환자는 지난해 6.1%(1049명)로 전년보다 2.6% 줄었다. 외국인 결핵환자 수는 2016년 결핵 고위험군 외국인 장기 사증 신청 시 결핵 검진 의무화를 도입한 이후 감소 추세다. 하지만 20대와 40대 외국인 결핵환자 수는 전년보다 각각 15.8%, 34.5% 증가했다. 학업 취업 등으로 입국한 젊은 층에서 결핵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고 결핵환자 중 의료급여 수급권자 비율은 11.9%(2010명)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인구 10만명당 결핵 발생률은 128.9명으로, 건강보험 가입자(28.9명) 대비 4.5배 수준이다. 사회경제적 취약층에 결핵이 여전히 발생 위험이 높은 것을 보여준다.

결핵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결핵은 지난해 445명으로 전년보다 3.5% 줄었다. 질병청은 제3차 결핵관리종합계획(2023~2027년)을 수립해 결핵 전주기에 걸친 관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과 외국인,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결핵검진 △국내 체류 외국인 통합 검진 △결핵 치료비·간병비 등 통합지원 등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국민의 적극적인 결핵예방 참여를 요청하면서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은 매년 정기적으로 결핵검진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관련해서 조은희 부산 복십자의원 원장은 “국내 결핵 발생이 감소되고 있지만 결핵 발생률이 낮아질수록 감소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결핵이 줄어들수록 남아 있는 환자는 고령층 취약계층 만성질환자 등 관리가 어려운 집단에 집중 △과거 결핵감염이 잠복해 있다가 나중에 결핵으로 발병하는 잠복결핵감염이 재활성화가 증가 △외국인 인구 이동이나 사회적 취약 환경 등 새로운 위험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점을 들었다.

이에 우리나라도 10만명당 약 35명 수준에서 10명 이하로 감소하는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자의 연령 구조가 바꿔 최근 국내 결핵 환자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젊은 층에서는 환자가 크게 줄었지만 과거 감염이 잠복해 있다가 노년기에 발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조 원장은 “이제 결핵 퇴치 전략도 바꿔야 한다”며 “과거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결핵 관리에서 고령층, 취약계층 중심의 정밀 전략이, 특히 장기요양시설, 병원, 취약한 생활환경 등에서의 조기 발견이 중요하며 보다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원장은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잠복결핵감염 관리다. 잠복결핵감염이란 결핵균에 감염되었지만 아직 병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며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발병고위험군에게는 적절한 예방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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