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물가 압박에 3연속 기준금리 동결

2026-04-30 13:00:35 게재

중동전쟁발 경제 불확실성 경계감 반영

시장, 긴축 시사하는 ‘매파적 결정’ 평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들어 세번 연속이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도 통화정책 변화를 어렵게 했다는 분석이다.

(260429) -- 워싱턴, 2026년 4월 29일 (신화통신)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6년 4월 2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수요일(29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됨에 따라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를 3.5~3.7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3.75%로 동결했다. 이번 동결로 한국(2.50%)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1.25%p를 유지했다.

연준은 금리를 동결한 이유로 인플레이션 우려를 꼽았다.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은 최근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을 일부 반영해 높은 수준”이라는 문구를 새로 집어넣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은 목표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단기적으로 에너지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해 전달(2.4%)에 비해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같은 기간 12.5% 급등하는 등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자국내 소비자물가로 전가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연준은 또 동결 이유로 “중동지역 상황 전개가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크게 높였다”라는 점도 들었다. 연준은 그러면서 “완전고용과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장기간에 걸쳐 달성하는 것을 추구한다”며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경제지표와 경제 전망치 변화, 위험요인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에 대해 시장에서는 통화긴축을 시사하는 매파적 결정으로 평가했다. 회의에서 완화적 기조를 시사하는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점과 물가상승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씨티은행은 연준 결정에 대해 “정책결정문 문구에 대한 반대 의견은 이례적”이라며 “3명의 위원이 (완화적 기조에) 공식적으로 반대할 만큼 강경해졌으며 이는 해당 위원에게 기준금리 인상의 허들이 더 낮아졌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통화정책결정 성명에는 위원 8명이 찬성했지만 3명이 정책결정문에 ‘완화적 기조’라는 문구가 들어가는 것에 반대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나홀로 금리 0.25%p 인하를 주장했다. 연준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이 4명이나 나온 사례는 1992년 10월 이후 34년 만이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사실상 마지막 FOMC 회의를 주재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달 15일까지 임기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8년 1월까지 남아있는 연준 이사 임기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의회 인준 절차가 진행중인 캐빈 워시 지명자는 차기 FOMC 회의(6월16~17일)부터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워시 지명자는 현재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인준안이 가결된 상태로 다음달 상원 전체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인준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차기 연준 의장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앞서 워시 지명자는 상원 청문회 과정에서 “대통령들은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에 달려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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