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대출잔액·연체율·파산 '트리플 급증'

2023-12-04 11:17:50 게재

은행권, 1천조원 육박 … 총 1400조원 돌파

지난해 10월 이후 대출금리 5% 이상 지속

법인파산 '최다' … 올해 파산신청 1363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1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1년 넘게 5% 이상 넘어서면서 연체율도 높아지는 등 부채상환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중소기업 파산 신청도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9월 말 대비 3조8000억원 늘어난 998조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잔액으로는 역대 최대치로 11월 말 통계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최근 증가추세를 고려하면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0월 말 기준 잔액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0월 대비 283조원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이전 4년간 155조원 늘어난 것에 비춰 두배 가까운 속도로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상호금융 166조원 △새마을금고 110조원 △신협 72조원 △상호저축은행 64조원 등을 포함한 제2금융권 대출잔액도 9월 말 기준 423조원에 달해 전체 금융권 중소기업 대상 대출잔액은 이미 142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지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5.35%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11월(5.93%)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작년 10월 이후 13개월 동안 5% 이상 높은 금리 수준을 지속했다. 이같은 수준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12월(2.89%)에 비해 3년 만에 두배 가까이 높아진 수준이다. 평균 금리뿐만 아니라 실제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의 62.1%는 5% 이상의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높은 금리는 중소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예금은행 중소기업 연체율은 0.49%로 지난해 같은 기간(0.27%)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9월 0.27%에서 올해 8월 0.55%까지 증가했다 9월에 소폭 하락했다. 다만 연체율 하락은 은행들이 매 분기 말 상각 또는 매각 등으로 부실화한 채권을 털어내면서 수치상 하락했을 수 있어 실제 중소기업의 상환능력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는 법인 파산신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건수는 1353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6.8% 증가했다. 이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치로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2020년(1069건) 보다 많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기침체 지속과 고금리 등으로 중소기업 경영상태가 매우 심각하고, 더 이상 금리인하를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며 "부실한 중소기업은 법원 파산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기업평가를 통해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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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김형수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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