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6
2026
워런 버핏은 흔히 코카콜라와 애플을 사랑하는 ‘부드러운 가치 투자자’로 묘사된다. 하지만 그가 구축한 제국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섬뜩할 정도로 정교한 미래 전략이 숨어 있다. 버핏은 전 세계 제조업 강국(독일 일본 미국 한국 이스라엘)의 우량 기업을 인수한 뒤 비상장 자회사로 편입하는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상장 폐지’가 목적이 아니라 버크셔 특유의 장기적이고 자율적인 경영 방식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버핏 은퇴 이후에도 그의 제국이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그가 이 전략을 통해 단순히 회사 주식을 산 것이 아니라 인류가 맞이할 ‘물리적 미래(Physical Future)’의 입구에 거대한 해자를 둘러놓았기 때문이다. 노회한 승부사답게 ‘피지컬 AI’와 ‘로봇 우주 방위산업’에 없어서는 안될 ‘제조 인프라’를 선점했다. ‘피지컬 AI’와 로봇 우주항공 군사 인프라를 선점한 노회한 승부사 세상이 챗G
01.02
전세계를 관통하는 인공지능(AI)과 기술패권의 흐름은 이제 단순한 소프트웨어의 진보를 넘어섰다. AI는 자본과 에너지, 그리고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얽힌 국가 전략산업이자 경제성장의 핵심동력이 됐다. AI라는 거대한 기술의 파고는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산업구조와 사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강력한 전환의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지능의 아웃소싱’ 시대다. 산업혁명이 기계를 통해 인간의 근육을 대체하며 물리적 한계를 극복했다면 현재의 AI 혁명은 사고와 판단, 나아가 창작이라는 인간 고유의 성역을 ‘0과 1’의 논리 구조로 치환하고 있다. 인간의 존재론적 위치를 묻는 근본적인 도전이다. 많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느끼는 막연한 공포는 단순히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넘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의 경계가 무너지는 데서 오는 실존적 위기감에 가깝다. 숙련노동의 종말과 ‘인지 프롤레타리아’의 위기 명문대 졸업장과 고학력, 기술
12.05
2025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이 다시 급격히 시장 쪽으로 기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직접 거론한 이후, 그의 연방준비제도(Fed) 수장 기용 가능성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해싯은 감세와 저금리, 규제완화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대표적 완화 성향 인사다. 학자 출신이지만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분명한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트럼프 1기 때 법인세율 21% 인하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의 부상은 단순한 인사 이슈를 넘어 미 금융시장에 다시 한번 완화적 금융정책 사이클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연준과 재무부의 움직임까지 겹치며 시장 금융완화에 대한 기대는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연준·재무부의 동시 유동성 완화, 산타 랠리의 조건 연준은 12월 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양적긴축(QT)을 종료했다. QT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11.17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흥 방산기업 안두릴(Anduril Industries) 이 전세계 군사·산업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 2017년 ‘오큘러스(Oculus)’ 창업자 팔머 럭키(Palmer Luckey) 가 세운 이 회사는 인공지능(AI)과 자율 시스템을 결합해 전쟁의 설계·지휘·결정을 자동화하는 ‘AI 전장 운영체제(OS)’를 만든다. 회사명 ‘안두릴’은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보검 안두릴에서 유래했다. 오큘러스를 창업한 이후 2014년 페이스북에 매각한 팔머 럭키는 팔란티어 경영진들과 함께 안두릴 인더스트리즈를 설립하고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격인 피터 틸(Peter Thiel)의 파운더스 펀드로부터 초기투자를 받았다. 팔란티어가 데이터 분석으로 전쟁의 정보를 제공했다면, 안두릴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명령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업하고 있다. 최근 미국 월가에서는 안두릴의 상장(IPO)
11.03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최근 본사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3만명 감축을 시작했다. 회사 실적은 사상 최고치이지만 인력은 오히려 줄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고용없는 성장’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AI가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 말했는데 불과 넉달 만에 감원이 현실이 됐다. 이는 단순한 비용절감이 아니라 AI 자동화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아마존은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클라우드 부문 호조에 힘입어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액은 각각 1.95달러, 1801억7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1.57달러와 1778억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9% 이상 급등했다. AI발 일자리 위기, 아마존 감원 사태가 던지는 경고 아마존 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6000명, 세일즈포스 4000명, 메타 600명, 오라클
10.30
양병내 상임위원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올해 9월에 대학(원)생 대상 모의 무역위원회 대회가 있었다. 대상은 ‘무역에 관해 무엇이든 물어보살’팀이 수상했는데, 학생들의 무역위원회에 대한 지식은 이러했다. ‘국내산업을 보호하는 곳’, ‘산업경쟁력 유지와 성장의 버팀목’, 그리고 (반덤핑관세 부과 판정 과정이) ‘생각보다 빡시네.’ 최근 무역위원회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철강·화학 분야 덤핑과 지재권침해 등 불공정무역행위 조사로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전 세계 철강 공급과잉 능력은 2021년 4억 5천만 톤에서 2024년 5억 7천만 톤으로 27% 늘었고, 중국과 중동의 석유화학 산업 성장으로 저가의 철강·화학 범용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덤핑조사 신청은 12건으로, …87년 무역위원회 출범 이래 38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이미 기록 달성하였다. 사건당 국내산업의 평균 시장규모도 …15년 2,899억 원에서 …24년 2.
09.19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장관이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임무를 확대하자는 주장을 내놓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베센트는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 문제를 몇가지 짚었다. 첫째,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을 거치며 단순한 금리 조정의 범위를 넘어 대규모 자산 매입(QE, 양적완화)이라는 비상도구를 동원했는데 시간이 흐르며 QE는 기대 이상의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고 경제 전반에 돌발적이고 왜곡된 결과를 남겼다는 것이다. ‘그림자 금리 모델’로 환산하면 2014년 기준 금리가 –3% 수준까지 내려간 것과 같았지만, 미국경제의 성장률은 그만큼의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연준의 성장률 전망은 매번 실제치보다 높았고, 2010~2011년에는 2년간 누적 7.6%포인트의 과대 예측을 기록했다. 이는 달러 기준 약 1조달러에 해당하는 경제 규모 차이다. 연준에 ‘장기금리 완화’ 책무 부여 시도, 통화정책 독립성 흔들어 둘째, 자산
09.05
제2차세계대전 이후 대만의 산업화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안중롱이 꼽힌다. 쑨원과 장제스의 처남으로 정부 고위관리였던 쑹쯔원이 안중롱을 발탁했고, 안중롱은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연구해 후발 국가가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주도 경제개발 계획을 통해 수출입국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봤다. 1963년 안중롱은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묘비명은 ‘메이드 인 타이완’이다. 안중롱의 산업화 초석 위에 오늘날 성공한 반도체 국가 대만을 만든 사람은 쑨윈-쑤안이다. 경제장관이 된 그는 한국을 방문해 정부 주도 연구소 등을 둘러보고는 1973년 ‘공업기술연구’를 세워 경공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쑨윈-쑤안은 미국 전력회사 출신 중국계 미국인인 웬위안 판의 건의를 받아들여 반도체 산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안중롱과 쑨윈-쑤안의 선택은 오늘날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넘보는 번영하는 대만을 만들었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공학도’라는 점이다. 안중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