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5
2026
세계 금융시장의 절대 안전자산으로 군림하던 미국 국채의 위상에 심각한 균열이 가고 있다.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 연방준비제도에 수탁 보관 중인 국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은 단순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넘어선다. 이 변화의 시발점은 트럼프 1기 미중 무역분쟁 당시 중국의 국채 매각이었다. 한때 중국이 미 국채를 급격히 매도하며 이를 ‘금융 무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으나 대량 투매는 중국 자신에게도 막대한 손실을 의미했다. 양국은 극단적 충돌 대신 서로의 경제적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 위험완화)’을 택했다. 중국은 미국채 보유량을 줄였고, 미국은 첨단기술 통제 등을 강화했다. 신뢰 잃은 제국이 치러야 할 비용 당시 중국이 빠져나간 자리는 영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들이 십시일반으로 메웠다. 동맹국들이 미국의 재정적 부담을 분담하듯 국채를 추가 매입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겹쳐 미 국채 시장은 견고
05.21
글로벌 금융시장이 금리급등과 물가 재상승이라는 복합난제에 직면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17%를 돌파하며 1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4.67%까지 치솟아 심리적 저항선인 5%에 근접했다. 초저금리의 상징이던 일본 역시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4.2%를 넘어서며 글로벌 고금리 기조의 고착화를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 기능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급등은 자산시장 전반의 점검을 요구하는 경고음이다. 배경에는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의 재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PPI)는 전년 대비 6% 상승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고, 소비자물가(CPI) 역시 3.8%를 나타내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다수 참석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지속
05.11
한국 자본시장과 경제지형이 유례없는 격변기를 통과하고 있다. 중동전쟁의 전운이 가시지 않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코스피지수는 749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6000조원을 넘어 캐나다를 제치고 세계 7위 시장으로 도약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3배에 달하는 이 경이로운 숫자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특수라는 파도를 타고 무섭게 질주하는 ‘K-반도체’가 있다. 한국 증시와 경제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투톱’의 어깨에 올라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분기 두 기업이 거둔 합산 영업이익만 94조81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기업 실적을 넘어 국가 경제의 펀더멘털을 뒤바꾸는 규모다. 삼전·하이닉스 시총 비중 40%, ‘반도체 국가’의 명과 암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1분기 성장률 1.7% 중 0.9%p가 오직 반도체 한 업종에서 나왔다. 반도체 제조업 업종이 1분기 성장률의 55%를 기여한 것이다. 세부
04.21
인류에게 우주는 오랜 시간 미지의 동경이자 탐험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우주는 더 이상 과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시가총액 2조달러(한화 약 3000조원)를 목표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아마존이 위성통신사 글로벌스타를 전격 인수해 저궤도 위성망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주경제’라는 새로운 경제·산업의 카테고리 탄생을 알린다. 미국의 우주관련 벤처 자금 조달액이 2025년 1분기 67억달러에서 2026년 1분기 360억달러로 5배 이상 폭증한 사실은 자본시장이 우주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제 우주는 인공지능(AI) 에너지 국방 소재산업이 융합되는 거대한 인프라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꿈’에서 ‘시장’으로, 우주경제의 카테고리 확장 최근 우주 산업의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우주 데이터센터’다. 구글의 우주 데이터센터 연구 프로젝트 ‘선
04.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미국 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향후 2~3주 내 군사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겠다. 이란전 핵심 전략목표의 완수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 협상이 진행중이며 만약 협상 실패시 전력망, 발전소를 타격하겠지만 석유시설은 가장 쉬운 표적임에도 의도적으로 타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쟁 종결을 언급한 배경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전쟁 피로감에 ‘Mr.마켓’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갤런당 4달러, 유가가 바꾼 전쟁 시계 이번 국면의 핵심변수는 휘발유가격이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이후 처음이다. 에너지가격은 단순한 경제 지표가 아니라 정치변수다. 미국 유권자에게 휘발유가격은 체감물가 그 자체이며, 대통령의 경제 성적표로 직결된다. 미국 내 휘발유가격이 4달러를 넘어선 순간 11월 중간선
03.24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보이지 않는 균열’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주식시장이 버티고 있고, 유동성도 완전히 마르지 않은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충격이 동시에 축적되고 있다. 중동발 전쟁 리스크, 인공지능(AI) 혁신이 촉발한 산업 재편, 그리고 사모대출 시장에서 번지는 ‘조용한 위기’다. 이 세 축은 각각 독립적인 변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금융 시스템 안에서 서로를 증폭시키는 구조로 연결돼 있다. 지금 시장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 ‘연결된 위기’ 때문이다. 중동전쟁과 AI발 파괴적 혁신, 사모금융의 연결된 위기 중동에서의 군사 충돌은 단순한 지정학적 이벤트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과 유가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고, 이는 곧 통화정책 경로를 바꾼다. 실제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면서 물가 압력이 재차 확대되고,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리인하를 미루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국과 일
02.06
워런 버핏은 흔히 코카콜라와 애플을 사랑하는 ‘부드러운 가치 투자자’로 묘사된다. 하지만 그가 구축한 제국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섬뜩할 정도로 정교한 미래 전략이 숨어 있다. 버핏은 전 세계 제조업 강국(독일 일본 미국 한국 이스라엘)의 우량 기업을 인수한 뒤 비상장 자회사로 편입하는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상장 폐지’가 목적이 아니라 버크셔 특유의 장기적이고 자율적인 경영 방식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버핏 은퇴 이후에도 그의 제국이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그가 이 전략을 통해 단순히 회사 주식을 산 것이 아니라 인류가 맞이할 ‘물리적 미래(Physical Future)’의 입구에 거대한 해자를 둘러놓았기 때문이다. 노회한 승부사답게 ‘피지컬 AI’와 ‘로봇 우주 방위산업’에 없어서는 안될 ‘제조 인프라’를 선점했다. ‘피지컬 AI’와 로봇 우주항공 군사 인프라를 선점한 노회한 승부사 세상이 챗G
01.02
전세계를 관통하는 인공지능(AI)과 기술패권의 흐름은 이제 단순한 소프트웨어의 진보를 넘어섰다. AI는 자본과 에너지, 그리고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얽힌 국가 전략산업이자 경제성장의 핵심동력이 됐다. AI라는 거대한 기술의 파고는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산업구조와 사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강력한 전환의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지능의 아웃소싱’ 시대다. 산업혁명이 기계를 통해 인간의 근육을 대체하며 물리적 한계를 극복했다면 현재의 AI 혁명은 사고와 판단, 나아가 창작이라는 인간 고유의 성역을 ‘0과 1’의 논리 구조로 치환하고 있다. 인간의 존재론적 위치를 묻는 근본적인 도전이다. 많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느끼는 막연한 공포는 단순히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넘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의 경계가 무너지는 데서 오는 실존적 위기감에 가깝다. 숙련노동의 종말과 ‘인지 프롤레타리아’의 위기 명문대 졸업장과 고학력, 기술
12.05
2025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이 다시 급격히 시장 쪽으로 기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직접 거론한 이후, 그의 연방준비제도(Fed) 수장 기용 가능성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해싯은 감세와 저금리, 규제완화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대표적 완화 성향 인사다. 학자 출신이지만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분명한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트럼프 1기 때 법인세율 21% 인하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의 부상은 단순한 인사 이슈를 넘어 미 금융시장에 다시 한번 완화적 금융정책 사이클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연준과 재무부의 움직임까지 겹치며 시장 금융완화에 대한 기대는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연준·재무부의 동시 유동성 완화, 산타 랠리의 조건 연준은 12월 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양적긴축(QT)을 종료했다. QT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