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원사격 나선 '창밖의 남자들', 왜?
김무성·이재오 등 원로, 김종인 저격 … 야권 "당권 노린 것"
무소속 홍준표·윤상현, '안철수 양보' 호평 … 야권 "복당운동"
조국 흑서 서민 '안철수 공개지지' … "윤석열과 제3지대 염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맞붙은 가운데 제1야당 주변이나 당 밖에서는 오 후보 대신 안 후보를 돕는 지원사격이 눈에 많이 띈다. 본선 경쟁력을 염두에 둔 선택일까, 제3당 후보라는 약자에 대한 연민일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걸까.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쏟아진다.
국민의힘 원로에 속하는 마포포럼(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 공동대표 김무성 전 의원과 폭정종식비상시국연대 이재오 전 의원 등은 지난 18일 야권 단일화협상이 난항에 부딪히자 "단일화 걸림돌이 되어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즉각 사퇴하고, 안·오 두 후보는 직접 만나 단일화에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이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의 언행이 단일화를 방해한다"며 "야권 후보를 존중해야지 자기 당 후보 아니더라도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 이렇게 후보를 비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반복된 '안철수 비판'을 지적한 것이다.
국민의힘 전직 의원 수십명이 함께하는 마포포럼은 안 후보에게 호의적이라는 관측이다. 안 후보가 중도확장성이 있기 때문에 본선 경쟁력이 낫다는 설명이다.
무소속 홍준표·윤상현 의원도 안 후보에게 호의적이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단일화 협상에 장애가 되는 김종인 위원장은 제발 좀 빠져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의 '안철수 비판'을 저격한 것. 홍 의원은 안 후보가 19일 국민의힘 협상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히자 "김종인의 승리가 아니라 안철수의 포용"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윤 의원도 안 후보의 협상안 수용 발표 직후 "솔로몬 재판에서 친모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호평했다. 단일화 여론조사에 유선전화를 넣자는 국민의힘 주장을 겨냥해선 "음식배달조차 무선전화로 주문하는 2021년"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두 의원의 '조언'은 외형상 "야권이 분열되면 안된다. 단일화해서 이겨야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조국 흑서 공동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는 공개적으로 안철수 지지를 선언했다. 서 교수는 "(안 후보는) 본선서 이길 후보"라며 "안철수로 단일화해달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외곽이나 당 밖에서 '안철수 지지'가 잇따르자 국민의힘에서는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이라고 폄훼하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로들을 겨냥해 "오 후보를 떨어뜨려서 국민의힘과 김종인 위원장을 무너뜨리려는 것 아니냐"며 "당권 욕심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무소속 의원들의 '안철수 옹호' '김종인 비판'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있는 한 복당이 안될거 같으니 저렇게 복당운동하는 것"이라고 폄훼했다. 서 교수의 지지선언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을 흔든 뒤 나중에 윤석열 앞세워 제3지대를 해보고 싶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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