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인적분할, 장기적으로 SK(주)와 합병 추진 전망”
3단계 합병 시나리오 유력
SK(주) 시가총액 높아야 가능
SK텔레콤이 자사주를 소각함에 따라 SK텔레콤 인적분할로 탄생하는 중간지주사와 SK(주)의 합병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현재 SK그룹 지배구조는 SK(지주회사) → SK텔레콤 → SK하이닉스로 이어지고 있어서 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로 분류된다. 손자회사는 공정거래법상 지분 100% 형태의 기업 인수만 가능하고 합작투자사 설립도 막혀 있는 등 사업 확장에 규제가 많다.
20일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SK그룹이 SK텔레콤 인적분할과 합병을 통해 SK하이닉스의 자회사 편입을 추진했던 것 같지만 시장의 반발과 주주가치 등을 고려해 SK텔레콤의 자사주를 소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SK(주)와 신설되는 중간지주사의 합병 추진 가능성이 높다”며 “일반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대주주 지배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은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자사주 소각으로 합병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자사주는 합병시 합병법인의 SK텔레콤 지분율을 올려주는 역할을 할 뿐 합병을 위한 전제 조건이 아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보통은 지주회사를 만들면서 자사주 마법을 활용해 지주회사가 사업에서 지배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쓰지만 SK는 상황이 다르다”며 “SK텔레콤의 최대주주인 SK(주)가 분할되는 2개 회사의 지배권을 최대한 갖는 게 중요하고, 자사주 소각을 통해 결과적으로 지배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자사주 소각으로 SK(주)의 지분율은 26.78% 에서 30.01%로 상승했다.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인적분할이 끝난 후 2단계는 SK(주)가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을 신설되는 중간지주사 주식과 교환하고, 3단계는 SK(주)와 중간지주사의 합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단계와 3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2단계에서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이 높아져 주식교환시 SK(주)가 유리한 위치에 있어야 하고, 3단계에서는 SK(주)의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야 대주주 지분율이 희석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SK(주)의 시가총액이 100조원 이상 되면 합병에 있어서 전혀 문제될 게 없지만 반대로 시가총액이 오르지 않으면 합병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SK그룹 지배구조 개편 어떻게 되나] "SKT인적분할, SK(주)와 신설 중간지주사 합병 위한 1단계"
▶ "인적분할·자사주소각 "주주친화적 지배구조 개선"
▶ 통신사업 한계 넘어 빅테크 기업 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