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앞둔 새정부 '경제리스크 딜레마'

2022-03-31 11:32:43 게재

가계는 물가급등·금리인상 '민생고'

원자재값 급등에 기업체감경기 '뚝'

새정부 출범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과 기업은 고달프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세계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성장둔화·물가급등) 위협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탓이다.

반면 민생을 보듬어야 할 정치는 따로 놀고 있다. 인수위 출범 뒤 청와대 이전 논란으로 시간만 허비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김정숙 여사 옷값 논쟁' 등 정쟁에만 바쁘다.

31일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세계는 포스트코로나와 스테그플레이션 조짐에 대응하느라 하루하루가 전쟁 중"이라며 "인수위를 비롯한 정치권도 민생 정책에 최우선을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후유증에 가계는 죽을 맛이다. 물가는 줄줄이 오르고 금리마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내일부터 전기요금에 이어 가스요금이 오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가 상승에 따른 기준원료비 조정에 따라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의 요금이 평균 1.8%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연중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월 860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발 리스크는 이미 기름값을 사상최대로 올려놨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조치를 단행했지만, 전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3.1%로 전망했다. 지난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폭 상승 전망치다.

금리는 줄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 금리에 직접 영향을 주는 미국 금리는 올해 최대 5차례 인상을 예고했다. 1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경제위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이유다.

기업들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업 체감경기는 3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지난 2년 한국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도 성장을 멈췄다.

실제 기업들의 체감경기 지수는 3개월 연속 떨어졌다. 특히 제조업 체감경기가 최근 1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위축됐다.

산업생산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 2020년 1∼5월 5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3대 경제리스크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전날 귀국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IMF(국제통화기금) 보고서를 보면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속도,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 등 세 가지를 경기하방 위험요인으로 제기했는데, 이 세 가지가 다 실현됐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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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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