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때와 장소 안 가리는 '반국가세력' 성토

2023-08-16 11:09:51 게재

대통령실 "경축사, 평생 간직한 원칙 표현"

"총선 지더라도 생각 안 바꿀 듯" 전망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 '반국가세력'을 강경 성토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해석들이 교차하고 있다. 독립운동의 의미를 '건국운동'으로 확장한 데서 더 나아가 국가 내부의 '적'을 계속 규정하고 부각시키는 이유가 무엇이냐다.

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보도한 요미우리신문 |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윤 대통령 역사 문제 언급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옛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이나 위안부 등 역사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고 일본의 책임을 호소해 온 역대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차이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지지층 결집 목적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정무적 판단과 무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인식임이 드러났다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6일 "대통령의 어제 경축사는 평생 간직했던 철학이자 원칙을 가감 없이 표한 것"이라며 "6월 정치선언 때부터 취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때와 장소, 상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초청 오찬간담회 때 종북 주사파를 "반민주·반헌법 세력"으로 규정하며 "종북 주사파는 협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에서도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은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UN)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하며,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 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며 명확한 안보관을 강조했다.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제로 국가 이익에 반하는 안보, 경제적인 주장이나 활동을 하는 세력이 있는 건 분명하지 않으냐.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면서 "대통령 메시지라는 게 TPO―시간, 장소,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메시지는 일관되지만 조금씩 뉘앙스는 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메시지는 일관되지만 뉘앙스는 조금 다르고 여러 가지로 좀 변화를 주지 않으냐. 그런 차원"이라며 "(자유총연맹은) 1954년 6.25 전쟁 직후에 우리나라를 반(反)안보세력으로부터 구하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만든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광복절 경축사에서마저 같은 언급을 함으로써 자신의 문제의식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치공학적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예상된 경축사"라며 "공산전체주의 이념에 경도된 세력이 반국가적이라는 판단, 이를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의지를 이번에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검찰 시절 이른바 좌파 세력을 지켜보면서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굳히게 된 것 같다"며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하더라도 이들을 정치권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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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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