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긴축 예산안, 국회심의 험로 예고 | ① 야당 강력반대

과학계·전북도 집단반발 조짐 … 2024년 예산안 '기로'

2023-08-30 11:18:45 게재

야당 "부자감세로 곳간 들어먹더니…" 강력반발 예고

국회 상임위·예결위·본회의 거쳐야 확정, 수정 불가피

정부의 초긴축 예산안이 기로에 서 있다. 정부는 올해보다 18조2000억원 증가한 656조9000억원 규모의 초긴축 예산안을 편성했다. 긴축을 위해 R&D 사업에서 7조원, 정부보조금 사업에서 4조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물어 새만금 사업의 경우 예산의 74%를 깎아냈다. 정부 예산안이 발표되자마자 과학계와 전북도가 강력 반발하는 이유다. 새만금 예산삭감은 자칫 지역차별 문제로 비화될 수 있어 더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집단적 반발 기류를 업은 야당의 반대수위도 어느 때보다 높다. 연말까지 이어질 국회 심사 과정이 전례 없는 파행으로 치닫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야당 대표사업 외면 =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예산안은 내달 1일 국회에 제출돼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확정된다. 예산안의 법정 기한은 매년 12월2일이다.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35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등 정부·여당과 대립해왔다.

특히 이번 예산안에 야당의 대표적 사업들이 포함되지 않아 어느 때보다 험악한 대치정국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대표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브랜드 사업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사업은 이번 예산안에서 아예 빠졌다. 지역화폐 예산은 2020년 6689억원, 2021년 1조2522억원, 2022년 6052억원이 편성됐다. 올해에는 전액 삭감됐다가 국회 논의 과정을 통해 3525억원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내년에는 중앙정부 사업에서 다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은 "지역화폐 예산은 코로나19 기간 한시지원 국민사업이었다. 지방비로 추진해야 할 사항으로 저희는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업급여 예산 축소 = 구직(실업)급여 예산 축소도 야당이 반발하는 분야다. 구직급여 예산은 올해 11조1839억원에서 내년엔 10조9144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당정은 현재 하한액(최저임금 80%) 인하 또는 폐지 등 실업급여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직급여의 경우 국민의힘은 사용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상당해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야당은 근로자들의 사회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 대치가 예상된다.

노동조합 지원금 폐지 문제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공방이 예상된다. 노조 보조금 지원 사업은 노동자 권익보호 등을 위해 노동단체가 수행하는 각종 사업을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는 관련 예산이 44억원으로 노조 간부 및 조합원 교육, 연구, 상담, 국제교류 사업 등에 쓰였다. 그러나 정부는 상반기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추진하면서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노조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했고, 내년에는 양대노총 중심의 지원을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비정규직이나 노조가 없는 미조직 근로자 등 노동시장의 취약계층의 권익보호 사업에 60억원을 편성했다.

아울러 후쿠시마 오염수 피해 관련 지원 예산이 내년 40% 가까이 증가했지만 야당이 지원 규모 등을 두고 반발하고 있어 정부 예산안 통과가 험난할 것이란 분석이다.

◆재정정책 기조 두고도 논란 = 정부 예산안의 긴축 기조를 두고도 공방이 예고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발표한 논평에서 "정부 곳간 수입은 거덜 내고, 약속한 재정준칙은 지키지도 않으며 미래 대비 투자나 민생사업 예산도 사실상 줄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코로나19 위기뿐 아니라 최근 10년간 총수입이 감소한 경우는 없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사상 초유로 전년보다 총수입이 줄어드는 것으로 편성했다"며 "수입이 감소해 나라 곳간은 거덜 나고 있는데 정부가 재정 곳간을 채우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려워 정부의 무능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내년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음에도 올해 세수와 내년 세수가 많이 감소하는 것은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와 대규모 감세 기조에 따라 세입 기반이 훼손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정부는 국가채무비율 60% 이하일 때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하는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스스로 약속한 재정준칙도 못 지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정부예산안에서 재정적자 규모는 92조원이고 GDP 대비 비율은 3.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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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이명환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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