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스라엘-이란 전면 휴전 합의”

2025-06-24 13:00:03 게재

“12일간 전쟁, 24시간 후 공식 종료”

이란도 휴전 인정, 중동정세 급반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간 벌인 무력 충돌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이 성사됐으며, 양국이 각각 12시간 간격으로 공격을 멈춘 뒤 24시간 후 전쟁이 공식 종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 전쟁을 ‘12일 전쟁’으로 명명하면서 “이 전쟁은 수년간 지속될 수도 있었지만 멈췄다. 앞으로도 결코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나님이 이스라엘 이란 중동 미국 전세계를 축복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코스피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완전한 휴전 합의 소식에 힘입어 24일 3,060대에서 강세 출발한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55.04포인트(1.83%) 오른 3,069.51을 나타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3.43포인트(1.71%) 오른 798.22다. 연합뉴스

이번 충돌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기지를 선제 타격하면서 시작돼 양측의 무력충돌이 이어졌다. 이어 21일 미국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공격했고, 23일 이란은 카타르 내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 14발을 발사했다.

다만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은 사전에 조율된 ‘약속대련’ 성격이 짙었다. 미국과 카타르에 사전 통보한 덕분에 사상자는 없었고, 트럼프는 “인명 피해가 없었던 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번 보복 작전을 ‘승리의 전령’이라 명명하며, 카타르를 최대한 피한 제한적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의 침공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라면서도 “주권을 침해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역시 “우리는 침략하지 않았으며, 침략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공습이 “시온주의 정권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비판했지만, 중동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싶지 않다는 의지도 함께 드러냈다. 이란은 이번 공습을 ‘형제국 카타르’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사전에 계획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에 통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란은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 외에는 타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등 중동 주요국은 이란의 카타르 공습을 비난했고,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자국 영공을 일시 폐쇄했다. 요르단은 협상 복귀를 촉구하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요청했다. 이는 이란과 걸프 국가 간의 긴장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트럼프의 휴전 발표는 이란 미사일 공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온 것으로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정세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분석했다. 알자지라방송 역시 트럼프 발표가 구체적인 협상 내용 없이 선전용일 가능성을 제기했고, 중동 전문가 오마르 라흐만은 이스라엘이 막판 군사 행동에 나설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 이후에도 한동안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은 공식 확인을 하지 않아 의문을 남겼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중재국인 카타르 총리가 이란의 휴전 동의를 얻어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럼프 발표에 힘을 실었다. 이란의 대응이 수위를 조절한 것은 중동 지역의 전체적 확전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보이며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절제된 메시지를 내보냈다.

수위가 조절된 이란의 맞대응과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는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으며, 다우지수는 0.89% 올랐다. 국제유가는 7% 이상 하락했고, 비트코인도 10만3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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