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에 특검…‘8월 정국’도 뜨겁다
한미 정상회담, 안보현안 협상 가능성
새 진용 여야 대립각 … 특검수사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조만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난다. 관세협상에 이어 방위비 등 안보현안이 협상테이블에 오를 공산이 크다. 여야는 당 대표를 새로 선출한다. 내란 종식·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대립각이 높아질 전망이다. 3대 특검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 휴지기’로 통했던 8월 정국이 날씨만큼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로 예고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다. 양국이 합의한 대미 투자펀드의 세부 내용은 물론 협상 초 거론됐던 국방비 증액 등 안보이슈에 대해 논의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한미군 역할 조정, 미국산 무기 구매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들도 폭넓게 다뤄질 수 있다. 두 정상 간 첫 회담 일정을 조율중인 조 현 외교부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내용을 실무선에서 충실하게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부 출범 후 ‘실용·속도감’을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이 관세협상에 이어 정상회담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기업의 대미 수출전략·주가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집권 초반부 정권의 국정동력과도 직결된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이 대통령은 31일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한미 통합협상과 관련해 “오리가 우아한 자태로 있지만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물밑에선 얼마나 생난리냐”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해 진행과정에서 노심초사한 상황을 전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야당의 새 대표 선출도 8월 정국을 달굴 요소다. 여당인 민주당은 2일 전당대회를 열고 정청래 박찬대 후보 중에서 대표를 뽑는다. 당권주자 모두 핵심 ‘친명’(친이재명)계로 167석의 민주당의 제1 과제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원과 내란종식을 꼽고 있다. 22일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에 대한 찬·반대결로 진행되고 있다. 함께 진행되는 지도부 선거에 반탄(탄핵반대) 인사들이 대거 출마했다. ‘탄핵’과 ‘내란’을 사이에 두고 여야 지도부 구도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여기에 ‘내란·김건희·채해병’ 3대 특검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5명(윤상현 권성동 김선교 임종득 이철규)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고 조만간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내란종식을 촉구하는 여권의 공세와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민주당 당권주자인 박찬대 의원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정청래 의원은 국회 의결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권이 몰아붙이고 있는 쟁점 법안 처리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4~5일 7월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 정권의 거부권에 막혔던 방송3법, 양곡관리법, 2차 상법개정안 노란봉투법 처리를 예고했다. 또 8월국회에서는 민주유공자법, 공정거래 관련법 등을 패스트트랙에 올린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서겠다고 했는데 수적 열세 극복이 관건이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권(재적의원 5분의 3이상)을 행사한 후 일부 법안을 처리하고 6일부터 시작되는 8월 국회에서 다른 쟁점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명환·김형선·엄경용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