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 또 폭우 덮친다
전남·경남 피해 속출
남북 좁고 긴 구름
전남과 경남 등지에 내린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6~7일 강한 호우가 또 한차례 전국을 강타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폭우는 남북이 좁고 길게 형성된 구름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중부지방부터 남부지방까지 순차적으로 훑고 지나가는 형태가 될 수 있다.
4일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의 찬공기가 내리누르면서 기존에 있던 다량의 수증기가 포함된 뜨거운 공기와 충돌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위험기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일종의 정체전선이 형성된 것과 같은 상태로 지난 주말에 내린 비와 비교했을 때 이동속도는 빠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압계 형태는 여름에 종종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례적이지는 않다”면서도 “과거와 다른 극한기상으로 재난 피해 우려가 커지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해상에서 유입된 강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3일부터 4일 오전 7시까지 전라권과 경상권에는 50~200mm(많은 곳 전남서해안 250mm), 충청권에는 50~150mm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이번 집중호우로 전남 경남 등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전남 무안 하천변에서 60대 남성이 숨졌다. 집과 도로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경남에서만 1647세대 2262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전국적으로 1836세대 2523명이 침수와 산사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피했다.
기상청은 “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5일 새벽(00~06시)까지 전남남해안과 경상권에는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며 “6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mm 안팎의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번 폭우로 기승을 부리던 폭염은 한풀 꺾인 모양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기상청은 “폭염특보가 해제되거나 완화된 곳이 있다”면서도 “당분간 습하고 체감온도가 높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최고체감온도가 33℃ 안팎으로 올라 폭염특보가 다시 발표되는 지역이 있겠다”고 내다봤다.
이번 강수가 끝난 뒤에는 당분간 열대야도 계속될 전망이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의 영향이 더해져 사람이 느끼는 더위를 정량적으로 나타낸 온도다. 열대야는 밤사이(18시 01분~다음날 09시 00분) 기온이 25℃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폭우 폭염 등 극한기상으로 한반도 재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집중호우 당시 인명피해는 사망 27명, 실종 2명 등 모두 29명으로 집계됐다. 당시 피해를 당한 이재민 중 570세대 916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임시주거시설이나 친인척집 등에 머물고 있다.
정부도 선제 대응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호우경보 발령 지역 중심으로 위험지역 통제와 주민 사전 대피를 독려하는 등 인명피해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3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해 대응 중이다.
김아영·김신일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