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자산 78%가 부동산 … 부자일수록 부동산 많아

2015-03-09 14:00:01 게재

우리나라 가계의 부동산 비중은 타국가에 비해 압도적이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가구(2.69인 기준)당 3억2823만원으로 추정됐다. 순자산 중 부동산을 중심으로 하는 비금융자산비중은 78.4%다. 이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가계 순자산 중 비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39.5%, 일본은 46.5%, 캐나다는 54.0%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았다. 부동산 버블 우려가 일고 있는 호주가 75.9%로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그나마 2000년대 초반에는 비금융자산 비중이 80%를 초과했던 것보다는 낮아지긴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구당 순자산이 주요선진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금융자산비중은 너무 높은 것이다. 가구당 순자산을 2012년 당시 시장환율로 환산하면 29만1000달러로 미국(63만달러)의 46.2%, 일본(61만4000달러)의 47.4%다.

가계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는 이유는 주택과 부동산이 주요투자상품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자일수록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주택이나 건물, 상가 등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4.1%로 가장 높다.

자산 중 비금융자산 비중이 높으면 유동화가 쉽지 않아 상황에 유연하지 못하게 된다. 비싼 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하우스푸어'가 나오는 이유다. 또 국민들이 주택가격 하락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어 체감경기를 활성화하고 싶을 때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쓰는 유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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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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