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해운사 구조조정 칼끝은
40년 역사 현대상선, 5월에 운명 갈린다
동맹가입 한진도 불안
항만경쟁력까지 위기
해운업 구조조정은 양대 국적 해운사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중이다. 어느정도 '로드맵'도 짜여져있다. 과다하게 많이 지불했던 용선료(선박임대료)를 인하하는데 성공하면 채권단이 채무조정을 해주고, 이를 토대로 재편된 해운동맹(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식이다.
현대상선이 이 절차에 먼저 올라 탔고,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을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먼저 용선료 협상에 나선 현대상선이 새로 재편된 얼라이언스에서 제외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채무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법정관리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회원사들이 동맹가입을 보류한 것이다.
반면 한진해운은 독일 하팍로이드 등 6개사와 신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를 결성했다. 한진해운은 디 얼라이언스가 주력할 계획인 아시아~유럽, 아시아~미주 노선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은 관계자는 "디 얼라이언스는 2017년 4월 1일부터 아시아-유럽, 아시아-미주 등 동서항로를 주력으로 공동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얼라이언스에 가입하지 못하면 경쟁력 있는 국제노선에 상선을 투입하기 힘들다. 별도의 노선에 개별적으로 영업망을 뚫어야 한다. 때문에 현대상선으로서는 채무조정을 끝내고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느냐가 회사 운명을 가를 기준점이 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얼라이언스 재편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선사별 재무상황 등에 따라 멤버사 구성 변경이 가능하다"며 "경영정상화 이후 9월 이전 얼라이언스 가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것이 생존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진해운은 올해 1분기 1조5928억원 매출에 당기순손실 2611억원을 기록했다. 급격한 운임하락과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고 한진해운 측은 분석했다. 국제 운임 회복 없이는 구조조정이 무의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운업 구조조정 결과에 양대 국적 선사 뿐 아니라 국내 중견 해운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상선이 얼라이언스에서 빠질 경우 국제 노선에 투입하던 선박을 국내노선이나 동남아 노선에 투입, 국내 해운사들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운업 구조조정을 노심초사 들여다보는 곳은 또 있다. 항만업계다. 국적 글로벌 선사가 무너질 경우 부산항 등 국제항만도 경쟁력을 잃게 된다.
항만 관계자는 "항만쪽에서 해운업 구조조정을 평가할 수 없지만, 해운업이 정상을 회복해야 항만이 사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물동량 추이와 얼라이언스 재편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양대 해운사가 통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얼라이언스 가입사들의 현황을 보면 국적선사의 선박 보유량은 하위권이다.
경쟁력 있는 대형선박 보유 등으로 운임 경쟁력을 높이려면 해운사를 합쳐 1대 국적 선사로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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