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등 타산업과 융합한 신시장 개척"

2016-05-24 10:34:29 게재

전문가들 "신도시 개발 앞세워 해외 경쟁력 강화해야"" 지적

전문가들은 현재의 한국 건설이 새로운 활로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갈수록 줄고 있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을 주문했다. 국내에서도 주택 위주에서 벗어나 타 산업과의 융복합 등에 힘을 쏟을 것을 강조했다.

현재의 건설산업에 대해 한만희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은 "경쟁력을 갖기 위한 사전 구조조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일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은 "주택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사업 등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단계 질적으로 뛰어넘어야 하는데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호 건설산업연구원장도 "주택을 기반으로 경기가 2~3년간 반짝하는 상황이지만 주택 이후의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 건설산업의 경영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2008~2014년까지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비율)이 387.4%에서 201.9%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비율이 낮아질수록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평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5.8%에서 2.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적자를 낸 건설사는 16%에서 18.7%로 늘었다.

건설산업의 해법에 대해서는 강조점이 달랐다.

한 원장은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능력있는 건설사들이 외국에서 잘 할 수 있도록 신도시 개발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금융권의 적극적인 협조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력양성 등을 강조했다.

국내 건설시장이 현상유지도 버거운 상황이기 때문에 글로벌화가 답이라는 지적이다.

한 원장은 "국내시장은 업역간 칸막이 및 다툼으로 국제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며 "우리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뒤 국내시장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해외시장을 강조하면서도 정부 역할에 주목했다. 시공 위주에서 탈피해 기본설계 등 핵심기술을 강화해야 하는데, 국내건설의 현실은 이와 동떨어져 있다는 것. 설계 등 핵심기술에 대해 제대로 대가가 지불되지 못하면서 이 분야엔 중소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대형사들은 매출이 많은 시공부문에 매달리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정부가 전략적으로 건설사를 키워야 한다"며 "설계 등 핵심기술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호 원장도 "새로운 영역 발굴이 중요하다"며 정부 정책방향의 수정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주택 위주에서 도시인프라 쪽으로 눈을 돌리고, 건설과 관광·IT 등 내수를 진작할 수 있는 타 산업과의 융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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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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