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 신공항 건설 테마주

2016-06-22 10:43:54 게재

세우글로벌·두올산업 등 백지화 뒤 급락 반전

추종매매 개미 피해, 미확정 호재 띄우기 위험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로 증시에서 '신공항테마주' 기세가 단번에 꺾였다.

신공항 건설 수혜주로 꼽히던 밀양 관련 기업들 주가는 뜬지 한달도 안돼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일장춘몽으로 끝난 셈이다. 특히 밀양·가덕도 모두 신공항에서 탈락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50%의 확률일거라 안심하며 추종매매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만 뒤통수를 맞게됐다. 미확정 호재로 뜬 주식이 변동성 큰 장세에서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로도 남게 됐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결과 발표날 이었던 21일 증시에서 신공항테마주들은 거래량이 늘어나며 마지막까지 기대감을 분출시켰다. 후보지였던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투자자들 반응은 엇갈렸지만 추종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를 출렁거리게 만들었다.

밀양에 토지를 보유해 대표적인 신공항 테마주로 꼽히고 있는 세우글로벌은 이날 주가가 24%까지 급등한 뒤 10% 오른채 마감했다.

가덕도 신공항 관련 대표 테마주인 부산의 레미콘업체 부산산업은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뒤 이날 100만주 이상 거래되며 1% 정도 하락 마감했다. 신공항 입지 선정결과를 앞두고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됐고 거래량과 주가가 급변동했다. 이들은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 한달 전부터 테마를 형성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끌었다. 스탁론 등 일부 증권관련 사이트들은 '대박주'로 포장해 신공항테마주를 매수추천하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부산산업은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 하루 전인 20일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9.93% 상승한 5만2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이날은 '제3차 국가철도망구착계획안' 등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결정으로 철도 수혜주로도 묶여 급등세를 보였다. 지역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한 달간 주가가 40% 이상 올랐다. 또 다른 가덕도 테마주인 우수AMS는 신공항 테마에 앞서 테슬라 전기차 테마주로 묶여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밀양 관련 대표 테마주인 세우글로벌은 밀양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호재가 돼 한달간 주가가 23% 올랐다. 역시 밀양에 토지를 소유한 것으로 전해진 한국선재 역시 주가가 23% 이상 올랐다. 하지만 21일 장마감 뒤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발표로 신공항 테마주들은 다음날인 22일 대부분 내림세로 돌아섰다. 22일 증시에서 세우글로벌은 개장하자마자 하한가로 시작했다. 세우글로벌은 오전장에서 전날보다 1550원, 29.92% 급락 363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다른 밀양 신공항 테마주였던 두올산업 역시 이날 개장하자마자 전날보다 1500원, 하한가까지 빠져 35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전날 주가가 내림세로 돌아선 부산산업은 오전장에 전날보다 1만5100원(29.38%) 급등한 6만6500원에 거래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신공항 건설 대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 사용하기로 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가덕도 관련주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신공항 테마주에 대해 확정되지 않은 호재에 기대감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해 왔다. 특히 대부분 종목이 정치·전기차 등 다른 테마주에도 중복으로 묶여 있어 신공항 외에도 주가를 결정하는 요소가 많아 투자 때 따져볼 것이 더 많다는 설명이다. 미확정 호재만 보고 추종매매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얘기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테마주에 묶여 있는 것 말고는 호재가 없었다"며 테마주에 편승한 묻지마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편 일부에선 정부의 애매한 입지선정 결과 발표로 투자자들 사이에 큰 혼란이 일어나는 등 정부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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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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