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화석연료 치중해 9백억달러 손실”
글로벌에너지경제연구소
“두산·한전 등 영향 기업”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화석연료에 치중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에 투자해 투자자들에 약 900억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글로벌 에너지경제·재정분석연구소(IEEF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록은 기후변화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포트폴리오로 지난 10년간 투자자들에게 약 900억달러의 투자 손실을 초래했다. 또한 이러한 투자 손실 원인 중 75% 정도는 엑슨모빌, 셰브런, 로열 더치 셸, BP 등 글로벌 정유사들의 실적악화에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나머지 25%는 두산중공업을 포함해 발전소 건설사인 GE와 지멘스 등과 한국전력과 같은 전력 회사인 PG&E와 주부 전력(Chubu Electric)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과 두산중공업은 국내 대표 에너지 기업으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IEEFA는 엑슨모빌 등 기업의 실적악화 주요 원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에너지 전환을 꼽았다. 팀 버클리(Tim Buckley) IEEFA 국장은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 비중은 급감하고,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동안 기후변화 위험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운용을 해오지 않은 블랙록은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글로벌 자산 운용사와 투자자들이 화석 연료와 연관된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에 투자하지 않기로 할 경우 여전히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이미 한국전력에 대한 투자 철회를 발표한 바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2016년 고점 대비 50%이상 주가가 급락했고, 두산중공업은 2010년 고점 대비 약 1/13 수준으로 폭락했다”며 “2016년까지 급락하던 원유와 석탄 가격이 반등하면서 한국전력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또 “두산중공업의 주가 급락은 한국전력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며 “두산중공업의 석탄발전 플랜트 사업 역시 탄소배출 저감 정책 확대와 정책 금융들의 지원 중단 등 에너지전환 흐름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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