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사회연대전략, 평등·연대가치 회복"
■그간 노동운동은 사회 양극화 책임을 정부와 재벌·자본에 물었다.
분명 그들에게 1차 책임이 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만 돌린다는 것은 사회 양극화 심화의 실재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사회양극화 심화와 노동분단은 노동운동에도 책임이 있다. 지불능력이 있고 투쟁력이 있는 대기업과 공공부문·교사·공무원 등 중심부 노동자들의 임금은 하염없이 토끼뜀을 했고, 그렇지 못한 주변부 노동은 거북이걸음이었다. 그것이 20년 넘게 반복되면서 노동계급이 분단된 것이다.
■노동운동은 사회와 연대를 강조해왔는데.
민주·한국노총 조합원 70% 정도는 소득기준 상위 10% 안에 속하고, 노조조직률 12%의 조합원 대다수는 최소한 상위 50% 안에는 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예전의 사회연대는 노조가 사회를 향해 우리 어려우니까 손을 잡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었다. 지금의 사회연대전략은 노조가 노조 바깥의 어렵고 힘든 사회를 향해 손을 내미는 것이다. 그것은 운동이냐 아니냐를 떠나 인간사회의 기본 도리다.
■노조도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것인가.
사회적 책임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있는 것이다. 권력과 금력을 가진 계층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 아니다. 노동운동이 앞장서서 노동자의 사회적 책임을 얘기해야 정부와 재벌에게 더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 국민 지지도 얻을 수 있다. 제몫은 한푼도 손해 보지 않겠다고 꾹 움켜쥐고 있으면서 상대방에게만 내놓으라 한다면, 그 어떤 진정성도 감동도 줄 수 없다.
■사회연대전략이 노조의 생존전략이라는 얘기인가.
중심부 노동자는 대부분 노조로 조직됐다. 밑바닥 노동자들은 싸늘한 시선으로 노조를 바라본다. 그들은 양대 노총을 귀족노조라고 비판한다. 이를 부정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노조들은 자신들 임금과 고용에만 집중했고 노조 바깥의 밑바닥 노동문제에 소홀했다. 이런 상태이니 노조가 탄압을 받고 노동자가 해고된다고 해도 사회적 반응이 싸늘한 것이다. 사회연대전략은 바닥으로 추락한 노동운동의 사회적 영향력과 신뢰도를 회복하는 방안이다. 노동운동에서 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회복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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