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개별기업 넘어선 산별·지역별 사회연대 '주목'

2021-07-20 11:19:13 게재

지역생활·기금·임금·고용·복지연대 등 다양

최근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개별기업 노사 또는 산별단위 노사가 참여해 임금격차와 차별적 고용관행 개선은 물론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에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사무금융노조) 주도로 금융서비스분야 노사가 함께 2019년 7월 설립한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배달노동자 자차수리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사진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제공


희망연대노조는 지역생활연대 차원에서 '희망씨'라는 별도의 사단법인을 만들었다. SK이노베이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2017년 임단협에서 기본급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해 기부하기로 합의했다.

97%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매월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회사도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적립해 '1%행복나눔기금'을 조성했다. 올해 2월까지 누적 224억원이 조성됐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 협력사 상생기금은 올해까지 4년 간 총 97억7000만원, 누적 2만2000명의 협력사 노동자들에게 지원됐다. 올해에만 정부 및 협력사가 공동근로복지기금 출연금을 더해 총 35억원이 73개 협력사에 전달됐다. SK그룹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다.

기금연대는 일찍이 희망씨 공공상생연대기금 금융산업공익재단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철도희망재단 등을 통해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청년 일자리 지원 등을 전개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2008년도에 특별기금 운영규정을 개정으로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사업, 재난구호, 제3세계 노동운동 지원사업 등에 사용하고 있다. 기금은 전체 조합비의 1% 정도를 특별기금으로 적립한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소속 사업장의 임금수준에 따라 매월 조합원 1인당 1000~2000원의 기금을 적립해서 지역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서울교통공단노조도 3억원의 기금을 만들어 전태일재단을 통해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와 노동시민사회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지역형 기금연대도 등장했다. 2019년 재단법인 '부산형 사회연대기금'이 출범했다. 재단은 부산은행이 낸 10억원을 기본재산으로 은행 임직원이 매월 급여 일부를 기부금으로 출연하고 해당 금액만큼 은행이 매칭하는 방식으로 매달 1억원을 추가로 출연한다. SK해운 노사도 3억원을 출연했다. 재단은 취약계층 지원사업, 소상공인 활성화 사업, 일자리 창출 및 청년취업 지원, 사회적기업 발굴 및 육성 등 부산지역 사회적 가치 향상을 위해 활동 중이다.

한국노총 금융노조는 16년 전부터 '하후상박 임금연대' 사업을 시행중이다. 금융노조의 임금연대는 해마다 저임금 직군의 임금을 정규직보다 2배 더 인상하는 전략으로 발전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도 2018년부터 '하후상박 연대 임금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략은 노동운동이 본래 지향했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산별노조로 가기 위한 노력이다.

현대차 노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산업 발전 노사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또한 '울산 자동차산업 노사정 미래포럼'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고용연대의 대표적인 사례는 2019년 부산지하철노조다. 부산지하철노조는 통상임금 소송 결과로 발생한 임금상승분 300억원과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추가 공휴일 수당 70억원 등 370억원을 540명의 청년 신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재원으로 내놨다. 93% 조합원 지지로 내놓은 몫은 1인당 평균 1000만원에 달한다. 앞서 그해 공공부문 임금 가이드라인이 1.8%였는데 0.9%를 양보하고 이를 쟁취하기 위해 이틀간 파업까지 했다.

복지연대는 한국노총 금융노조가 대표적이다. 금융노조는 그동안 정규직에게만 사용됐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파견노동자와 함께 사용한다.

정부도 공동근로복지기금 활성화에 나섰다. 공동근로복지기금은 원·하청 간 상생협력과 중소기업 노동자 복지강화를 위해 복수의 사업주가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할 수 있는 제도다.

최근 사례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돋보인다. KAI와 협력업체는 2016년부터 12억원 규모의 공동근로복지기금을 운영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생존압박을 받는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기금규모를 KAI와 40개 협력업체가 각각 10억원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경상남도와 사천·진주·창원·김해시가 6억원, 고용노동부가 26억원을 출연했다. 이 기금은 협력업체 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 자녀 학자비, 명절·기념일 선물 등 각종 복지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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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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