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 주목받던 스타트업들 고전
미국 리비안·루시드, 중국 니오·샤오펑
목표치보다 판매 못미쳐 … 자금난 심화
미국에서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리비안과 루시드, 중국의 스타트업 3인방 중 니오와 샤오펑(X-Peng)은 실적측면에서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기업 리비안은 2021년 11월 상장 당시 시총 1272억달러(약 165조547억원)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 후 10년 이상 뚜렷한 결과물을 내지 못했으나 아마존 창업자 베이존스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시장의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2021년 12월말 933억달러, 2022년 3월 10일 205달러, 2023년 1월 21일 143억달러로 수직하락했다. 수요둔화와 보유현금 고갈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전기차 가격경쟁까지 전개되자 탈출구를 못찾고 있다.
지난해 리비안은 당초 생산목표 5만대(3월 반도체 공급망 문제 고려 2만5000대로 축소)보다 적은 2만4000대 생산에 그쳤다. 현재 시총은 178억달러로,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22위다.
루시드는 테슬라를 퇴사한 핵심 엔지니어들이 개발에 참여했으며, 피터 롤린슨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모델S 개발을 총괄한 바 있다. 루시드는 2021년 1월 22일 시총 965억달러를 기록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고급세단 '루시드 에어'는 2021년 9월 미국 환경보호청(EPA)로부터 (테슬라를 제치고)한번 충전에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전기차로 공식 인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루시드는 지난해 목표 2만대에 훨씬 못 미치는 7200대를 생산했다. 특히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더 어려움에 처할 전망이다. 루시드 에어는 최저가가 10만달러에 육박하는 고가 세단인 만큼 미국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IRA에 따르면 세단 기준 5만5000달러 미만 차량만 보조금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니오는 시총이 한때 965억달러(2021년 1월 22일)에 달했으나 20일 현재 170억달러로 고점 대비-82.3% 곤두박질쳤다.
중국의 레노버, 바이두, 텐센트 등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투자받아 중국 전기차 회사 중 가장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현재 답보상태다. 지난해 4분기에는 차량 인도 전망치도 낮췄다. 다만 올 상반기 중 5개 신차종을 출시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전을 꾀하고 있다.
중국판 테슬라로 부상했던 샤오펑(X-Peng)은 중국 전기차 3인방 중 가장 저조하다. 2020년 11월 27일 462억달러를 기록했던 시총은 2022년 10월 28일 56억달러로 쪼그라들었고, 현재 81억달러에 그치는 등 좀처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낮은 가격경쟁력과 늘어나는 적자규모가 원인이다.
샤오펑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148억9000만위안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17% 증가했지만 순손실 폭도 122% 늘었다. 배터리 등 원자재가격이 오르면서 원가가 급증했고, 중저가 차량 판매로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샤오펑 시총은 같은 중국의 충칭 장안, 지리, GAC(광저우자동차그룹) 등에도 밀리고 있다.
이들 4개사의 지난해 말 시총은 전년대비 평균 77% 하락했다. 리비안이 82.5%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루시드 80.0%, 샤오펑 79.2%, 니오 67.5%로 각각 줄었다. 올해 상승폭은 루시드가 60.0% 증가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는 반면 니오와 샤오펑은 각각 4.1%, 리비안은 9.7% 증가해 다른 기업들보다 증가율이 크게 적었다.
다만 중국 전기차 3인방중 리오토는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다른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품이 적다보니 급락 폭이 적고, 나름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리오토는 가족용 전기차 모델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기차시장에서 가족용 모델 시장규모는 약 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해 유망 스타트업들은 금리인상 등에 여파로 자금이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당초 공언했던 생산량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하는 '생산 지옥'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니오, 샤오펑 등 중국 스타트업은 미중갈등으로 미국시장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고, 중국 내수시장에선 전기차 보조금이 중단되면서 업체별 가격경쟁이 더 치열해진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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