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속"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다음달 금통위 앞두고 고심
한국은행은 향후 미국 통화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27일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연준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며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긴축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는 그러면서 "다만 연준의 금리 결정이 데이터 의존적임을 재차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와 관련 향후 미국 등 주요국 물가 및 경기상황,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은 26일(현지 시간) 정책금리를 0.25%p 인상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2.00%p로 벌어졌다. 한미간 기준금리가 2.00%p 차이로 벌어진 것은 한국이 지금과 같은 통화정책을 시행한 1990년대 후반 이후 처음이다. 올해 5월 이후 1.75%p 차이로 역대 가장 큰 격차를 보였던 데서 추가로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축통화인 달러를 쓰는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가 확대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 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이 원화를 달러로 바꾸면서 환율도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원론적 분석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상황은 도식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한은과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이후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1.75%p까지 벌어졌지만,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70∼1280원대까지 내려갔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 자금도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순유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달 외국인 자금 순유입 규모가 5월에 비해 약 4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고, 주식시장만 보면 자금이 3월(-17억3000만달러)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순유출(-3억1000만달러)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p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차와 이후 추가 확대 가능성에 따라 금융 및 외환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국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과 한국의 경상수지 추이가 하반기 어떤 흐름을 보일지도 변수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하반기에 이를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면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은 다음달 24일 금통위를 앞두고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하향 안정화되고, 실물경기가 정체와 후퇴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막대한 가계부채 등도 추가 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요인이다. 하지만 외환시장 불안정성과 가계부채 급증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가계부채가 다시 빠르게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3월까지 줄다가 4월(2조3000억원)과 5월(4조2000억원), 6월(5조9000억원)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7조원이나 늘어났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도 여러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많은 우려를 표했다"면서 "가계부채가 예상 밖으로 증가하면 금리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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