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정 성매매’ 범죄에 나라망신
‘관광정보 위장’ 성매매 알선 범람
‘통역사들이 사진이랑 90% 똑같다.’ ‘저 말고도 에코 데리고 다니는 형님들 많더라.’
선뜻 이해되지 않는 이 글들은 이달 초 한 카페에 올라온 동남아 성매매 관광 후기의 일부다. ‘통역사’ ‘에코’는 현지 성매매 여성을 에둘러 부르는 은어다.
회원이 1만명 이상인 이 카페는 베트남 태국 등 주요 관광지들의 ‘통역사’ 프로필 사진을 수십 장 올리고 각각 번호를 매겨놨다. 관광지에서 밤을 함께 보낼 현지 여성을 미리 점찍는 구조다. 구체적인 예약은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메신저에서 ‘실장’ 또는 ‘매니저’와 만나 은밀히 이뤄진다.
다른 커뮤니티사이트에 올라온 한 남성이 작성한 후기에 따르면 ”단속이 뜬 캄보디아에 비해 라오스에서의 성매매는 훨씬 쉽고 용이하다“며, 본인이 이용한 업소를 노골적으로 추천하는 후기가 이달 중순 올라오기도 했다.
올해 9월 주 라오스 대사관이 이례적으로 ‘성매매 금지’ 공지를 띄우고, 지난달엔 캄보디아 납치 사태가 벌어졌지만 ‘수요’가 꾸준한 모습이다.
한국인들의 원정 성매매는 현지 범죄조직의 협박·감금사건으로 연결되곤 한다. 한 사업가가 캄보디아에서 성매매를 하다 현장을 덮친 범죄조직의 협박을 받아 13억원을 갈취당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현지 보도로 인한 국제망신은 덤이다.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국제 성매매범죄의 가장 큰 문제는 빈곤 여성 아동을 표적으로 삼아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착취를 지속시킨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걸·장세풍·김은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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