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2주간 조건부 휴전…호르무즈 개방

2026-04-08 13:00:24 게재

시한종료 90분 전 발표…시장 환호

10일 이슬라마바드 본격 협상 돌입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 직전까지 치닫던 국면에서 막판 극적 합의를 통해 2주간의 조건부 휴전에 들어갔다. 협상시한 종료를 불과 90분 앞두고 타결된 이번 합의로 군사적 충돌을 일단 멈추고 외교 협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출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중동전쟁 2주간 휴전 발표 후 2026년 4월 8일 이란 테헤란에서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양측 모두에 적용되는 휴전”이라며 사실상 전면적 교전 중단임을 시사했다. 또 이번 결정이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국방군 총사령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이란 및 중동의 장기적 평화와 관련한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휴전은 개전 이후 38일 만에 이뤄진 첫 공식 합의다. 미국과 이란은 그동안 에너지 인프라와 군사 시설을 중심으로 상호 공격을 이어오며 확전 가능성을 높여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심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타격을 예고하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막판 협상을 통해 ‘2주 휴전’이라는 임시해법이 도출됐다.

이란 역시 휴전안을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2주 휴전안을 받아들였으며 최고지도부 승인도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면 이란도 대응을 중단할 것”이라며 “이란 군과의 조율을 통해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다. 전세계 원유 수송의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통항 정상화 여부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직결된다. 이란은 통항을 허용하되 군과의 조율을 전제로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휴전기간 동안 후속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10일부터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 간 직접협상이 열릴 예정이다. 기존의 간접협상 구조를 넘어 보다 집중적인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란이 제시한 ‘10개항 종전안’을 토대로 종전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10개항에는 △전쟁종식 및 상호불가침 △이란 핵문제 해결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식 △제재완화 및 피해보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으로부터 받은 10개항 제안이 협상을 위한 실행 가능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실제 수용 여부와 세부 조건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 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휴전 소식 직후 미국 주식 선물은 일제히 상승했다. 한국시간 8일 오전 9시20분 현재 다우존스 선물은 1.87%, S&P 500 선물은 2.12%, 나스닥100 선물은 2.79% 각각 오르며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9%까지 하락했다.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주 휴전은 전쟁의 종결이 아니라 향후 질서를 둘러싼 협상의 출발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군사적 충돌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10개항 종전안의 실제 이행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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