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합의 하루 만에 신경전

2026-04-09 13:00:42 게재

미국 “합의 깨면 대가” …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은 약속 위반”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합의 위반’을 둘러싼 신경전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6월 1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를 방문하여 미 육군 창설 기념일을 맞아 연설하기 위해 단상에 서 있다. 로이터/에블린 호크스타인/자료 사진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귀국길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약속을 어긴다면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는 “해협이 열리고 우리는 휴전 중”이라며 “조건이 이행되지 않으면 미국도 더 이상 약속을 지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종전 협상을 직접 이끌 예정으로 이번 발언은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 압박으로 해석된다. 그는 “대통령은 언제든 전쟁으로 돌아갈 선택지를 갖고 있다”며 군사옵션까지 사실상 재확인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측 협상 대표로 거론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이란 영공 드론 침입, 우라늄 농축권 부정 등을 ‘합의 위반 사례’로 제시하며 “현재의 휴전과 협상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역시 미국은 반박했다. 밴스 부통령은 “레바논은 휴전 대상이 아니었다”며 이란의 해석을 일축했고,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해서는 “권리가 아니라 실제 행동이 중요하다”며 강경 입장을 유지했다.

갈등의 핵심축은 이스라엘의 독자 행동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아직 달성해야 할 목표가 남아 있다”며 “헤즈볼라는 휴전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날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레바논에서는 하루 만에 1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급증했고 이란측 강경 대응을 자극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레바논 공격이 계속된다면 처절한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역시 다시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란 국영 매체는 해협이 재봉쇄됐다고 주장한 반면 백악관은 선박 통행 증가가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같은 충돌은 아직 협상 파탄보다는 협상력 확보를 위한 ‘샅바싸움’ 성격이 짙다는 게 중론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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