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9
2024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점입가경이다. 총선 참패 후 당 리더십을 정비하기 위한 전당대회지만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도, 양남(영남과 강남)과 70대 정당으로 전락한 당의 위기탈출에 대한 고민도, 보수혁신의 청사진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네 머네, 배신자네 아니네하며 진흙탕 싸움만 벌이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논란’(문자를 읽고 답하지 않음)까지 불거지면서 전당대회는 ‘배신자론’과 ‘음모론’ ‘사퇴 연판장’이 난무하는 준내전 상태로 치닫고 있다. 애초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난 이가 바로 대표가 되겠다고 나서고 이미 심판받은 ‘윤심팔이’로 이에 맞장뜨겠다는 후보들을 보면서 별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최근 돌아가는 꼴을 보면 ‘아예 망하기로 작정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윤심타령에 ‘읽씹문자’ 논란까지 진흙탕 전대 어떻게 보면 지금 같은 ‘진흙탕 전당대회’는 애초 예견됐던 일이기도 하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자체가
06.26
아직 6월인데도 역대급 무더위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그런데 지금 정치판도 꼭 날씨를 닮았다. 여야는 현재 전당대회 이슈로 뜨겁다.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비윤 친윤 반윤의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출사표를 던져 전대판을 달구고 있다. 전당대회 열기만 날씨를 닮은 게 아니다. 빵점짜리 정치력으로 거대야당의 폭주를 손놓고 보고 있는 여당의 역대급 무기력도, 애초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반성의 기색이라고는 1도 없는 대통령 모습도 날씨만큼이나 짜증을 더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문닫는 소식이 들리고, 서민들은 고물가에 하루하루 살기가 버겁다고 호소하는데 정치권은 민생을 챙기기는커녕 ‘자기들만의 권력놀음’으로 국민의 인내심을 실험하고 있는 것 같다. 출사표의 화려한 수사 뒤로 ‘욕망의 정치’만 지금 여권의 관심은 오로지 차기 당대표 선거에 쏠려 있는 모양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
06.11
요 근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대왕고래’인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안 유전 가능성을 깜짝 발표하고 이어 정치권 공방이 벌어지면서 뉴스창을 뜨겁게 달궜다. 의혹이 제기되자 컨설팅을 맡았던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직접 날아와 해명했지만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당분간 ‘혈세 논란’이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정작 국민은 심드렁하다. 산유국의 꿈이 실현될 수 있다며 반색하는 목소리도, 시추공을 박아 결론이 날 때까지 지켜보자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그것도 그럴 것이 박정희정권 때의 해프닝을 알고 있는데다, 지난해 대통령이 직접 나선 부산엑스포 유치전 실패의 기억이 생생한 터라 ‘또 무슨 양치기소년 같은 소리야’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을 게다. 훗날의 장밋빛 환상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팍팍해서일 수도 있겠다. 대왕고래 열 곳 나와도 지지도 상승 어려울 듯 하지만 그것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이슈인데도 이처럼 민심 반응이 떨떠름한 데는
05.10
윤석열 대통령이 1년 9개월 만에 대국민기자회견을 가졌지만 여론은 심드렁한 것 같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대도 안했지만 그나마도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언론이나 야당 반응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불가침성역 김 여사를 재확인해준 회견”이라며 “언제까지 고집불통 대통령의 모습에 절망해야 하는가”라고 혹평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1시간 40분에 걸쳐 진행된 대국민담화와 기자 일문일답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이 듣고싶어하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담과 기자회견 내내 ‘소통’을 강조하고 ‘경청’과 ‘협치’를 입에 올렸지만 정작 국민과 야당의 핵심요구에 대해서는 완강한 반대입장을 보인 것이다. 다른 사안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회부총리급 역할의 저출생대응기획부를 만들겠다는 제안 정도가 새롭다면 새로운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채 상병 특검법
04.11
이변은 없었다. 심판민심은 쓰나미가 되어 윤석열정권을 덮쳤다. 민생파탄에 대한 분노, 지난 2년 폭주에 대한 분노,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분노가 응집해 폭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비명횡사’의 민주당 공천파동도 야당 후보들의 막말과 부도덕성도 안중에 없었다. 주권자들은 민주당도 조국혁신당도 그냥 심판민심을 표출할 도구로 여겼을 뿐이다. 국민의힘은 개헌저지선을 지켜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비례 포함 108석 참패로 국정동력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지난 2년 거대야당의 폭주를 비판했지만 임기 후반기는 더 강경해진 다수 야당을 상대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국정운영방식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남은 임기를 식물정권 상태로 보낼 수도 있다. 국정운영방식 안바꾸면 남은 임기 식물정권 가능성 국민의힘 참패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민생경제 파탄이다. 윤석열정권 들어 더 핍폐해진 서민의
03.22
총선이 20일 안쪽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의 정치혐오는 더 깊어진 것 같다. 대진표가 짜여지고 본격 선거전에 돌입했지만 국회의원의 ‘국’자만 나와도 입에 거품을 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 눈에 비친 윤석열정권과 여야 정치권의 모습은 짜증을 더 보태기 충분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여준 것은 ‘오만의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 안중엔 유권자는 없었다. 시민(民)이 주인(主)인 제도가 민주주의라면 그들은 엄밀하게 말해 제대로 된 민주주의자들이 아니다. 툭하면 입에 올리는 “주권자인 국민”이라는 말은 그냥 입에 발린 수사(修辭)일 뿐이다. 유권자들은 4년에 한번 모처럼 주인대접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해버렸다. 주권자를 들러리 세우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주 호주대사로 임명했다. 이 대사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으로
03.08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천이 거의 마무리돼 간다.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총선 앞으로”다. 지금까지의 성적표를 보면 국민의힘이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현역불패 혁신부재 비판이 있었지만 큰 잡음 없이 넘어갔다. 용산 대통령실 등 여권에서는 “압도적 열세였는데 이재명 덕분에 박빙으로 좁혀졌다”며 반색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 논란과 불공정 시비로 만만찮은 내상을 입었다. 이 대표는 “개혁을 위한 진통”이라고 강변하지만 이에 동의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상당수 범야권 지지층은 “이 대표의 사욕이 정권심판 민심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부아를 터뜨린다. 여론조사 추세도 민주당에겐 빨간불이다. 일찍이 야당 압승을 예측했던 전문가들은 입을 닫는다. 과연 30여일 뒤 투표 결과는 어떨까. 2012년 모델인가, 2016년 모델인가 4.10 총선의 유권자 표심을 예측할 때 참고할 만한 두개의 총선이 있다. 정권심판 구도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승리했던 2012
02.23
4.10 총선을 40여일 남짓 앞둔 현재 판세는 어디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한동훈 비대위원장 개인의 인기도는 올라갔을지 몰라도 당의 중도확장성에는 여전히 의문표가 붙는다. 과잉경호 같은 ‘대통령 리스크’에 ‘김건희 리스크’도 현재진행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권의 실책에 기인한 숱한 호재에도 반사이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 개인의 리더십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제3지대를 표방했던 개혁신당도 대안정당은커녕 출범하자마자 갈라서는 불협화음만 노출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야권이 더 죽을 쑤고 있는 것 같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공천갈등과 제3지대의 이합집산으로 정권심판 표심이 갈 길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연 그런가. 여론조사 추이 무관하게 정권심판 기본구도 여전 정권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는 기본적으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통상적으로 여권이 개발공약을 쏟아부으며 정권지원론에 호소하는
01.19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 심판론에 취해서인가 여당과 제3지대는 잰걸음인데 민주당은 거북이걸음이다. 총선정국을 주도할 이슈나 유권자를 사로잡을 콘텐츠는 고사하고 야당다운
01.03
사사건건 날을 세우던 정치권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에 대해서다. 피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통령실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
12.29
2023
우여곡절 끝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평생 검사만 한 초보정치인 윤 대통령의 '검사스러운 정치'가 만든 위기를 또다시 평생 검사 출신 정치초년생에게 맡겨 넘기겠다는 여권의 군색스러운 선택이다. '모 아니면 도'의 요행수에 기대야 할 정도로 궁지에 몰린 여권의 처지가 조금 안쓰럽기까지 하다. 범보수진영은 한 위원장을 '이순신'으로 추켜세우며 12척 국민의힘으로 거대 민주당 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