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장보고대상 수상자 │③ 지삼업 부경대학교 명예교수

생산의 바다에서 즐기는 바다로 개척

2014-11-21 00:00:01 게재

대학에 해양스포츠학과 첫 개설 … '학생해양수련원 건립'이 꿈

지삼업(66) 부경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회 장보고대상' 시상식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상을 수상한 후 '학생해양수련원 건립'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

그는 "2016년부터 교육부가 학생들 수영교육을 한다고 하는데 해양수산부도 이런 교육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양스포츠회로 30만명에 해양체험 기회 제공 = 지삼업 부경대학교 명예교수는 산업의 바다, 무역의 바다를 놀이의 바다, 즐기는 바다로 확장하는 데 앞장선 개척자다. 지난 8월 부경대학교를 퇴직까지 34년간 그는 대학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해양스포츠를 알리고 정착시키기 위해 때론 라디오 방송도 했고, 사단법인체도 설립했으며 아시안게임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1995년 부경대학교에 해양스포츠학과를 설치하고 이듬해부터 신입생을 받았다. '해양스포츠학과'는 세계 대학사에서 처음이었다. 해양스포츠학과 개설은 쉽지 않았다. 그는 시상식에서 "해양스포츠학과 개설을 위해 3년간 매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교재 개발부터 해야 했다. 새로 만든 학과였기 때문에 도움받을 곳도 없었다.

지 교수는 지난 8월 부경대학교를 퇴직하기 직전까지 이곳을 통해 해양스포츠학을 전공한 학사 520명, 석사 22명, 박사 6명을 배출했다. 그 스스로 해양스포츠 분야 1호 박사(동아대학교)였다.

1994년 그가 설립을 주도한 (사)한국해양스포츠회는 '해양스포츠 테마수학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해 30여만명에게 해양스포츠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해양스포츠회 설립을 해양스포츠학과 개설에 버금가는 성과로 자부한다.

지 교수는 누구보다 현장을 강조하지만 학자로서 엄정함도 잃지 않는다. 그는 '해양레저'라는 말보다 '해양스포츠', '마리나', '크루즈'라고 정확한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양레저'나 '해양레저스포츠'라는 말은 해양수산부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의식해 만든 부정확한 단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가 쓴 대학전공교재만 '해양스포츠론'을 비롯해 마리나관리론, 해양스포츠자원론, 마리나조성계획과 실제, 마리나개발운영론, 해양관광론플러스, 마리나관리 및 운영론, 지삼업교수의 동력수상레저 조종면허시험 등 8권에 이른다.

지 교수는 1974년부터 6년간 부산 해양고등학교에서 체육교사로 일하면서 바다와 인연을 맺었다. 해양고에서 해양훈련을 담당하며 학생들에게 바다수영과 스킨다이빙을 가르쳤다. 그는 전문대학을 거쳐 1981년 부산수산대학(현 부경대학교 전신)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해양스포츠 개척에 나섰다.

그는 1983년 수산대에 조정부를 창단했다. 조정부는 지금까지 이어오며 전국체전에서 딴 금메달만 30개에 이르고, 북경아시안게임 은·동메달도 획득했다. 그는 조정 국가대표선수 훈련지침서를 집필하는 등 해양스포츠의 이론을 정립하는 데도 열정을 쏟았다.

지 교수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유치를 위해 1994년 교수지원단을 조직, 8년간 30여회(분기에 한 번꼴) 포럼을 개최했다. 부산이 아시안게임을 유치하자 9개월간 라디오를 통해 주 1회씩 스포츠칼럼을 방송하며 시민참여를 통한 아시안게임 성공개최에 기여했다.

◆해양마리나 최고경영자 과정도 운영 = 30년 전 생소했던 '해양스포츠'라는 용어는 이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됐다. 해운대 광안리 이기대 송도 송정 등 부산의 바다에는 요트, 파도타기, 수상스키 등을 즐기는 젊은이로 가득하다.

지 교수는 2011년부터 해양마리나로 영역을 더욱 넓혔다. 마리나산업은 레저선박의 제조·유통 및 마리나항만의 개발·운영을 포괄하는 산업으로 고용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지 교수는 "마리나 시설이 갖춰지면 관광객들이 바다에서 4시간 이상 머물며 즐길 수 있고, 사람들이 머물면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마리나 관리자를 양성하기 위해 부경대학교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연 1회씩 '마리나 최고경영자 과정(30시간)'을 운영했고, 여기서 80여명의 마리나 전문 인력을 배출했다.

정부도 마리나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해양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리나산업 육성대책'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추진 중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세계 레저선박 시장(추정)은 50조원 규모다. 세계 마리나는 2만3000여개로 90%가 북미, 유럽에 있다. 중국 싱가포르도 관광 레저진흥전략에 포함해 추진 중이다.

국내 마리나는 30개, 레저선박은 1만여척이다. 일본의 5% 수준이지만 최근 해양스포츠 및 관광 등에 대한 수요 증가로 5년 사이에 등록 요트·보트가 2.6배 증가했다. 레저선박 조종면허 취득자도 2007년 6만5758명에서 201년 14만137명으로 2.1배 늘었다.

해수부는 해양레저와 관광거점이 되는 중대형(300척 이상) 복합 마리나를 개발하면 한 곳당 관광수입이 연 300억원에 이르러 연안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단을 떠난 후 평생의 꿈인 '학생해양수련원'을 건립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학생해양수련원은 어린 시절부터 물과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바다를 놀이터로 즐길 수 있게 하는 공간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스킨다이빙이나 카약 등을 즐기며 물을 친숙하게 받아들이면 해양사고 위험도 더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바다나 강에서 사고가 났을 때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과 친숙한 사람은 긴급 피난에 나서야 할 때 전혀 다른 행동을 한다는 게 근거다.

그는 수상안전레저법 제정과 함께 해양수산부 및 여러 지자체 등에 자문을 하며 해양스포츠와 해양관광 분야 활성화에 노력한 공로로 2010년엔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제8회 장보고대상 수상자" 관련기사]
- 대통령상 홍 섭, 총리상 주강현 2014-11-18
- [①홍섭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센터장] 심해저 광업 '채광기술' 세계 표준에 접근 2014-11-19
- [②주강현 제주대학교 석좌교수] '길 없는 길' 만들어 온 해양 문화연구의 상징 2014-11-20
- [③ 지삼업 부경대학교 명예교수] 생산의 바다에서 즐기는 바다로 개척 2014-11-21
- [④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대한민국 주권 남·북극까지 넓혔다 2014-11-24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