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자금세탁' 의혹 규명될까

2016-11-01 11:21:45 게재

세쌍둥이 독일법인 눈길

해외 자금 탈루 통로 지목

독, 현지검찰도 수사 가능

비선실세 최순실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는 최씨가 지난해 독일에 설립한 회사 관련한 의혹도 규명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씨가 지난해부터 설립한 독일 법인들은 국내에서 재단 등을 동원해 모은 돈을 빼가려는 '자금세탁' 통로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최씨 것으로 서류상으로 확인된 독일 법인은 비덱스포츠와 더블루K 독일법인 2개다. 독일 기업 정보 사이트 피르멘비센 등에 따르면 이 두 회사는 주소, 자본금, 종업원수까지 같은 쌍둥이 유한회사다.

먼저 두 회사의 주소는 'Schone Aussicht 9 - 13 61389 Schmitten Hesse'로 등록돼 있는데 이는 최씨가 지난해 10월 인수한 슈미텐의 비덱호텔의 주소다. 자본금은 2만5000유로로 똑같고, 종업원수 역시 각각 1명으로 같다. 지난달 26일 현재 비덱스포츠는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더블루K독일법인은 정유라의 승마코치 크리스티앙 캄플라데가 전지분을 보유중이다. 설립일은 비덱스포츠가 2015년 7월 17일, 더블루K독일법인이 올해 2월 29일로 비덱스포츠가 먼저 세워졌다.

두 회사가 의심 받는 이유는 대기업 돈을 강제 모금한 정황이 확인된 국내 K스포츠재단의 돈이 독일법인으로 흘러간 단초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비덱은 지난 1월 K스포츠재단을 통해 국내 재벌그룹들에게 '비인기 종목 스포츠 유망주 육성' 명목으로 80억원 이상을 투자받으려 했다는 증언(경향신문)이 나왔다. 비덱와 더블루K독일법인간에도 수상한 거래가 포착됐다. 같은 주소를 쓰고 있으면서도 더블루K독일법인이 비덱에 건물임차료를 입금한 사실(SBS)이 밝혀지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회사들이 이들 말고도 더 있다는 점이다. 앞서 독일 지역언론이 비덱 산하에 14개 법인이 더 있다고 보도한 가운데 가장 의심스러운 눈길을 받고 있는 곳은 더블루K독일법인에서 잠시 대표를 맡기도 했던 디르크 발라가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4개 업체(코뮬라, 코뮬러스AG, ITK그룹, WTG)다.

이 중 베를린에 설립된 코뮬라는 더블루K 독일법인과 비슷한 시기(2016년 2월 22일)에 세워진 데다 잠시 더블루K라는 업체명을 사용한 점 등 때문에 의심을 받고 있다. 코뮬라는 최씨의 다른 독일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자본금은 2만5000유로, 종업원은 달랑 2명이다.

독일 현지 언론도 최씨 회사에 대한 현지 검찰의 수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 지역지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검찰이 슈미텐에서 자금 세탁 혐의에 관한 고발을 접수한 뒤 이에 관한 수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자금 세탁 의혹이 불거진 최씨의 2개 법인이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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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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