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학교'를 만나다│① 송근후 도촌초등학교 교장

"마을공동체 중심에 학교도서관을"

2017-05-29 10:29:36 게재

지역과 협력해 도서관 '개방'… 명예의 전당·포인트제도로 독서습관 기른다

입시 위주 교육에 치여 평소 책을 읽는 학생들이 별로 없다. 그러나 학교장이 도서관·독서 정책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가에 따라 학생들의 독서율은 높아질 수 있다. 수업과 연계되는 독서수업·자료 검색 수업, 영어도서관 활용 수업도 가능하다. 내일신문은 도서관·독서 정책에 집중하는 학교를 취재, 모범 사례를 공유한다.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집집마다 자녀 교육 때문에 몸살을 앓습니다. 맞벌이 시대, 부모들은 '방치된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합니다. 정규교육 과정 이외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공교육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학교는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공교육이 사교육을 압도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미래를 제시하고 진로를 개척해 줄 수 있고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습니다. 그 핵심 시설 중 하나가 학교도서관입니다."

 

송근후 도촌초등학교 교장 사진 이의종

 

23일 성남 도촌초등학교에서 만난 송근후 교장의 일성이다. 사교육에 공교육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이 시대에 그는 "공교육이 사교육을 압도할 수 있으며 그 중심에 학교도서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도서관은 마을공동체의 중심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교육청·학교·학부모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는 그가 교감으로 있던 수내초등학교, 교장으로 있던 장안초등학교와 현재 교장으로 이끌고 있는 도촌초등학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장안초등학교는 학교도서관 성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국무총리 표창 등을 수상했다. 그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점심시간이면 북적거리는 도서관

도촌초등학교 학생들은 아침이면 9시 10분 1교시가 시작하기 전까지 20분 동안 독서를 한다. 또 학급마다 학생 수만큼 비치한 '윤독도서'를 읽는 것이 권장된다. 함께 돌려 읽는다는 의미의 윤독도서는 학급당 학생수에 맞춰 각 학급마다 다른 책을 30권씩 설치한다.

학급에서 해당 도서를 다 읽으면 다른 학급으로 책을 돌린다. 저학년과 고학년도 책을 바꿔 읽는다. 이렇게 전교생이 돌려가며 책을 읽으면 아무리 책을 읽지 않는 학생이라도 졸업할 때까지 상당한 책을 읽게 된다. 송 교장은 "학생들이 아침에 등교해 조용하게 책을 읽으면 차분한 마음을 갖게 되고 이는 좋은 수업 분위기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아침독서에서 시작한 학생들의 독서는 쉬는 시간, 점심시간, 돌봄 시간 등 틈나는 대로 이어진다. 학생들은 책을 읽으러, 책을 대출·반납하러 하루에도 여러 차례 학교도서관에 들른다. 학교도서관에는 2만여권의 국어책과 5000여권의 영어책이 있다. 점심시간이면 저학년, 고학년 할 것 없이 학교도서관은 북적거린다.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학교도서관을 찾도록 도촌초등학교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하게 학교도서관을 구성했다. 또 1달에 최소 1개 이상의 행사를 벌여 학생들이 도서관을 찾도록 유도한다.

쉬는 시간에 학교도서관을 찾은 도촌초등학교 학생들.


독서포인트로 물건 구입 '마켓데이'

포인트 제도도 학생들이 독서를 즐기는 요인이 된다. 윤독도서, 권장도서, 영어도서를 읽으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고 많이 쌓으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해마다 12월에 전학년을 대상으로 개최되는 '마켓데이' 행사에서는 포인트를 활용해 물건을 구입하게 한다. 포인트를 많이 쌓아야 물건을 많이 살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다.

학생들의 독서량은 바른 성품과 행동으로, 교과 이해로 연결된다. 송 교장은 "학생들은 책 속에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좋은 가치관을 배우며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면서 "독서량이 많은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구사하는 언어의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주인의식갖고 미래세대위해 노력"

송 교장은 조만간 도촌초등학교 도서관을 지역에 개방할 계획이다. 도서관을 리모델링해서 넓히고 학부모들의 쉼터도 만들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장안초등학교에서 학교도서관을 지역에 개방했다. 평일 오후 8시, 주말에 오후 5시까지 학교도서관을 개방하고 학부모 등 성인들을 위한 쉼터도 마련했다.

학부모 등 성인들은 학생들과 똑같이 학교도서관을 이용했다. 대출·반납은 물론이고 성인들을 위해서도 외부 강사의 문화강좌를 개설했다. 지역의 작은도서관 역할을 학교도서관이 한 것이다.

장안초등학교 도서관이 이렇게 마을공동체의 중심이 되기까지는 성남시, 경기도교육청 등의 지원이 있었다. 학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학교도서관을 개방하기란 쉽지 않다. 송 교장은 "성남시의 재정지원에 경기도교육청의 행정지원을 바탕으로 사서 2명에 공익근무요원까지 3명의 인력이 도서관을 운영했다"면서 "도서관 정책과 운영에는 학부모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학생과 학부모, 이용자가 원하는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을교육공동체를 위해 지자체·교육청·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주인의식을 갖고 미래 세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그 노력의 중심에 학교도서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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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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