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학교'를 만나다│③ 이상대 서울 삼정중학교 교장
정규교과에 독서, 체계적으로 지도
책 8권 읽고 1권 선정해 작가 초대 … 교장이 독서동아리 지도, 부모 독서 모임도
입시 위주 교육에 치여 평소 책을 읽는 학생들이 별로 없다. 그러나 학교장이 도서관·독서 정책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가에 따라 학생들의 독서율은 높아질 수 있다. 수업과 연계되는 독서수업·자료 검색 수업, 영어도서관 활용 수업도 가능하다. 내일신문은 도서관·독서 정책에 집중하는 학교를 취재, 모범 사례를 공유한다. <편집자주>
"시대는 앞으로 급격히 변화하며 학교가 학생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지식을 가르쳐 줄 수는 없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읽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독서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삼정에 온 아이들은 1학년부터 3학년에 이르기까지 책 읽는 것을 생활화하게 지도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삶을 설계할 수 있게 지도하고 싶습니다." 16일 오후 교장실에서 만난 이상대 서울 삼정중학교 교장의 일성이다.
2016년 교장 공모제를 통해 교장이 된 그는 서울에서 유일한 평교사 출신 교장이다. 국어과 교사 출신으로 수업 시간에 시를 읽고 마음을 나누는 교육을 해 왔던 그는 공모제 당시 핵심 공약으로 독서교육을 내걸었다.
혁신학교로 지정돼 토론식 수업 등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 삼정중학교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보다 깊이 있는 사고를 겸하기를 바랐다.
전문성 갖춘 독서 전담 교사 둬
'독서의 생활화'를 위해 서울 삼정중학교는 전학년 대상으로 국어 교과 시간 중 매주 1시간씩을 독서 시간으로 편성했다. 독서 수업은 국어 교사인 이민수 교사가 전담한다. 정규교과에 독서를 포함하고 전담 교사를 둔 것은 보다 체계적인 독서 지도를 위해서다.
독서 수업은 이 교사가 엄선한 책 8권을 각 모둠이 나눠 읽고 '우리가 읽은 책은 이런 책'이라면서 읽은 책에 대해 연극 등 다양한 형식으로 발표를 하면 이 중 투표를 통해 '가장 좋아하는 책' 3권을 선정해 다 함께 읽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권을 다 읽은 이후에는 투표를 통해 최종 1권의 책을 선정한다.
이날 방문했을 때 학생들은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이경혜/바람의아이들)' '검은 바다(문영숙/문학동네)'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문영숙/서울셀렉션)'라는 3권의 책을 선정한 상태였다.
이후 서울 삼정중학교는 최종 선정된 1권의 책을 쓴 작가를 학교로 초대, '우리가 뽑은 작가를 초대합니다'라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개최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뽑은 작가를 직접 만나기 때문에 독서에 대한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다.
모든 독서 수업은 학교도서관 '솔뫼마루'에서 진행한다. 학교도서관에는 선정된 8권의 책을 학생들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각 학급 학생 수만큼 비치해 두고 있다.
이 교장은 "처음 독서 시간을 정규 교과에 편성할 때 교사와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 아래에서부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독서 수업을 진행하는 이 교사는 '부모와의 갈등' '이성문제' 등 주제별 독서 목록을 갖고 있을 정도로 독서 지도에 전문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8권의 책에서 1권의 책을 추려 학생들이 주는 문학상 형식으로 작가를 초대, 독서토론을 하기 때문에 작가가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작가와의 만남 행사는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모든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데 얼마나 잘 하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독서혁신학교로 학생역량 완성"
이 교장은 독서동아리 지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 삼정중학교에는 5명 안팎이 참여하는 13개의 독서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이 교장을 포함, 독서 수업을 지도하는 이 교사, 학교도서관을 전담 운영하는 김다올 사서 등 3명의 멘토가 나눠 각 독서동아리를 지도한다.
멘토가 독서동아리를 꾸린 초반에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지 지도하면 각 독서동아리에 속한 학생들 스스로 책을 선정하고 논제를 정해 매주 1차례씩 모여 토론하는 등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독서동아리 모임은 학교도서관에서 진행하는데 학생들은 도서관에 비치된 독서동아리 대상도서를 참고하는 등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 교장도 한 독서동아리를 맡아 독서를 통한 인성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독서동아리 학생들은 이 교장이 추천한 책들을 읽고 함께 토론한 이후 지역사회 인사들이 추천한 책들을 읽고 토론하는 등 다양한 독서를 통해 자신의 시야를 넓힌다. 이와 함께 이 교장은 학부모들과 함께 독서 모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소통한다.
그는 "배우고 익힌 것들을 자기 이익을 위해 써선 안 되며 이를 위해 독서를 해야 한다고 지도하고 있다"면서 "1년 동안 10권의 의미 있는 책들을 읽고 토론한 학생들이 남을 위해 손을 내밀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머니가 책을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학부모 독서동아리가 굉장히 치열해 많이 배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교장은 "혁신학교인 삼정중학교 학생들은 토론수업에 익숙해 모든 수업에 굉장히 적극적이며 학생회에 전교생의 3분의 1이 참여하는 등 활동적으로 학교생활을 한다"면서 "이 학생들의 적극성에 깊이가 더해지면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갖게 될 것이며 '독서혁신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도서관 탐방│서울 삼정중학교 도서관 '솔뫼마루'] 방과후, 독서동아리 5팀이 빼곡히
▶ [인터뷰│윤하경(1학년)양] "주1회 독서 수업, 집중 잘 돼요"
[''책 읽는 학교'를 만나다' 연재기사]
▶ ① 송근후 도촌초등학교 교장│ "마을공동체 중심에 학교도서관을" 2017-05-29
▶ ② 권연숙 대구 경동초등학교 교장│ 독서로 공감하는 인재 키운다 2017-06-12
▶ ③ 이상대 서울 삼정중학교 교장│ 정규교과에 독서, 체계적으로 지도 2017-06-26
▶ ④ 원인진 영락고등학교 교장│ '책' 무기로 대입 바늘구멍 뚫는다 2017-07-10
▶ ⑤ 이만대 서울 영신고등학교 교장│ 1일 20분 독서·3분 글쓰기 즐긴다 2017-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