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학교'를 만나다│② 권연숙 대구 경동초등학교 교장
독서로 공감하는 인재 키운다
'독서세끼' '독서릴레이' 등 참여 늘어 … "학생들 생각과 행동 바뀐다"
입시 위주 교육에 치여 평소 책을 읽는 학생들이 별로 없다. 그러나 학교장이 도서관·독서 정책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가에 따라 학생들의 독서율은 높아질 수 있다. 수업과 연계되는 독서수업·자료 검색 수업, 영어도서관 활용 수업도 가능하다. 내일신문은 도서관·독서 정책에 집중하는 학교를 취재, 모범 사례를 공유한다. <편집자주>
"독서를 통해 '마미눈' 교육을 실천, 학생들의 공감 능력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마미눈이란 '마음으로 미소로 눈맞춤으로' 교육의 약자입니다. 사회에 나가 리더로 활동할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을 공감하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자질입니다. '책 읽어주는 언니·오빠' 프로그램을 통해 선배가 후배의 눈을 맞추고 책을 읽어주고 후배가 어떤 책을 좋아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가 되는 행동을 교정하고 생각을 바꾸는 모습을 봅니다."
1일 오전 교장실에서 만난 권연숙 대구 경동초등학교 교장의 일성이다. 권 교장은 "교육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감'이며 독서를 통해 다른 사람을 공감하는 자질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중시하는 마미눈 교육은 일찍이 공감 교육을 화두로 던진 권 교장이 대구시교육청 인성교육 담당 장학관 시절 공감 교육을 위해 기획, 2015년에 특허 등록한 교육브랜드다. 대구 경동초등학교 늘푸른도서관은 2014년 전국도서관운영평가 학교도서관 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수상한 데 이어 권 교장이 부임한 이듬해인 2016년에는 전국도서관운영평가 학교도서관 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좋은 책을 '함께 즐겁게' 읽는다
대구 경동초등학교는 학생들에게 독서를 습관화하도록 교육하면서 '양질의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교과연계도서와 인문도서를 중심으로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각 학급에는 교과연계도서 10권, 인문도서 10권으로 이뤄진 20권의 필독도서가 있다. 대구 경동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6년 동안 최소 120권의 책을 읽는 셈이다.
이에 더해 대구 경동초등학교는 '재미있게' 독서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예컨대 인문도서를 학생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학급마다 1권을 선정해 '독서릴레이'를 개최한다. 담임교사가 먼저 책을 읽고 학생에게 건네면 해당 학생이 다 읽고 다른 학생에게 건네 학급 학생들이 모두 돌려 읽는 방식이다. 이 때 다 읽은 교사와 학생은 책 안쪽에 한 줄 댓글로 감상을 적도록 했다. 같은 책을 함께 읽으며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대구 경동초등학교 늘푸른도서관은 학생들이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독서세끼' '인문독서페스티벌' '독서디저트' 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중 가장 역점을 기울이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독서세끼'다. 하루에 3끼를 골고루 먹듯이 40일 동안 40권의 책을 골고루 읽는 프로그램이다. 독서편식을 줄이자는 취지다.
십진분류표에 근거, 학생들이 많이 읽는 영역인 800번대 문학은 제외하고 000번대 총류, 100번대 철학, 200번대 종교, 300번대 사회과학, 400번대 자연과학, 500번대 기술과학, 600번대 예술, 700번대 언어, 900번대 역사를 40일 동안 꾸준히 하루 1권씩 읽어야 프로그램을 완수한다. 이 프로그램을 완수한 학생은 도서관 내 '명예의 전당'에 자기 사진을 올릴 수 있다. 해마다 100여명의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며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을 무엇보다도 영예로워한다.
권 교장은 "대구 경동초등학교는 '독서의 행동화·일상화·습관화'를 중시하며 일상에서 도서관을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서관·독서 시책을 고안, 시행했다"면서 "학교의 다양한 시책을 따라가다 보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교과연계도서·인문도서 등을 접하고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년별로 교과연계도서와 인문도서를 읽히고 이 외 다양한 도서를 두루 읽을 수 있도록 '독서세끼'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선배가 후배에게 읽어줄 책 고민
대구 경동초등학교에서 독서 교육은 '공감 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시행된다. '책 읽어주는 엄마·아빠' '책 읽어주는 언니·오빠' 프로그램은 독서를 통해 공감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된다. 자연스럽게 부모와 자녀가, 선배와 후배가 '마음으로 미소로 눈맞춤으로'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선배는 후배를 위해 어떤 책을 읽어줄 것인지 고민하며 늘푸른도서관을 찾아 상담한다.
아울러 독서 교육이 강조되면서 학생들이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은 큰 성과다. 학생들의 각종 대회 출전과 수상도 늘어났다. 권 교장은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공감 능력을 키워주고 싶다"면서 "실제로 독서를 통해 생각을 바꾸고 부모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사례를 접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서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적 능력이 향상돼 수업을 쉽게 이해하며 과학토론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도 수상 실적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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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학교'를 만나다' 연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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