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첫 일정은 ‘국민통합·경제’

2025-04-28 13:00:37 게재

현충원 진보·보수 묘역 참배로 ‘통합’ 메시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AI 반도체’ 간담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서울현충원의 진보·보수정권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함께 사는 세상,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이날 오후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해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간담회’를 예고한 후 ‘반도체특별법’ 제정과 반도체 RE100 인프라 구축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을 공약했다. ‘민생우선·실용정치’를 강조한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 첫 일정으로 통합과 경제 행보를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지도부 등과 함께 서울 현충원의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과 포스코회장을 지낸 박태준 전 총리 묘역을 참배했다. 이 후보는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적었다. 진영과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민생과 경제위기 극복에 힘쓰겠다는 ‘중도확장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보수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고 한 것, 보수당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권오을 전 의원을 영입하기로 한 것도 같은 연장선이다.

6.3 대선을 겨냥한 이 후보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민주당 경선에서 확인된 대세론이 본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 후 ‘압도적 정권탈환’을 강조했다. 90%에 육박하는 당의 전폭적 지지를 기반으로 대선 본선에서도 유권자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고 출발하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27일 후보로 선출된 뒤 89.77%의 지지율에 대해 “압도적인 기대이자 책임이라 생각한다”면서 “진보당이든 보수당이든 내란을 극복하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데 함께하는 분들은 최대한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 후보가) 내란종식과 위기극복, 통합과 국민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국민후보라고 칭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는 일극체제라는 비판과 함께 국회의원 170명의 절대 과반으로 입법권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에 행정권력까지 맡기는 것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논리기도 하다.

대선 본선을 위한 선거캠프 구성과 인재 영입 등에서도 문호를 대폭 개방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내놨다. 이 후보는 “선대위 구성은 가급적 넓게,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국민께서 ‘분열이나 대결보다는 힘을 모아 통합의 길로 가겠구나’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인재영입도) 친소관계 구분없이 실력 중심으로 사람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경선에 참여한 김경수 후보측은 물론 보수 인사들의 선거캠프 참여도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내각 구성에서도 전문성 위주 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통합을 강조하지만 12.3내란 종식을 위한 진상규명 절차에는 원칙적 관점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그간 ‘정치보복’과 관련해 “그럴 시간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내란과 관련한 엄정한 대처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민주공화정을 부정하고 군정을 통해 영구집권하겠다는 친위 군사쿠데타까지 저질렀다”면서 “명백한 중범죄자를 봐주는 게 정치적으로 바람직한지 국민 판단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내란 진상규명에 대해서는 원칙적이고 단호한 입장을, 미래와 새 정부에 대해서는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유보층의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김형선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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