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주민모임도 취소하라더니…"
서울시 공무원시험 예정대로
'자가격리 대상자' 응시제한
공직사회도 불안감에 '술렁'
서울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와중에도 13일 예정된 공무원시험을 연기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수험생들은 물론 공직사회도 술렁이고 있다. 전국에서 13만명에 달하는 수험생이 몰리는데다 자가격리 대상자를 제대로 가려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는 8일 '2015년도 서울시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 관련 안내말씀'을 통해 오는 13일로 예정된 7·9급 필기시험을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청춘과 미래를 걸고 그동안 모든 시간을 쏟아부어온 수험생들 노고와 열정, 앞으로의 인생계획에 대한 희망을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험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시험을 연기할 경우 수험생들이 준비하고 있는 다른 시험 일정에도 차질을 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사회적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는 전국에서 자가(자택) 격리 대상자를 시험에서 배제하고 보건당국에 관리강화를 요청하기로 했다. 전국 시·도를 통해 시험 전까지 대규모 인원이 밀집하는 장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시험 당일 관찰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두차례 이상 전화와 현장방문을 통해 자가격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살피고 거주확인이 안될 경우에는 경찰에 '이동 금지' 협조요청까지 할 예정이다.
서울시 결정에 대해 수험생들을 비롯해 공직사회까지 안팎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메르스보다 취업이 중요하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일반 감기나 매한가지"라는 반응과 함께 '만의 하나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수험장 내 방역강화를 요구하는 수험생들 요구도 많고 특히 학교측에서는 휴업도 하는 마당에 전국에서 인파가 몰리는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한다"고 지역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시에 따르면 13일 13만여명이 서울시내 150여개 학교에 마련된 수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수험생 외에 시험 감독에 투입되는 공무원만 자치구별로 500여명이다.
시는 시험장별로 예비용 마스크를 비치하고 손세정제를 비치해 의무적으로 소독 후 입실하도록 조치하는 한편 발열 등 '의심 수험생'은 별도로 체온과 혈압을 재고 진단표에 따라 검사를 할 예정이다.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시험당일 구급 인력과 구급차도 상시 대기시킨다.
하지만 시험을 연기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좁은 공간에서 몇시간씩 머물러야 해서 불안감이 크다"며 "본인보다도 혹시나 이후에 아이나 노부모 등 가족에게 문제가 생길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자치구 관계자도 "시에서 가급적 모든 행사를 취소·연기하라고 해서 주민 몇명만 모이는 모임도 취소했는데 왜 시험은 연기 않는지 모르겠다"며 "아파도 시험을 보러 나오는 수험생들이 있을 텐데 제대로 걸러낼 수 있을지 미심쩍어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도 공무원 시험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안전사회시민연대 마들주민회 등은 8일 논평을 내고 "메르스가 확산과정에 있고 감염원과 감염경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실정이라 공무원시험이 메르스 확산 기폭제가 될 가능성마저 있다"며 "박원순 시장도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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