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사람 | 이용호 의원(국민의당·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소방청 '금도끼', 공무원 '금티켓'에 철퇴

2017-10-24 11:13:49 게재

기관장 "문제해결" 답변

정책위의장 실력 보여줘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사진)의 질문은 조용하지만 날카로웠다. 피감기관장들은 피해갈 수 없는 질문에 "고치겠다"는 답을 내놔야만 했다.

이 의원은 시중판매가보다 2~3배 비싸게 구매하는 소방청 도끼를 들어 보였다. 세금낭비를 지적한 것이다. 소방청 내에서도 구매절차나 기준이 제각각이었다. 장비구매를 담당하는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 조종묵 소방청장은 "조직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소요 정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일반 항공료보다 3배 가량 비싼 공무원전용 항공티켓(GTR)을 '금티켓'이라고 이름 붙여 지적했다. 예약, 취소, 변경이 자유롭고 좌석승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GTR을 비싸게 구매하는 것은 혈세를 허투루 쓰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1980년 국무총리 훈령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국적기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지원정책이었다. 최근 항공권 예약이나 변경이 쉽고 수수료도 비싸지 않는데다 일부 대형항공사를 정부가 나서일감을 몰아주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이같은 지적에 "GTR을 이용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의 '혈세낭비' 지적은 문재인정부의 공무원 증원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졌다. 국민의당 정책위 의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당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공무원 증원은 막대한 인건비와 공무원연금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공시생수를 늘려 청년실업을 부추기고 중소기업 구인난을 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공무원 숫자까지 정해 밀어붙이는 것은 지방분권개헌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모순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불합리한 제도 운영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따졌다.

이 의원은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가 비위 공무원을 구제해 주는 위원회로 전락한 점을 들었다. 공무원 출신 상임위원들의 의사가 절대적인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면서 법률가, 교수출신 상임위원수를 늘려 공정성을 기할 것을 요구했다. 김판석 처장은 "제도개선을 하겠다"고 답했다.

또 0.04점으로 탈락하는 등 외교관 후보자 선발제도의 허점을 드러내자 김 처장은 "제도 도입취지와 현실의 괴리가 있는 것 같다"면서 "개선방안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과잉경호도 지나치지 않았다. 두 대통령은 각각 10명, 9명의 경찰관으로부터 24시간 경호를 받고 있다. 사저경비에만 81명의 의경이 투입돼 있다. 경호와 경비로 매년 억대비용이 들어간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내년에는 축소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소품과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짧고 분명하게 국감을 진행했으며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감 이사람' 연재기사]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 "중앙단위 노사간 상시 대화채널 절실" 2017-10-13
윤관석(더불어민주당·인천남동을)| "코레일 안전관리체계 점수 낙제점" 2017-10-19
박재호(민주당·부산남구을) 의원| 토목회사 배만 불리는 부실용역 2017-10-20
박용진 의원 (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을)| 리콜 차별 비판, 현대차 사과 받아내 2017-10-24
이용호 의원(국민의당·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소방청 '금도끼', 공무원 '금티켓'에 철퇴 2017-10-24
정성호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양주시)| 율사 출신 3선, 적폐청산 앞장 2017-10-25
정춘숙 의원 (더불어민주당·비례)| 보건복지산하기관의 적폐, '핀셋' 검증 2017-10-26
오신환 의원(바른정당·서울 관악을)| "공수처 반대 않지만 수사권 조정을" 2017-10-26
신창현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의왕시 과천시)│ 과로사 외면 기업, 집중조명 2017-10-30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경기 이천시)│ "문재인케어, 의료쇼핑 부추겨" 2017-10-31
김정우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군포시갑)│ 법인세 인상·보유세 강화 논리적 토대 제시 2017-10-31
김삼화 의원(국민의당·비례대표)│ 성차별·석면 문제 환기, 대안까지 제시 2017-11-03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