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호르무즈 호위연합’ 추진 …‘한국군 파병’ 중대 기로
트럼프 군함 요청에 각국 신중 모드…청와대 “긴밀 소통하며 검토”
다국적군 편성 파병, 국회 동의 필요…이란 “분쟁 확대 말라” 경고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다국적 해상 호위 연합 구성을 추진하면서 한국군 참여 여부가 새로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행정부가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연합’ 구성을 이번주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구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이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내길 바란다”고 밝힌 뒤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보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기뢰 설치와 드론 공격 등으로 해협 통행을 사실상 차단하자 미국이 다국적 해상 작전을 통해 상선 보호와 해협 재개방을 추진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언급한 국가들은 확답을 하지 않은 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NBC와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중국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수준에 그쳤다. 영국과 프랑스도 군사 파견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국정부 역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와 관련해 15일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원론적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중 하나가 현재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청해부대는 2009년부터 해적 퇴치와 선박 안전 항해 지원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현재 47진으로 4400톤급 구축함 대조영함과 병력 262명이 파견돼 있다. 군 당국은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한 긴급상황일 경우 작전 반경을 확대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에도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 상황에서 청해부대 작전 구역을 확대해 한국 선박을 보호하는 ‘독자 작전’을 수행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중동이 사실상 전쟁 상황이라는 점에서 호르무즈 해협 작전은 단순한 해적 대응이 아니라 참전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란은 외부 국가들의 군사 개입에 반발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프랑스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분쟁을 확대하거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미국이 추진하는 작전이 다국적군 형태로 진행될 경우 국회 동의가 필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국회 비준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관계, 한미동맹, 우리 상선의 안전, 그러면서도 파병부대 군함의 안전 등을 다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다국적군에 편성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맞다고 생각하고 우리 국익 차원에서도 더 낫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재철·김형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