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30
2021
여석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군대의 부사관이란 전투현장의 인도자(引導者), 병영공간의 모범자(模範者)다. 전투현장의 병사들은 부사관을 따라 움직이고 싸워야 하며, 병영공간의 병사들은 부사관을 따라 행동하고 생활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부사관을 ‘군대의 척추’(Back-bone)라고 부른다. 척추질환자가 그렇듯이 부사관이 부실한 군대는 올바로 서지 못하고 제대로 싸우지 못한다. 대부분 국가의 군대는
06.29
조영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아이를 업고 양손에 짐을 든 여성이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여성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이 앞서 걸어가고 있다. 낯설지 않은 이 풍경은 북한에서 2006년 방송된 TV 방송물 ‘다정한 부부’의 한 장면이다. 이 드라마는 그 장면을 목격한 나이 지긋한 한 남성이 아내를 도와주지 않는 남성을 ‘봉건적’이라며 꾸짖고 남편이 반성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06.23
이병록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정치학박사 모병제 등 병역제도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에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모병제 찬성은 43%고, 징병제 찬성은 42%다. 군대를 다녀온 40대 남성 54%가 모병제에 찬성한다. 군대에 가야 할 20대 이하 남성은 47%가 모병제를, 48%가 징병제를 찬성하고 있다. 인구절벽을 이유로 모병제를 주장하는 의견은 본말이 전도되었다. 병력자원이 위기라면 복무기간을 늘
06.22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회장 우리 정부가 북미대화를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북한이 전원회의(6.15~18)에서 바이든정부의 대북정책을 거론하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하자, 이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한, 이전보다는 절제되고 유연한 메시지’라고 분석하는 점이 그렇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북한과 물밑교섭이라도 벌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북한의 대화수
06.16
임명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통일학 박사 군대의 불합리하고 반인권적 행태를 지적하는 언론보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그중 병사 부실급식 논란, 신병훈련소 인권침해, 성추행 피해 여군의 극단적인 선택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군대문화의 부작용과 관련이 있다. 특히 공군 여군중사 사망 사건은 초기단계부터 피해자의 보호조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보고와 수사 과정 전반에 걸쳐 규정과 절차가 지켜지지
06.15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통독 전 동서독 간에는 7차례의 공식적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정상회담의 성격에 있어 70년대 초 열렸던 1,2차 회담과 80년대 열렸던 3~7차 회담은 완전히 달랐다. 70년대 동서독 간 정상회담이 실현될 수 있었던 이유는 동서 진영간 긴장완화라는 대외환경의 변화와 함께 서독 브란트정부의 동방정책(Ost-politik) 때문이었다. 동방정책에 따라 서독은 동독을 대화의 상대방으로 인정하고 양독간의
06.09
독일과 프랑스는 최근 미국의 자국 통신망 감청과 관련해 불쾌감을 토로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중국 또한 “미국은 동맹도 감시하는 세계 최대 해커 제국”이라며 비난에 가세했다.그런데 미국의 통신
06.08
북한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규약 개정사실과 일부 내용만 공개하고 전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일부 내용이 확인되면서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06.02
지난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군 55만명에게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깜짝선물’이라며 반겼다. 이 소식을 듣고 필자는 다른 의미에
06.01
박종철 경상대 교수 지난달 22일 한미공동성명에서 ‘미사일 지침’ 종료가 발표됐다. 정부는 실질적 미사일주권 환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에도 가입했다. 이는 미국 주도의 달 화성 혜성 소행성 탐사와 이용을 위한 국제협력체로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한미는 공동으로 ‘한반도 비핵화’ 약속과 ‘북한의 핵&
05.26
지난해 신생아수가 27만명을 기록하면서 출산율이 0.8로 떨어졌다. 한해 출생아수는 5년 간 40% 이상 급감했다. 5년 전 통계청 인구추계 통계보고서는 대한민국 한해 출생아수가 27만명대를 기록하게 될 시점
05.25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지난 주말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출범 이후 첫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회담은 여러 측면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갈수록 강화되는 미중 전략경쟁과 함께 2019년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긴 교착상황에 빠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할 방법을 놓고 바이든정부와의 공조방안이 모색되는 시기였다. 크게 보면 공통관심사인 북한 문제와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백신협력,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기대하는 반도체&midd
05.18
요즘 징병제를 둘러싼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군복무자에 대한 가산점 혹은 사회출발자금 지급, 여성징병제, 남녀평등복무제, 모병제 등 군복무자의 보상체계 마련에서부터 남성만의 징병제 개혁에 이
05.12
여석주 전 국방정책실장 병영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고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장병의 모습은 2020년 이전 군 생활을 마친 분들에게는 낯선 장면이다.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병장은 누워서, 상병은 기대서, 일·이병은 각 잡고 TV를 봐야 하는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자기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장면은 더욱 낯설 것이다. 게다가 이걸 가지고 SNS로 청원을 제기했다거나 불법 사이트에 접속했다는 언론 기사를 접하
05.11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회장 한미정상회담이 5월 21일 예정돼 있다.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국제정치를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한다.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에 존재하는 힘의 관계를 빗댄 말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정치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적어도 독일통일의 경우에는 그랬다. 치열한 외교적 노력이 통일 반대의 흐름을 역류시켰던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 독일정부는 먼저 주
05.04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 1월 출범한 후 예상보다 빠르게 외교환경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첫번째 요인은 미중관계다. 앵커리지 미중 고위급회담에서 중국과 설전을 벌이고 쿼드 화상회의를 통해 대 중국 포위정책을 드러냈다. 미일정상회담을 통해 대만문제와 홍콩 신장·위구르 등 인권문제까지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의사를 표출했다. 국력의 총력 면에서 아직
04.28
이병록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정치학박사 대한민국 사회갈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 가운데 멕시코 터키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년에 적게는 80조원에서 많게는 246조원에 달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인당 GDP의 27%를 사회적 갈등 관리 비용으로 쓴다”고 지적했고, 현대경제연구원도 “사회적 갈등이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된다면 실질 GDP는 0.2%p 정도 올
04.27
미국에서 싱크탱크는 제5의 권부다. ‘친철한 파시즘’이란 책을 통해 미국 민주주의의 폭력성을 소름끼치게 폭로했던 버트럼 그로스는 다섯개의 파워그룹을 꼽은 바 있다. 각종 차별로 약자를 억압하는 극단
04.21
임명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통일학 박사 4월 28일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476주년 되는 날이다. 충무공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당시 풍전등화와 같던 조선을 구한 분이다. 이순신과 거북선은 왜군에게 두려움 그 자체였을 것이다. 일종의 ‘상징 효과’다. 우리 해군의 경항공모함 사업은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시로 착수되었다. 하지만 외부 변수나 기술적인 문제보다 정치권의 반대
04.20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조지 레이코프가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에서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들을수록 머릿속에는 코끼리가 떠오른다는 프레임 이론을 소개했을 때, 그 통찰력에 세계는 충격을 받았다. 특히 그는 진보를 표방한 사람들이 왜 평범한 시민들이 자기 이익을 옹호하는 진보보다 이익에 반하는 보수정당에 투표하는지에 대한 해묵은 난제에 답을 던졌다. 사람들은 진실을 알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