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9
2025
대통령 선거의 시간이다. 언제 우리는 마음의 아픔을 국가의 어젠다로 함께 논할 수 있을까? 인지치료의 창시자인 미국 정신과 의사 아론 벡은 1980년대 마음의 아픔을 국가의 어젠다로 제안하면서 몸아픔 그 이상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너무 뒤늦게 정부가 국민의 아픔에 반응한다고 비난했다. 40년 전 주장이다. 2020년 미국 대통령 후보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국민 방송토론에서 보건 분야 의제는 늘어나는 자살 문제에 대한 대처였다. 영국에는 외로움부 장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살예방부 장관도 있다. 2018년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는 건강부 장관에게 자살예방부 장관을 겸직하도록 했다. 2009년 블레어 총리 시절 자살예방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개혁 정책을 펼쳤고 그것이 지금 자살예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1986년 핀란드는 자살자 전수를 5년간 전문연구를 해서 자살률을 절반으로 줄였다. 가까운 일본의 자살예방 예산은 우리의 10배 규모에 가깝다. 우리는
05.12
‘사랑니’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사람들은 불편, 통증, 발치에 대한 공포 등을 떠올린다. 사랑니는 무엇일까? 정상 성인은 앞니 8개, 송곳니 4개, 작은 어금니 8개, 큰 어금니 8~12개를 포함해 총 28개에서 32개의 치아를 지니고 있다. 큰 어금니가 8~12개인 이유는 사랑니가 때론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니를 영어로는 ‘wisdom tooth’, 한자로는 ‘智齒’라고 표현한다. 이는 사랑니가 나오는 시기가 사춘기를 지나고 가치관이 형성되며 지혜를 알게 되는 시기라고 이렇게 표현한다. 인종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10대 후반에서 25세 사이에 사랑니는 나오게 된다. 인류는 직립보행, 언어 및 지적 영역의 발달, 수렵시대에서 농경시대로의 전환 등을 거치며 두개골의 용적은 증가하고, 턱의 크기는 작아지고, 치아의 크기와 형태도 달라졌다. 특히 사랑니는 형태적으로 많이 변하거나 심지어 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작아진 턱의 크기로 인해 정상적으로
04.28
독서는 인지능력의 핵심인 언어능력 강화를 통해서 어휘 수, 생성문법 능력 등을 보존해 기억력의 소실을 막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미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된 바이고 고령의 유명인들 다수가 선호하는 방법이다. 현재 94세인 유명한 투자자 워렌 버핏은 최근에도 인터뷰와 논평을 내며 왕성하게 하는 활동 중인데 하루 5시간 가량 500쪽을 읽는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기 듣기와 같은 구어영역도 인지능력, 특히 치매예방에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문어(文語) 영역을 강화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읽기와 쓰기는 문어를 익히고 갈고닦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학교에서 배울 때 한묶음으로 다뤄지지만 언어능력에 가하는 쓰임새는 상당히 다르다. 문어는 ‘정리된 언어’이자 ‘축약된 언어’다. 어휘 수나 문장이 구어보다 복잡하다. 이는 시각적인 기억, 공간기억, 운동능력과 연계가 된다. 여기서 공간 손운동 등은 쓰기에서 강화된다. 무엇보다 쓰기는 인지능력으로 생산물을 만드는 과정이다. 쓸 것
04.21
우리나라만큼 안경을 끼지 않은 학생을 찾기가 어려운 나라도 없다. 군 징병검사 차 내원한 서울에 거주하는 건강한 19세 남학생들의 근시 유병률이 무려 96.5%였으며 고도근시도 21.6%에 달하였다는 국내 역학조사 결과는 단연코 전세계 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전세계적으로도 근시의 유병률이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2050년경에는 전세계 인구 중 50억명이 근시이고, 그중 10억명은 고도근시에 해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중보건학적 측면에서 근시가 주목받는 이유다. 근시는 단순히 안경을 착용하느냐 마느냐, 혹은 라식굴절수술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6.0 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는 추후 망막박리 근시성황반변성 녹내장 등이 합병될 위험을 높여 평생 눈의 시력을 위협한다. 일반적으로 근시의 진행은 주로 6~12세 사이에 현저하게 나타나며, 이후 10대 후반 청소년기까지 서서히 나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간혹 20대를 넘어 성인이 되어서까지 진행하는 경우도 있
04.14
오드리 디완 감독의 영화 ‘레벤느망’(2021)은 여성의 권리 이야기를 낙태라는 소재로 풀어나간다. 레벤느망은 프랑스어로 ‘어떤 사건’이란 뜻이다. 1960년대 원작을 쓴 아니 에르노라는 작가가 학생 시절에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영화에서 문학을 전공하는 여학생 주인공은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덜컥 임신을 하고 만다. 아기를 낳으면 문학의 꿈을 접어야 하고, 아기를 포기하자니 1960년대 당시에는 프랑스에서 낙태 자체가 불법이라 중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가야 했다. 찾아간 병원마다 여성은 임신중절을 선택할 권리가 없고, 법에 위반된다며 낙태 수술을 거부한다. 쇠꼬챙이를 달궈서 스스로 태아를 지우려 해보기도 하고 효과를 본다는 약을 먹어보기도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유산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임신이 중단되어 태아가 사망하는 것이고, 낙태는 인위적으로 태아를 제거하는 것으로 영어로도 임신중절(artificial abortion)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낙태는 지금까지도 세계적으
04.07
면역은 거의 모든 질환과 증상의 설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다. 감기나 비염은 물론 장 트러블이나 만성피로처럼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증상들조차 면역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복잡한 면역체계를 뒷받침하는 가장 기본적인 힘은 무엇일까. 바로 체온이다. 진료실에서 비염을 앓는 아이들을 보다보면 잠든 아이의 코끝이 유난히 차가운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열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몸속 ‘위장과 장기’가 오히려 차가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찬 우유, 아이스크림, 과일주스 같은 성질이 찬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서 몸 안은 점점 차가워지고 이를 보상하려는 듯 체표에만 열이 몰리게 된다. 얼굴은 붉고 손발은 따뜻한데 정작 몸속은 식어 있는 상태. 이런 불균형은 면역기능을 오히려 저하시킨다. 이럴 때 단순히 복부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난다. 자기 전 아랫배에 핫팩을 5분간 올려주는 습관만으로도 수면의 질이 달라지고, 콧물이나 장
03.31
진료실에서 잘 조절이 되지 않는 고혈압 당뇨환자이면서도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분들을 종종 만난다. 이분들 중에는 수면시간의 잦은 변동으로 수면장애를 가진 분들이 꽤 있다. 수면장애는 단순히 피로감을 주는 것 이상의 심각한 건강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수면은 신체와 정신의 회복에 필수적인 과정이다. 야간근무자는 야간근무로 인해 일주기 리듬 장애를 경험한다. 수면장애는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며 이는 산화 방지 활동에 대한 과도한 산화 촉진 인자와 반응성 산소종의 불균형으로 정의된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 단백질 및 DNA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결국 암 당뇨병 심혈관질환 알츠하이머 및 치매와 같은 다양한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여러 연구에서 야간근무와 증가된 산화 스트레스 지표 사이의 관계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확인됐다. 특히 야간근무는 DNA 손상 증가, DNA 복구능력 감소, 지질 과산화 증가, 활성산소종 증가, 항산화 방어력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 수면장애는 혈압 상
03.24
흰 연기가 피어오를 때의 몽환적 분위기 때문일까. 역사상 수많은 예술가들이 담배를 창작의 동반자로 삼았다. 하루 2~3갑의 담배를 피웠던 것으로 알려진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그의 작품 ‘구토(La Nausée)’와 ‘닫힌 방(Huis Clos)’에서 흡연을 철학적 사고의 연장선으로 바라보았다. 재즈 음악의 전설 냇 킹 콜은 특유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담배 덕으로 돌렸고, 당대 뭇 남성들의 우상이었던 험프리 보가트는 하루 다섯갑이 넘는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술가들의 매력 뒤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장 폴 사르트르는 지속적인 흡연으로 심혈관 및 신장 합병증을 앓다가 사망했으며, 냇 킹 콜은 폐암에 걸려 45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험프리 보가트도 후두암으로 인해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것은 결코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700만명 이상이 담배로 인해 목숨을
03.17
헬리코박터균은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일 뿐만 아니라 위암 발생률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발표된 ‘한국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치료 근거기반 임상진료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 헬리코박터 감염률은 약 50% 정도에 달한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더라도 90% 이상은 무증상이므로 증상 만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숙련된 의사는 내시경의 육안소견만으로도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의 감염의 지속기간에 따라 각각 급성기와 만성기의 특징적인 소견이 있기 때문에 감염 시점도 대강 유추가 가능하다. 감염 초기에는 점막이 붉고 부풀어 오르는 급성 염증의 소견이 두드러진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불규칙한 색을 띄거나 점막이 울퉁불퉁하게 변하게 되고, 장기간 지속되면 점막의 위축이 발생해 점막이 창백하게 변하고 점막 아래 혈관이 도드라지게 관찰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위내시경은 감염의
03.10
노년기에 증가하는 파킨슨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에서는 변비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배변은 일종의 습관이기 때문에 개인차가 크다. 정상적인 건강인 중에서는 2~3일에 한번씩 배변하기도 하고 하루에 2~3번 배변하는 사람도 있다. 변비에 대한 의학적 판단으로는 일주일에 3회 미만으로 배변 횟수가 줄어들거나 변이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남아 있다든지 불편감이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그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변비라고 본다. 파킨슨병이 발병하기 한참 전부터 변비가 미리 발생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그렇다면 왜 이 분들에게 변비가 자주 발생하는 것일까? 파킨슨병의 전신 근육에 힘이 없어지는 증상과 관련이 있다. 안면 근육에 힘이 없어지면서 무표정해지고 또 인체의 코어근육에 힘이 없어지면서 특유의 구부정한 자세도 만들어진다. 우리 내장도 다 근육이다. 내장 근육이 힘이 없어져 음식물을 밀어내는 능력이 약화되면 장내 분변이 오래 머물게 돼 변비 성
02.24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전체 80%) 터져서(뇌출혈, 전체 20%) 발생하는 초응급 중증질환이다. 보통 뇌경색 증상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각 병변의 위치에 따라 여러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이웃(이~하고 웃을 수 없음) 손 발 시선’으로 안면마비 편측마비 발음장애 실어증 안구편위 시야장애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 이외에도 한쪽 눈이 갑자기 안보인다면 반드시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뇌혈관은 대뇌 외부의 경동맥과 척추동맥에서 출발해 대뇌 내부로 이어지며 내경동맥과 척추동맥을 통해 뇌의 혈관 구조를 형성하고 혈류를 공급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두개내 내경동맥은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으로 분지되며 눈으로 가는 동맥인 눈동맥 또한 여기서 갈라져 나와 중심망막동맥을 형성해 눈에 혈류를 공급한다. 이 눈의 동맥이 갑자기 막히면 중심망막동맥폐색으로 인한 안구경색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한쪽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게
02.17
겨울철 독감환자가 이어지면서 예방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으로 인플루엔자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유명가수의 부인이 일본 여행 중에 독감에 걸린 후 폐렴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독감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1월 첫주 독감 의심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99.8명으로 보고됐다. 10명 중에 1명 꼴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감의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백신접종과 적절한 치료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요구된다. 많은 사람들이 독감을 ‘좀 더 아픈 감기’로 여기지만 독감은 감기보다 훨씬 심각한 질환이다. 리노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기는 증상이 경미한 데 비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은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 또한 폐렴, 심장질환 악화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실 감기 바
02.10
정신질환의 어려움은 어떤 증상이나 징후가 특정한 질병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환청은 조현병에서 흔하지만 조현병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환청은 양극성 장애에서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서도 나타난다. 망상도 조현병에서 흔하지만 주요우울장애에서도 나타나고 양극성 장애에서도 나타난다. 아동 청소년 정신질환의 경우 흔한 어려운 상황이 ‘산만하다’는 현상이다. 산만하고 부산한 아동 청소년, 활동이 많고 주의를 잘 집중하지 못하는 아동 청소년이 모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산만하고 부산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동 청소년들에 대한 심층면접이나 종합심리검사를 해보면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범불안장애, 강박증, 그리고 양극성 장애의 한 유형, 또 아동학대 피해아동, 경계선 지능 및 지적 장애뿐 아니라 갑상선 장애를 포함한 의학적
02.03
장애는 오래도록 어쩔 수 없는 정신적 신체적 결함으로 치부되면서 장애인들의 삶은 무시되어 왔다. 그러다가 그들의 끊임없는 요구와 투쟁으로 1981년 장애인복지법이 만들어져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적 근거가 마련됐다. 2015년에는 장애인건강권법(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복지 뿐 아니라 건강에 대해서도 보장받을 권리를 갖게 되었다. 비로소 장애인들은 삶의 영역에서 양 날개를 갖추게 된 셈이다. 하지만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형식은 만들어졌으나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바로 장애인의 성에 대한 부분이다. 영화에 반영된 사례들을 통해 이 사안에 접근해본다. ‘오아시스, 2002’에서 한 남자가 우연히 알게 된 뇌성마비 여성을 사랑하게 되었다. 여성의 뇌성마비 장애가 심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어렵고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하기도 힘들다. 놈팽이 수준인 남자는 순수하게 좋아했고 둘은 성적 교감을 나누게 되지만 여
01.20
최근 ‘내란성 불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의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하면서 불면증이 없었는데도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정신적인 자극이 늘어나면 오히려 신체활동이 줄어든 밤에 접어들어 낮 동안 쌓인 걱정과 정보들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돌아 얕은 잠만을 유지하거나 자주 깨는 일이 흔해진다. 심지어는 자다가도 수시로 핸드폰 뉴스를 확인하며 불안을 증폭시키는 사람까지 생긴다. 교감신경이 휴식하지 못하는 시대, 우리는 수면의 질을 단순히 ‘몇 시간 잤는가’로 판단하는 대신, 잠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에서 잠은 종종 ‘생산성을 해치는 방해물’처럼 여기곤 한다. 지금은 좀 유행이 지나긴 했지만 4시간 수면이 성공의 열쇠처럼 여겨지거나 무조건 새벽 5~6시에는 일과를 시작해야 ‘갓생’을 살 수 있다는 잘못된 신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가 낮 동안 경험한 정보를 정리하고 불필요한 기억을 삭제하며 새로
01.13
한국도 초고령사회가 됐다. 이제 노화양상을 이해하고 살 필요성이 높아졌다. 노령층에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 취미활동, 사회적 친교 등이 권장되는데 이러한 활동을 가능하게하기 위해 첫번째로 고려되어야할 것이 구강건강과 좋은 식생활이다. 치과 구강질병은 천천히 진행되는 만성 감염성 질환이다. 질병 초기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불편이나 통증이 없기 때문에 지나치곤 한다. 우리 몸은 단단해 쉽게 변하지 않는 경조직과 이를 둘러싼 연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치과질병은 단단한 경조직인 치아에 대한 문제만 생각하기 쉽지만 연조직에 대한 이해가 구강노화 이해가 필수적이다. 노화는 연령 증가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로 인해 육체적 능력과 인지능력의 저하가 나타나는 자연적이며 불가피한 현상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노년에 나타나는 건강상태가 전형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작위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노화로 인한 변화는 생활습관, 사회경제적 상태, 노화에 특화된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
01.06
현대인은 앉아있는 시간이 인류역사상 가장 많다. 특히 산업국가에서는 이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이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국민건강통계에서 한국인이 하루 평균 7.5시간을 앉아서 보낸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8.9시간이라고 밝혔다. 7년 만에 01.4시간이 더 늘어났다. 하루 1/3 이상을 앉아서 보내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24.6%의 성인은 하루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12시간을 넘는다는 것이다. 앉아있는 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 앉아있는 것은 여러가지 건강상 위해를 가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 근육의 기능이 쇠퇴하는 현상이다. 엉덩이근육은 인간이 직립하고 보행하고 뛸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근육일 뿐 아니라 근육량이 많아 대사량에도 영향을 준다. 허벅지 뒤쪽 근육도 코어근육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허리
12.30
2024
내분비교란물질이라고도 알려진 환경호르몬은 인체 내분비계를 방해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다. 이러한 물질에 노출되면 심각한 건강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환경호로몬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병이나 식품용기와 같은 제품에서 흔히 발견된다. 또 농사를 지을 때 사용되는 살충제는 잠재적으로 음식과 물을 오염시킨다. 그 밖에 가정용품 세척제, 화장품 등에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호르몬을 모방하거나 차단해 호르몬 불균형을 가져오며 성조숙증과 정자감소 같은 생식문제나 발달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아동기 환경호르몬과 산화스트레스 노출 수준이 아동기 신장기능과 이와 관련된 아동청소년기 혈압 및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수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한 연구에 의하면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노출이 높아지면 산화스트레스 및 염증반응 수준이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혈중요산 농도 증가와 신장기능 이상을 가져왔다. 고노출군에서는 고혈압 및 심혈관계 질환
12.23
연말연시에는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를 맞이하는 기대감이 교차한다. 정치와 경제 상황이 모두 어수선해 그렇지 않아도 힘든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어깨가 더 무겁다고 한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무거운 마음을 풀다보면 자연스레 술잔이 오고 간다. ‘적당한’ 음주는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심각한 위험이 존재한다. 술은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절제되지 않는 음주는 건강과 안전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한해 동안 알코올성 간질환이나 위염 등 음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5033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경찰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206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하루 평균 약 14명이 술과 관련된 이유로 목숨을 잃는다는 의미다. 1시간 40분마다 한 생명이 사라진다는 이 충격적인 현실은 우리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12.16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 그리고 십이지장 점막과 점액 사이에 주로 서식하며 위염 위궤양 위암의 주요 원인이 되는 세균이다. 정확한 감염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1981년 호주의 내과의사인 배리 마셜(Barry Marshall)과 병리학자인 로빈 워렌(Robin Warren)은 위염 환자의 위 내에서 나선형 모양의 편모를 가진 세균을 발견했다. 마셜과 워렌은 이 박테리아가 식중독과 장염을 일으키는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ylobacter jejuni)균과 유사하다고 생각해 캄필로박터 파일로리(Campylobacter pylori)로 명명하고 이 균이 위염과 위-십이지장 궤양의 원인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 22명의 위염 환자 중 77%, 13명의 십이지장궤양 환자 중 100%에서 이 박테리아가 발견되었고 이 연구 결과를 1984년 저명한 학술지인 란셋(The Lancet)에 발표했다. 당시 학계에서는 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