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
2025
열대야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에어컨 없이 잠들기 어려운 밤이 이어진다. 낮 동안 축적된 열은 건물 벽과 바닥에 머물며 밤에도 쉽게 식지 않는다. 선풍기를 켜고 창문을 열어도 무더운 공기가 밀려들어 결국 냉방기의 도움을 받아야 비로소 잠자리에 들 수 있다. 하지만 시원한 바람 속에서도 깊이 잠들지 못하는 사람은 많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의문이 든다. 더우나 추우나 시끄럽거나 어수선해도 뒤통수만 베개에 닿으면 금세 잠에 빠져들었고 아침에 눈을 뜨면 개운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깨고 다시 잠들기가 어렵다. 이는 뇌의 각성 시스템이 나이에 따라 변하고, 스트레스나 건강문제로 수면구조가 단순하지 않게 바뀌기 때문이다. 왜 나이가 들수록 깼다 다시 잠들기 어려운지는 수면구조와 생체시계의 변화로 설명된다. 노화와 함께 서파수면이 줄고 N1 N2 같은 얕은 단계가 늘어 각성이 잦아진다. 이로 인해 한번 깬 뒤 깊은 단계로 재진입하는 복원력이 약해진
09.01
올해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기후이상을 실감하고 있다. 국내 기후재난으로 인한 건강피해는 폭염 한파 미세먼지 감염병 홍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최근 몇년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급증, 2024년에만 응급실 감시체계 신고로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3704명으로 전년 대비 31.4% 늘었다. 올해는 8월 27일 현재 온열질환자는 4117명으로 2024년 전체보다 훨씬 많다. 노약자 야외노동자 등이 특히 취약하며 장기간 고온 시 사망자 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겨울철 한파로 인한 저체온증 동상 등 한랭질환 응급 신고와 사망 사례도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겨울철 초미세먼지(PM2.5) 농도 상승이 심뇌혈관질환 입원 및 사망과 연관되어 보고된다. 기온 및 습도 변화로 인해 뎅기열, 쯔쯔가무시, 비브리오 패혈증 등 매개 곤충 및 세균성 감염병도 증가하고 있다. 강원 산불, 기록적 폭우 등 자연재난 직후 피해자들의 불면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발생률이 크게
08.25
포털뉴스 첫 화면에 뜬 ‘○○ 하나면 수명 10년 늘어난다’는 건강기사. 오래 살고 싶은 마음에 혹해서 클릭해 보니 특정식품의 성분 몇가지를 장수의 비밀처럼 포장해 놓았다. 결론은 “골고루 먹고 꾸준히 운동하라”는 뻔한 이야기였다. 자극적인 제목에 시간을 낭비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했을 것이다. 기사 하나로 삶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처럼 과장된 건강뉴스는 순간 눈길을 끌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실망만 남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 뉴스의 신뢰도를 낮게 보고 있다. ‘과장되었다’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실제로 포털이나 SNS에서 건강기사를 본 뒤 “내용이 광고 같다”는 반응도 흔하다. 이런 기사들은 마치 한 공장에서 찍어낸 듯 비슷하다. 처음에는 우연 같지만 반복되다 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속에는 사람들의 판단을 흔드는 공통의 기제가 숨어 있다.
08.18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주된 혈관인 경동맥은 목의 좌우에 있다. 경동맥은 대동맥에서 시작해 목을 지나 안면과 두개골 안으로 들어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된 혈관이다. 총경동맥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내경동맥과 두피 및 얼굴에 혈액을 공급하는 외경동맥으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경동맥은 전방순환계를 담당하며 전체 뇌 혈류의 약 70% 정도를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혈관이다. 이러한 경동맥이 여러가지 원인으로 좁아지는 것을 ‘경동맥 협착’이라고 한다. 협착이 심해져 혈관이 막히는 경우를 ‘경동맥 폐색’이라고 부른다. 주된 원인은 혈관 벽에 쌓이는 ‘죽상경화반(粥狀硬化斑, atherosclerosis)’이다. 혈관 안쪽이 손상되면 LDL 콜레스테롤 같은 지질이 침착되고, 염증반응이 생기면서 점점 두꺼운 경화반이 만들어진다. 혈관이 점점 딱딱해지고 좁아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든다. 심하면 이 경화반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아 급성 뇌경색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동맥 협착의
08.11
경쟁과 외로움, 부담과 존재감에 시달리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은 무겁고 또 무겁다. 생각없이 스마트폰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청소년들도 속으로는 자기비하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경쟁을 포기한 자신이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행동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내면이 썩어 들어가고 헬조선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중고등학교 6년을 바꾸지 않는 한 더 나은 내일을 희망으로 간직하는 청소년들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청소년·청년들을 주로 진료하는 의사로서 면담시간은 힘든 감정의 쓰레기터를 함께 거니는 일이 됐다. 그들의 내면에 혹처럼 붙어있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 흉터로 남은 마음의 상처들은 그들이 세상을 얼마나 살기 힘들어하고 있는가를 알게 한다. 가혹한 경쟁의 가시밭길, 중독의 길, 생사를 고민해야 하는 존재적 갈등으로 내몰리고 있다. 어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내면은 황폐화돼 포기 도태 낙오 은둔 자해 중독과 같은 하위문화가 판을 친다.
08.04
평균 수명이 80세를 훌쩍 넘어서는 이 시기에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의 기능이 점차 약해지는 것을 ‘노쇠’라고 한다. 최근 ‘구강노쇠’라는 개념이 사회에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구강노쇠는 구강 기능이 약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단순히 치아가 몇개 빠지거나 잇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넘어 우리 몸 전체의 건강, 즉 전신노쇠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구강노쇠는 단순한 노화현상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치아가 마모되고 잇몸이 약해진다. 하지만 구강노쇠는 이러한 생리학적인 노화현상을 넘어서는 것이다. 구강노쇠는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첫째, 씹는 능력이 떨어진다. 치아 상실, 치주질환, 의치 불편감 등으로 인해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침 분비 감소로 인한 구강건조증이 나타난다. 침은 음식물 소화를 돕고 입안을 세
07.28
“그 약 없으면 밥을 못 먹겠어요.” 몇년째 위산억제제(PPI)를 복용 중인 60대 진수씨는 하루라도 약을 거르면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와 불안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손발이 저리고 이유없이 피곤해지며 아침마다 어지럼증까지 생겼다. 병원을 찾은 결과는 의외였다. 빈혈과 저마그네슘혈증. 원인은 다름 아닌 오랜 프로톤 펌프 저해제(proton-pump inhibitors, PPI) 복용이었다. “위장약을 여러개 먹고 있는데도 속이 니글거리고 트림이 나고 자주 배탈이 난다”고 하소연하는 70대 영순씨는 무릎이 아파 진통소염제(NSAIDs)를 공복에 복용하고 있었고, 식후 바로 눕는 습관도 있었다. 생활습관을 조정하고 약 복용법을 개선해드린 뒤 몇 후 “약도 줄고 속도 편해졌다”며 웃을 수 있었다. PPI는 위산을 분비하는 ‘프로톤펌프’라는 효소를 차단해 위산 생성을 억제하는 약이다. PPI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판매되는 약물 중 하나로 역류성 식도염, 소화성 궤양,
07.21
나이 들어 건강이 나빠지는 이유 중 많은 경우는 충분한 영양섭취가 안되기 때문이다. 영양섭취에 제한이 생기는 문제는 첫째 치아손상으로 씹기가 잘 안 돼서 발생한다. 구강보건과 치과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다음으로는 소화기능 저하로 섭취하는 음식물의 양이 줄어드는 경우다. 이 경우는 단순한 노환이 아니라면 대체로 위장관계운동을 저해하는 다양한 조건 때문이다. 적절한 신체활동 특히 걷기를 유지하면서 정제 탄수화물이나 연식 중심의 식사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채소와 과일 그리고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끝으로 삼킴곤란 때문에 섭취를 잘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사래가 들고, 삼킬 때마다 힘든 걸 당연시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삼킴곤란은 흔하고 위험하다. 2019년 연구를 보면 한국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의 33.7%가 삼킴장애(연하장애, Dysphagia)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된다. 삼킴곤란이 발생하면 점도가
07.14
출생체중이 500그램도 채 되지 않는 극소저체중미숙아가 집중치료를 잘 받고 건강하게 퇴원한다는 반가운 뉴스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른둥이를 돌보는 우리나라 의료진 및 집중치료시스템이 나날이 발전한 덕분일 것이다. 2021년 통계청 자료에서 확인된 우리나라 의 미숙아 출생 빈도는 9.2%, 저체중출생아의 빈도는 7.2%였다. 고령 임신에 따른 조산과 다태아 출생이 점차 높아지면서 미숙아의 출생 빈도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미숙아들의 생존율 또한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미숙아 레지스트리인 한국신생아네트워크 보고에 따르면 1000그램 미만 초극소저체중출생아의 생존율은 2007년 62.7%에서 2015년 72.8%로 개선되었고, 1500그램 미만 극소저체중출생아의 생존율 또한 2007년 83.2%에서 2020년 89.3%로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미숙아로 세상에 일찍 태어난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아주시는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들께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07.07
1998년 개봉한 ‘패치아담스’는 불행하게 목숨을 끊어야했던 로빈 윌리암스가 주연했고 실제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다. 권위적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피에로 분장을 해서 소아암 병동에 있는 아이들을 웃기고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근엄한 병원의 의사들은 위엄이 없이 병동을 나다니는 그가 싫었고 사사건건 부딪힌다. 이 영화는 환자들은 의사들과 소통을 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현실을 꼬집는다. 물론 의사가 광대처럼 굴어야만 소통하는 거냐며 이 영화를 싫어하는 의사들도 있고, 모든 의사들이 불친절한 것처럼 매도되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의 손길을 원하는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는 환자들의 바람을 담았다. 필자가 이 영화를 본 것은 의사 초년생이었던 전공의 시절이었다. 영화관을 나와서는 카페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눴는데, ‘저런 의사가 실제로 있겠느냐’ 하는 쪽과 ‘잘난 의사 한 명이 병원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한다’라는 내용이 공통된
06.30
항암치료를 완주한 환자는 대개 “이제 끝났다”는 안도감을 기대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손발을 찌르는 듯한 말초신경병증, 수술 부위를 조이는 근육통, 방사선에 노출된 관절의 뻣뻣함이 일상에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통증 때문에 밤새 뒤척이고 약을 늘리면 졸음과 변비가 덮친다. 암과 싸우기 위해 기울였던 의지가 통증 앞에서 서서히 무너지는 순간을 숱하게 목격한다. 통증완화를 위해 마약성 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증량하는 전략은 분명 한계가 있다. 약효는 짧아지고 부작용은 길어진다. 의학계가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한 대안이 침 치료다. 이전에는 ‘보완·대체요법’이라는 애매한 카테고리에 묶였지만 최근 연구는 침이 통증 감소에 기여한다는 객관적 데이터를 제시한다.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 연구진은 2023년 파클리탁셀과 옥살리플라틴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시험을 진행했다. 12주 동안 주 3회 침을 시술한 결과 신경병증성 통증 점수가 평균 42% 낮아졌다. 통
06.23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환경성질환으로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 CFS)이 주목을 받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임상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심한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인 피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지만, 만성피로증후군에서 나타나는 피로는 휴식으로도 호전되지 않으며 정신적 육체적 활동에 의해 오히려 악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피로로 인해 직업이나 교육, 개인활동 능력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주요 진단기준에는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포함된다. 설명되지 않는 심한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며 새로운 피로증상으로 나타난다. 기존의 과도한 활동으로 인한 피로가 아니며 휴식으로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다음 증상 중 기억력 또는 집중력 장애, 인후통, 경부 또는 액와부(겨드랑이) 림프선 압통(눌렀을 때 아
06.16
얼마 전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검사를 마친 어르신이 조심스럽게 쪽지를 내밀며 묻는다. “이 약을 먹으면 도움이 좀 될까?” 쪽지에는 지인이 추천해 줬다는 약 이름이 적혀 있다. 이른바 ‘뇌영양제’ 혹은 ‘치매예방약’이라 불리는 그것이다. 요즘 친구나 이웃에게서 “먹어보니 머리가 맑아지더라”라는 말을 듣고 이 약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그 정체는 바로 콜린알포세레이트라는 약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본래 치매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이다. 이 약은 뇌에서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만드는 데 필요한 콜린을 공급한다. 아세틸콜린은 기억력과 인지기능에 핵심적인데, 치매환자에서는 이 물질의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콜린을 보충해 아세틸콜린의 생성을 도우며, 이를 통해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이 있다. 이런 작용 원리 때문에 임상에서는 이 약을 도네페질 같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와 함
06.09
헬리코박터균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H.pylori)는 만성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뿐만 아니라 장상피화생 위암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동아시아에서는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고 위암 발생률 또한 높다. 2020년 발표된 ‘한국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치료 근거 기반 임상진료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 헬리코박터 감염률은 약 50% 정도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헬리코박터 양성 위염을 건강보험 급여로 인정하고 있어 사실상 모든 감염자들에게 제균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러 광범위 항생제를 사용해야 해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도 적지 않고 높은 비용이 요구되며 항생제 내성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 헬리코박터는 위와 십이지장 궤양의 주요 원인균이고, 감염이 지속되면 궤양이 반복적으로 재발해 제균치료를 하지 않으면 1년 내 재발률이 60~8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제균치료를 통해 재발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으며 출혈 천공과 같은 재발성 궤양으
06.02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에 문제가 발생해 찾아오는 대표적인 초응급 필수 중증질환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전체 80%)이나, 터지면서 생기는 뇌출혈(전체 20%)을 말한다. 그런데 이 둘은 대부분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 하지만 뇌에는 동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용한 피를 다시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정맥도 있는데 이 정맥이 막히는 경우에도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바로 뇌정맥혈전증이다. 이 경우 혈전에 의해 뇌정맥이 막혀 뇌에서 나온 혈액이 심장으로 잘 운반되지 못하므로 뇌조직에 다량의 혈액이 저류되어 뇌의 허혈(조직의 국부적인 빈혈 상태)로 인한 변화가 생긴다. 뇌정맥혈전증은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전체 뇌졸중 환자 중 약 1% 정도로, 인구 100만명당 13~16명이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80%는 50세 이하의 젊은 사람들이고, 여성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왜 여성에게 많을까. 이 질환은 임신, 출산
05.26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니.” 45세 직장인 정 모씨는 얼마 전 회사에서 받은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당황했다.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을 넘었다며 식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도 고려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이상지질혈증’이라는 생소한 진단명도 함께 받은 정씨는 혹시 앞으로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이처럼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 이상이 발견되면 막연한 불안과 함께 ‘약까지 먹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한다면 불필요한 걱정을 줄이고 적절한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의 지방성분, 즉 지질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총콜레스테롤이 240mg/dL 이상, LDL 콜레스테롤이 160mg/dL 이상,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 혹은 HDL 콜레스테롤이 40mg/dL 미만일 때 진단된다. LDL, HDL은
05.19
대통령 선거의 시간이다. 언제 우리는 마음의 아픔을 국가의 어젠다로 함께 논할 수 있을까? 인지치료의 창시자인 미국 정신과 의사 아론 벡은 1980년대 마음의 아픔을 국가의 어젠다로 제안하면서 몸아픔 그 이상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너무 뒤늦게 정부가 국민의 아픔에 반응한다고 비난했다. 40년 전 주장이다. 2020년 미국 대통령 후보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국민 방송토론에서 보건 분야 의제는 늘어나는 자살 문제에 대한 대처였다. 영국에는 외로움부 장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살예방부 장관도 있다. 2018년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는 건강부 장관에게 자살예방부 장관을 겸직하도록 했다. 2009년 블레어 총리 시절 자살예방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개혁 정책을 펼쳤고 그것이 지금 자살예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1986년 핀란드는 자살자 전수를 5년간 전문연구를 해서 자살률을 절반으로 줄였다. 가까운 일본의 자살예방 예산은 우리의 10배 규모에 가깝다. 우리는
05.12
‘사랑니’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사람들은 불편, 통증, 발치에 대한 공포 등을 떠올린다. 사랑니는 무엇일까? 정상 성인은 앞니 8개, 송곳니 4개, 작은 어금니 8개, 큰 어금니 8~12개를 포함해 총 28개에서 32개의 치아를 지니고 있다. 큰 어금니가 8~12개인 이유는 사랑니가 때론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니를 영어로는 ‘wisdom tooth’, 한자로는 ‘智齒’라고 표현한다. 이는 사랑니가 나오는 시기가 사춘기를 지나고 가치관이 형성되며 지혜를 알게 되는 시기라고 이렇게 표현한다. 인종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10대 후반에서 25세 사이에 사랑니는 나오게 된다. 인류는 직립보행, 언어 및 지적 영역의 발달, 수렵시대에서 농경시대로의 전환 등을 거치며 두개골의 용적은 증가하고, 턱의 크기는 작아지고, 치아의 크기와 형태도 달라졌다. 특히 사랑니는 형태적으로 많이 변하거나 심지어 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작아진 턱의 크기로 인해 정상적으로
04.28
독서는 인지능력의 핵심인 언어능력 강화를 통해서 어휘 수, 생성문법 능력 등을 보존해 기억력의 소실을 막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미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된 바이고 고령의 유명인들 다수가 선호하는 방법이다. 현재 94세인 유명한 투자자 워렌 버핏은 최근에도 인터뷰와 논평을 내며 왕성하게 하는 활동 중인데 하루 5시간 가량 500쪽을 읽는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기 듣기와 같은 구어영역도 인지능력, 특히 치매예방에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문어(文語) 영역을 강화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읽기와 쓰기는 문어를 익히고 갈고닦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학교에서 배울 때 한묶음으로 다뤄지지만 언어능력에 가하는 쓰임새는 상당히 다르다. 문어는 ‘정리된 언어’이자 ‘축약된 언어’다. 어휘 수나 문장이 구어보다 복잡하다. 이는 시각적인 기억, 공간기억, 운동능력과 연계가 된다. 여기서 공간 손운동 등은 쓰기에서 강화된다. 무엇보다 쓰기는 인지능력으로 생산물을 만드는 과정이다. 쓸 것
04.21
우리나라만큼 안경을 끼지 않은 학생을 찾기가 어려운 나라도 없다. 군 징병검사 차 내원한 서울에 거주하는 건강한 19세 남학생들의 근시 유병률이 무려 96.5%였으며 고도근시도 21.6%에 달하였다는 국내 역학조사 결과는 단연코 전세계 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전세계적으로도 근시의 유병률이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2050년경에는 전세계 인구 중 50억명이 근시이고, 그중 10억명은 고도근시에 해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중보건학적 측면에서 근시가 주목받는 이유다. 근시는 단순히 안경을 착용하느냐 마느냐, 혹은 라식굴절수술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6.0 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는 추후 망막박리 근시성황반변성 녹내장 등이 합병될 위험을 높여 평생 눈의 시력을 위협한다. 일반적으로 근시의 진행은 주로 6~12세 사이에 현저하게 나타나며, 이후 10대 후반 청소년기까지 서서히 나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간혹 20대를 넘어 성인이 되어서까지 진행하는 경우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