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10일째 … 여전히 갈피못잡는 박근혜정부
국민 위로할 마지막 기회도, 신뢰도 잃었다
수색작업 최적기 '조금', 바지선 교체로 시간 허비 … 5월 6~7일까지 수색 난항 예고
인명 피해 상황 (25일 오전 11시 05분 현재)
탑승 476명 구조 174명
사망 181명 실종 121명
24일 저녁 6시 진도 팽목항. 현장상황실 안에 있던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 40여명에게 둘러싸여 떠밀리듯 밖으로 나왔다.
가족들은 물살 느리다던 지난 이틀간 수색성과가 왜 저조한지, 인력투입이 왜 제대로 안되는지, 앞으로의 대책이 뭔지를 따져물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장관은 "대통령께서 죽을 각오로 하라고 엄명을 내리셨다. 제가 죽을 죄인"이라며 읍소했다가 오히려 거센 항의를 받았다.
불똥은 청와대로도 튀었다. 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 나오라고 하라" "대통령 말도 안 먹히는데 백날 말하면 뭐하냐"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무책임한 청와대, 무능한 정부가 신속한 수색으로 실종자 가족과 국민을 위로할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신뢰도 잃었다.
사고 하루 후인 지난 17일, 박 대통령은 진도를 방문 "(정부가)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천안함 사건 때 (구조작업을 한) 그 분들도 와 있다"며 불안해 하는 가족들을 달랬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신속한 구조와 더불어 실종자 가족들에게 정확한 정보제공도 약속했다. "여러분과 얘기한 게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분들은 다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 박수를 받았다.
사고해역은 물살이 세기로 악명 높은 '맹골수도', 지난 22~23일이 보름마다 돌아오는 '조금'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의 이날 방문 후 정부는 실종자 수색으로 가족을 위로할 시간을 약 일주일 벌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난 일주일간 정부는 초동대응 실패로 잃은 신뢰를 만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침몰'시켰다. 민간 잠수요원, 바지선을 비롯해 야간작업용 오징어 채낚기 어선 등 대부분의 대책을 사고 수일 후에야 도입했다. 수색작업의 적기였던 23일에는 바지선을 교체하느라 사실상 구조작업에서 손을 놨다.
민간 전문가와 가족들이 요구했던 '다이빙벨'도 도움이 안 된다며 24일까지 거부하다가 뒤늦게 투입을 결정했다.
신속 정확한 정보제공에도 실패했다. 안전행정부장관이 맡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색과정을 알리는 과정에서 해경과 사사건건 엇박자를 보이더니 결국 입을 닫았다.
가족들을 상대로 수시 현장 브리핑을 약속했던 해경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돌아간 후 첫날에는 매시마다 구조상황을 알렸지만 "대책이 구체적으로 뭐냐"는 질문에 답하지 못해 항의가 빗발쳤다. 허술한 브리핑은 이틀째 들어서 2~3시간 간격으로 뜸해지더니 지난 주말 실종자 가족 대책위가 구성되자 해경은 아예 브리핑을 대책위에 떠넘긴 모양새다.
정부가 일주일 내내 우왕좌왕하는 동안 청와대는 책임지는 모습은커녕 오히려 발뺌하면서 공분을 샀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3일 "국가안보실은 재난 대처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말로 청와대 책임론을 부정했다가 여론의 된서리를 맞았다.
한편 세월호가 침몰한 사고해역은 24일이 지나면서 물살이 점점 빨라지는 '사리'로 접어든다. 전문가들은 오는 30일부터 5월 6~7일까지는 사실상 수색작업의 진척이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취재팀
- 특별취재팀 -
팀장 문진헌
장세풍 이재걸 이기춘 곽재우 김성배
이경기 정석용 한남진(기획팀)
방국진 곽태영 김신일 이명환(행정팀)
전호성(정책팀) 정연근(산업팀)
[관련기사]
-27일 파랑특보 … 수색고비
-"다음주 구조수색 방안 왜 내놓지 못하나" … 가족들 분통
-세월호 부실 진단 한국선급 이틀째 압수수색
-진도VTS(해상교통관제센터), 의혹 풀려다 비난 자초
-시신 유실 가능성 점점 높아져
-검찰 '유병언·구원파' 자금거래 집중수사
-"승무원, 승객 구할 기회 있었다"
-유병언 일가, 울릉도에 땅 투자 의혹
-"아픔을 넘어 진정한 성찰로"
-이승에서 못다한 제자사랑, 아버지가 대신해
-"교사가 웃으면 학생들도 웃는다"
-세월호 영웅들 의사자 지정 움직임 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