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병언·구원파' 자금거래 집중수사
100여개 이상 계좌 추적 … 유씨 사업시작도 구원파 신도 자금
검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자금거래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재산 형성 과정에 구원파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관련 계좌에 대한 본격적인 추적을 벌이고 있다.
<다판다 압수수색 마친 검찰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 특별수사팀이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다판다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경영자료 등이 담긴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자택을 포함한 청해진해운 관계사와 관련 종교단체 사무실 등 10여 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25일 기독교복음침례회 사무실, 구원파 수련시설로 알려진 금수원 수련시설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 중이며 전날 기독교복음침례회 회계담당자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구원파의 회계장부에서 유 전 회장 일가와 관련된 관계사들간의 거래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삭제됐지만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구원파의 자금 일부가 유 전 회장의 계열사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했으며 비자금으로 의심할 만한 수상한 자금의 흐름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방대한 분량의 압수물 분석과 함께 100여개 이상의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으며 수사팀에 강력부 검사 1명과 회계전문 검사 1명 등 17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인원 보강으로 특별수사팀은 38명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검찰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하려고 한다"며 "조만간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전체적인 수사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유 전 회장과 구원파의 자금거래에 집중하는 것은 유씨가 지난 76년 신도들의 자금으로 사업에 뛰어들었고 회사의 직원 대부분을 구원파에서 채용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유 전 회장이 92년 상습사기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을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76년 경영난을 겪던 삼우트레이딩 주식회사를 신도들의 현금과 출자 등으로 조성된 자금을 통해 인수했다.
유 전 회장은 70년 장인인 권신찬 목사 등과 한국평신도복음선교회(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로 명칭 변경)를 조직하고 72년에 미국인 선교사로부터 목사안수를 받아 목사가 됐다. 이후 극동방송국의 방송목사로 활동하던 중 권 목사의 주선으로 방송국 기획실장으로 들어가 전국 순회강연 등으로 교세를 확장하다가 경영권 분쟁으로 극동방송국을 탈퇴했다.
유 전 회장이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이 때부터다. 교인들 모임의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보고 목회자들이 교인들의 헌금으로 생활하면 안되고 스스로 직업을 갖고 경제적 자립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직장이 없는 신자들에게 일터를 마련해 주고 신자들의 재산증식에도 기여한다는 명목으로 신도들의 자금을 끌어모아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낸 데에는 유 전 회장이 평소 설파한 교리도 한몫을 했다. 유 전 회장은 '진정한 예배는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돌아보고 서로 가까이 교제를 갖고 생활하는 것이며 올바른 교제를 갖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이기보다는 어떤 일을 해결하기 위해, 일의 계획을 위해 모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 전 회장은 삼우트레이딩 주식회사를 시작으로 태양주택개발주식회사를 인수했으며 전자공장, 도자기 공장을 설치하고 상보섬유공업주식회사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하지만 전문성이 없는 신도들을 대거 채용하면서 경영에 문제가 생겼고 매출액이 많지 않아 자금사정이 악화됐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신도들을 이용했던 유 전 회장은 결국 상습사기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유씨의 측근인 송 모씨는 신도들을 모아 놓고 "유병언의 사업을 돕는 것이 바로 하나님을 돕는 것이며 유병언을 돕는 것이야 말로 참다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독교복음침례회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 전 회장의 친척이 대표인 트라이곤코리아가 교단에 거액의 자금을 대출해줬다는 의혹과 관련 "교회를 짓기로 계약을 하고 신축헌금으로 받은 것인데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 교회를 짓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들은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구원파 신도라는 것과 청해진해운 직원 90%가 구원파라는 것으로 보도됐는데 사실이 아니고 확인 결과 10% 남짓 정도만 신도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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