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구조수색 방안 왜 내놓지 못하나" … 가족들 분통

2014-04-25 11:19:00 게재

실종자 가족들 이주영 장관 둘러싸고 6시간 농성

"소조기 때도 이 모양인데, 해경과 군 믿을 수 없어"

이번 주에 실종자 수색에 큰 희망을 걸었던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수색작업을 신뢰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3일과 24일이 조류가 약한 소조기(조금)여서 수색에 큰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23일과 24일 각각 시신9구와 16구를 인양하는데 그치자 실종자 가족들은 24일 오전 12시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차려진 진도군청으로 몰려가 강하게 항의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한 달 중 물살이 가장 약한 날에도 구조작업을 하지 않았다'며 이날 저녁 팽목항을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붙잡아 6시간 넘게 시멘트 바닥에 주저 앉혔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들에게 "애들이 죽어가고 있는 해경이 수색에 뒷짐만 지고 있다"면서 강한 불만을 쏟아 냈다.

이번주와 달리 다음주는 바다 상황이 완전히 바뀐다. 다음주는 세월호가 침몰한 당시 상황과 같은 '사리'여서 수색작업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못 구하면 함께 빠져죽자" = 사고 발생 초기인 지난주 상황을 살펴보면 조류가 강해 잠수사들이 침몰 선박으로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카(표면공기공급) 방식 잠수를 투입했지만, 조류 흐름이 강해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반면 조류가 약한 이번주는 후카잠수가 맹활약을 했다. 그러나 다음주는 조류가 다시 빨라져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후카잠수는 조류가 약한 조금 때는 수색작업 하기에 적합하지만, 조류가 심한 사리 때는 공기줄이 받는 저항이 커 사고 위험과 함께 작업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반면 다음주는 공기통을 이용한 스쿠버 잠수를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에 나설 수밖에 없다.

민간 전문 잠수사인 한국해양환경의 이병만 씨는 "조류가 강한 때는 스쿠버 잠수가, 조류가 약한 조금에는 후카 방식의 잠수가 가장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2일 알파잠수 이종인 대표가 '다이빙 벨'을 싣고 사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해경의 반대로 돌아갔다. 한 민간 업체도 객실안과 식당 등 수색에 도움을 될 무인 로봇(ROV)을 무상 지원 했다. 이번주부터 조류가 강해 수색에 어려움이 따를 것을 예상해 지원한 것이다. 현장에 도착해 시험가동을 해 좋은 결과가 나오자 객실 투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해경과 해군은 '수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돌려보냈다. 언론에는 강한 조류에서 '효과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전에 투입도 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해경이 거짓말을 했다는 빈축을 샀다.

24일 오후,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에 성의가 없다며 해수부 장관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실종자를 구조하지 못하면 함께 물에 빠져죽자"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해경은 다시 '다이빙 벨'을 투입하겠다며 곧바로 알파잠수 이종인 대표에게 지원 요청을 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24일 구조실적이 저조하자 실종자 가족들은 이주영 해수부 장관과 김석균 해경청장을 팽목항에 잡아두고 구조대책을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민간 잠수사 투입과 수색장비인 '다이빙 벨' 및 'ROV'를 철수한 이유를 따졌다.

이렇듯 해경은 오락가락하는 현장 지휘시스템으로 민관군 갈등만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대원들은 목숨을 걸고 수중 수색에 나서고 있는데 지휘부는 사실상 능력을 상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관군 갈등 키우는 해경= 사고 현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과 정부간 신뢰가 부족하다며 실시간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부처 책임자들에게 주문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해경을 비롯한 부처 상황실은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로 해경은 뒤늦게 민간 잠수사들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민간 잠수사들은 사고 현장을 떠난 상태다. 민간 잠수사 조직과 단체는 23일 해경과 심한 갈등을 빚었다. 민간 잠수사들은 현장에 투입하라는 연락을 받고 장비를 배에 실었다가 30분도 안돼 입수를 거부해 다시 돌아왔다.

황대영 한국해양환경 대표는 "민간잠수사 중에도 실력이 뛰어난 베테랑급 잠수사들이 많다. 이들을 선별해 사고 현장에 투입했지만, 해경과 해군이 민간잠수사들을 걸림돌 취급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해경 상황실 고명석 대변인은 "민간 잠수부는 작업에 방해가 된다. 물에 들어가지도 않고 사진만 찍다 돌아가거나 구조 실적이 없어 민간은 지휘부에서 빼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주 구조활동에 대한 대책과 잠수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 대변인은 "지금과 달라질 게 없다"고 답변해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를 받았다.

해경의 이런 주장과 달리 현장 구조활동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는 "해경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수중 가이드라인(선체 진입 안내줄) 6개 중 5개를 민간이 설치하고, 주로 정조에는 군과 해경이, 조류가 빠른 시간에는 민간 잠수사들이 들어갔다"며 민간 실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지휘체계는 정말 한심하다. 일관된 지휘 체계가 없어 갈팡질팡하는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합동수사본부가 해경의 초기대응 실패에 대해 수사할 뜻을 비쳐 실종자 가족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실종자 수색에 민간의 제안과 자원봉사 잠수사들의 역할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해경은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조명탄의 한계는 오징어잡이 어선으로, 구조작업 현장의 어려움은 바지선 설치제안으로, 침몰한 세월호 선체 진입을 위한 창문파손용 손도끼 사용 등 긴박한 상황에서 민간 활동은 두드러졌다.

사고 발생 후 시신유실을 대비해 그물망을 치자고 제안한 것도 언론과 실종자 가족들이다.

22일 실종자 시신이 해경과 군 작전 구역 밖에서 발견돼 구조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표는 "배를 타고 현장에 나가보니 해경과 군의 지휘체계가 일원화 되지 않았고, 소통부재, 신속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다음주 구조 상황이 어려울 것이고 시신 부패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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