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6
2026
미국의 한 ‘재래식 언론’이 사설을 통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한 한국의 허위조작정보근절법안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하고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어 오는 7월 시행될 예정이다. 여기서 재래식 언론이란 전통 언론을 불신하는 이재명 집권세력이 입법 과정에서 갑자기 쓰기 시작한 용어를 차용한 표현이다. 집권세력이 미국 언론까지 재래식이라 부르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전통 언론이 재래식이라면 해당 사설을 쓴 워싱턴포스트 같은 미국 레거시 미디어 또한 재래식 언론이다. 한국과 미국의 전통 언론은 뉴스가치 평가에서 기사생산과 유통방식까지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저널리즘 원칙을 기본적으로 중시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종이신문을 유지하되 줄여서 발행하면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해 서비스한다는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집권세력의 불신을 받아 수난을 겪는 모양새 또한 비슷하다. 미국은 언론자유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제도적으로 폭넓게 보
01.05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2026년을 ‘대한민국 대도약 원년’으로 명명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모두의 성장’으로 등의 5대 대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1극 체제’에서 ‘5극3특 체제’로의 전환은 지방에 대한 시혜나 배려가 아닌 대한민국 재도약을 이끌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올바른 인식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서울 집값 폭등과 양극화, 저출생과 청년 취업난 등 우리 사회 수많은 문제의 해답은 ‘국토 균형성장’에 있다. 먼저 주택문제를 보자. 서울은 집 지을 데가 부족해 아파트값이 치솟는데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와 빈집이 늘고 지역소멸을 걱정한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월 첫째주부터 47주 연속 올랐다. 연간 누적 상승률이 8.71%로 19년 만의 최고치다. 집값이 급등했던 문재인정부 때보다 높다. 지난해 대출한도 규제(6.27), 주택공급 확대(9.7), 규제지
12.31
2025
1991년 8월, 한여름 밤의 호찌민(옛 이름 사이공) 거리는 몹시 무더웠다. 어렵게 입국한 베트남의 여러 모습을 두 눈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야간 산책에 나섰다. 연신 흐르는 땀을 닦으며 주거구역에 들어선 순간 놀라운 풍경이 발길을 막았다. 인도 곳곳에 켜진 촛불들이 밤거리를 밝히고 있었다. 촛불들을 피해 걸음을 지속하려던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고, 더는 걸을 수 없었다. 촛불이 놓인 곳마다 사람들이 길게 누워있었다. 좁고 냄새나는 집에서 다닥다닥 붙어 잠자야 했던 호찌민 시민들이 찜통더위와 악취를 견디다 못해 거리로 나와 잠자리를 꾸린 것이었다. 촛불은 “여기 사람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표지였다. “설마!” 싶겠지만 그때는 그랬다. 당시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50달러. 최빈국 수준이었다. 1975년 패망하기 전까지 자본주의체제였던 남부 베트남은 350달러(북베트남은 150달러)로 그나마 형편이 나았다. 당시 대한민국과 베트남은 미수교 상태였지만 ‘삼숭(SA
12.30
최근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초대형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미래지향적 산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그 수익은 국민에게 배분하자는 취지다. 아직 명확한 내용이 나오지 않아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게 성급하게 보일 수 있지만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구상이기 때문에 내용이 확정되기 전에 핵심 이슈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1300조원에 이르는 국유재산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면 기존 한국투자공사(KIC)나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성장펀드 보다 훨씬 큰 규모의 펀드가 구상되고 있는 것 같다. 민간에서 세금으로 물납한 주식 등 초기 재원에 대한 언급이 있기는 해도 펀드조성 재원에 대한 전체적 그림을 볼 수 없어 실제로 조성할 수 있는 펀드의 규모는 아직 미지수다. 핵심적인 이슈는 정부가 투자를 잘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와 민간의 역할에 대한 고전적 경제이론을 들먹이며 설교하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산업의 변
12.29
침팬지와 코끼리는 인간의 시선을 오래 붙잡아온 동물이다. 하나는 인간과 가장 닮은 영장류이고, 다른 하나는 지상에서 가장 큰 몸집을 가진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 두 동물의 행태를 60여년 동안 밀착 관찰해 획기적 사실을 밝혀낸 두 과학자가 최근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침팬지 행동 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제인 구달은 지난 10월 1일 생을 마감했고, 코끼리의 행동양태에서 모계 가족구조의 놀라운 사회성을 발견해 세상에 알린 이언 더글라스-해밀턴도 12월 8일 평생의 연구 무대였던 아프리카 케냐에서 타계했다. 연구 대상은 달랐지만 두 사람이 평생 붙들었던 문제의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간은 자연 위에 군림하는 존재인가, 아니면 다른 생명과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인가라는 물음이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도구를 사용하는 생물은 인간뿐이라는 인식이 절대적이었다. 이 통념을 깨뜨린 인물이 제인 구달이다. 그는 1960년대부터 아프리카 곰베 국립공원에서 침팬
12.24
성탄절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지 2025년이 지났다. 성탄의 참뜻은 무엇인가? 성경 말씀으로 보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다(마태복음 25장40절)”를 꼽을 수 있다. 그 의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베푸는 것이 곧 나를 대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본질이자 지향점을 제시한다. 예수는 높은 자리에서 인간 위에 군림한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 이것은 종교적인 고백을 넘어 인류 사회 전체에 적용되는 변함없는 명제로 남았다. 예수의 위대함은 작은 자와 함께함에 있다. 높아짐이 아니라 스스로 낮아짐으로써 드러나는 역설이다. 오늘의 세계는 눈부신 물질적 성취를 이루었다. 하지만 정신세계를 더 깊은 죄의 수렁으로 빠뜨렸다. 정의로움의 결핍이다. ‘악의 평범성’을 설파한 독일 출신 정치 이론가 한나 아렌트는 “가장 위험한 악은 증오보다 인간에 대한 배려의 부재, 즉 타인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는 마음과
12.23
지난해 12월 3일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분노했다. 전 대통령인 윤석열은 민주당 등 야권이 탄핵을 남발해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는 1년이 지난 지금에도 반성은커녕 자신의 비상계엄을 ‘통치행위’라고 강변한다 4.19혁명과 촛불항쟁의 전통에 빛나는 우리 국민은 지난해와 올해에도 위대했다.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국민은 맨손으로 총구를 거머쥐었다. 계엄군의 전술차량 앞을 가로막고 불의에 항거했다. 그리고 ‘광장’에 모여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용감했다. 그들은 경찰의 제지에 국회 담장을 넘어 의사당에 들어가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고 ‘윤석열 탄핵’을 통과시켰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일부 장성들은 비상계엄에 깊게 관여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그러나 1980년 광주항쟁 당시의 처절한 기억 때문인가. 상당수 영관급 및 위관급 장교의 ‘자제’와 ‘항명’과 동원된 사
12.22
이제 안전한 직업은 없다. 인공지능(AI)이 인간 일자리의 74%를 대체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왔다. 선진국 기업 대표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는 응답자의 41%가 AI의 인력감축을 예상한다. 대표적인 AI 선도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올해 직원 1만5000명을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감원 바람은 MS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2030년까지 사업 운영의 75%를 자동화하고 60만명의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IBM 메타(페이스북) 바이두(중국)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도 감원에 동참했다. 전문화한 고숙련 노동도 더는 AI 기술확산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상징성이 크다. 마침내 ‘잡포칼립스(jobpocalypse)’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일자리(job)’와 ‘종말(apocalypse)’의 합성어다. 인간 수명은 늘어나지만 일자리 수명은 짧아진다. AI가 일자리를 없애기보다 새로운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며
12.18
프로그램 이름은 ‘정적’이었다. 88서울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메인 스타디움. 정오의 태양 아래 텅 빈 그라운드에 흰색 운동복을 입은 소년이 등장했다. 손에는 굴렁쇠를 들었다. 관중은 영문을 몰랐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소년이 굴렁쇠를 굴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삐~’하는 고음이 울려 나왔다. 하프라인을 통과한 소년이 문득 굴렁쇠를 세우고 손을 흔들었다. 관중들은 그제야 박수로 화답했다. 이를 기획한 이어령 당시 문화부장관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떠들썩한 축제의 중심에서 정적을 보여주고 들려주려 했다는 거다. 그는 ‘굴렁쇠 소년’이 고조선부터 돌고 돌며 현재까지 이어온 원형의 역사를 상징한다고 했다. 면면한 한(恨)의 역사 말이다. 한은 슬프지만 비굴하지 않고 아프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생명력의 바탕이라 했다. 쌓인 한의 응어리를 깨뜨리고 밖으로 터져 나온 것이 신명이다. 노래와 춤과 놀이를 통해 해한(解恨), 한을 신명으로
12.17
‘디지털플랫폼정부’라는 거창한 이름이 사용된 것은 지난 정부 때부터다. 이번엔 ‘인공지능(AI)정부’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의 간단한 배터리 화재 하나로 국가정보시스템의 중추신경이 완전히 망가진 처지에서 보면 전혀 몸에 맞지 않는 옷 이름들이다. 민생은 마비될지언정 국정까지 마비되진 않을 거라는 공직사회 특유의 믿음이 있었던 것일까. 시대에 맞지 않는 행정과 정치를 보면서 느끼는 자괴감은 누구든 예외가 없을 것이다. 이게 디지털 대한민국의 이율배반적 자화상이다. 이번보다도 규모가 컸던 2년 전 행정망 마비 사태를 상기해보면 행정망 마비가 얼마나 민생을 괴롭히는지 알 수 있다. 불과 2년밖에 되질 않았다. 그저 산불 대응하듯 했다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정부는 이번 사태 후속대책으로서 첫째로 시스템 즉각 복구 지시와 국민 불편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과연 어떤 성격의 불편을 겪고 있는지 알아야 할 것
12.16
대통령실이 연말에 청와대로 복귀한다고 한다. 돌아보면 윤석열의 용산시대 1000일은 한국정치사에서 혼돈과 위기의 시간이었다. 국정은 혼란스러웠고 민주주의는 질식했다. 남북관계는 전쟁 직전 상황까지 치달았고, 격동하는 세계에서 외교는 표류했다. 알콜 중독자처럼 술을 탐하던 대통령이 다수 국민을 종북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치고 야단치는 것이 정치의 일상이 되었다. 이제 윤석열 부부와 수하들은 폭정과 내란, 일반이적죄 혐의 등으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윤석열이 아직도 12.3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고, 극우 지지자들이 ‘윤 어게인’을 외치지만 국가변란을 기도한 이들이 역사와 법의 심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삿되게 휘두른 김건희씨도 당연히 자신의 죄과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용산시대 마감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착잡하다. 국가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안도감이 크지만 국정의 한 축을 감당해야 할 국민의힘이 아직도 극우적
12.15
불법계엄이 해제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정치가 이전보다 발전했다고 볼 수 있는가? 다행히 짧은 시간 내에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했지만 이후 민주주의가 더 높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민주주의 수준을 어떻게 측정하는가에 대해 학자들은 아직도 논쟁 중이다. 소극적 접근은 선거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선거를 통해서 최소한 2번 이상 평화롭게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여당이 야당이 되고 다시 야당이 여당으로 지위가 바뀌는 정치 경험이 축적되면 더 이상 쿠데타와 같은 방식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따라서 선거민주주의가 12년 이상 지속되면 민주화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정치불안의 핵심이 정권교체라는 점에서 볼 때 평화로운 정권교체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보다 중요한 것이 국정운영에서 권력 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여부다. 오도넬(O’Donnell)은 수직적 책임성
12.11
‘미적분의 역사’라는 수학책을 읽은 게 올 한해 가장 기억난다. 지인들과 같이 읽어내는 데 1년 걸렸다. 자연과학 전공자가 아닌 필자는 고교 졸업 이후 미적분을 사용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수학 공부에 관심을 우연하게 갖게 되자 미적분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미적분에 대해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미적분을 배우는 게 좋다. 그건 신이 대화하는 언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적분의 역사’의 핵심은 17세기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발명이다. 하지만 두 사람 이전과 이후의 역사가 있다. 앞서서는 고대 그리스의 에우독소스와 아르키메데스가 있었다. 이후 그리스 수학은 철저한 ‘기하학화’라는 벽을 쌓아 스스로를 가뒀으나 이를 허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변화를 양으로 표현하려는 이들은 14세기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 ‘머튼 칼리지’에 있었다.(‘반지의 제왕’ 작가인 J. R. R. 톨킨이 머튼 칼리지 출신이다.) 머튼 학파는 평균속도, 등속도와 등가속도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해 냈으며
12.10
지난 11월 14일 한미 양국은 오랜 시간 끌어오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양해각서의 내용은 많은 언론에 보도된 대로 한국은 총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데 이중 1500억달러는 조선 분야에 투자하고 이에 추가해 2000억달러를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대신 미국은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낮추고 의약품 등에서도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기로 하는 약속을 담고 있다. 두달 전인 2025년 9월 일본이 합의한 내용과 비교해 보면 투자 결정의 절차와 방식, 그리고 투자금 회수 방식은 일본과 유사하게 설계되었다. 하지만 투자 규모가 일본의 5500억달러에 비해 적은 3500억달러 수준이며, 조선 분야를 별도로 분리해서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분야의 투자는 직접 투자 이외에도 보증과 보험 등의 간접 투자도 투자 규모에 포함하기로 했다. 또한 조선 분야 이외의 전략 분야에서
12.09
2026년은 지속가능경영과 ESG 투자가 바로 서는 원년이 될 것이다. 기업 경영과 전략에 있어서 규제 대응뿐 아니라 기업과 사회가 서로 윈-윈하는 경영전략 패러다임을 다시 모색함과 동시에 ESG투자에 대한 몰이해와 과도한 폄하도 제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미 시작된 트럼프의 레임덕은 2026년 말 미국의 중간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심화되어 과도한 반시장 반지속가능 정책의 변화 또는 철회를 가져올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는 정상적인 경제•무역 질서의 점진적 회복과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재시동을 걸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 기업의 실천적 당면과제인 공급망 관리, 지속가능성 공시 대응, 데이터 시스템 구축 및 인공지능(AI) 활용은 갈수록 기업들에게 중요한 전략과제가 될 것이다. 여전히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및 순환경제 규제는 강화될 것이고 그것은 공급망 관리와 공시 강화라는 경영전략의 추세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2026년에는 그동안 혼란스
12.08
쿠팡사태의 파장이 확산하며 국내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의 민낯이 속속 드러났다. 회사를 그만둔 직원이 고객정보를 빼내간 사건을 ‘유출’이 아닌 ‘노출’이라고 우기더니만 정보보호와 내부통제 등 위기관리에 허점이 많음을 ‘노출’했다. 기업이 갖춰야 할 책임경영과 투명경영도 없었다. 대신 최소한이어야 할 대관 로비는 과다하고, 없어야 할 다크패턴(눈속임 상술), 거짓 공시가 횡행했다. 고객 3370만명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까지 유출된 국가 재난급 사고인데도 쿠팡의 대응은 무책임했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올렸던 사과문을 이틀 만에 내리고 크리스마스 세일 광고를 앉혔다. 정보보호와 위기관리는 엉망이었다. 대규모 고객정보가 유출됐는데도 5개월간 몰랐다. 인증 담당 직원이 퇴사했는데도 폐기되지 않은 서명키로 시스템에 접속해 정보를 빼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5년 사이 4차례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 모두 외부 해킹이 아닌 시스템 오류 등 내부 문제였다. 나
12.04
1470원대를 넘나드는 환율이 외환당국과 금융시장 참여자들, 그리고 실수요자들에게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4월 8일 연중 최고치 1486.5원(매매기준율 기준)을 기록한 환율은 6월 30일에는 1354.0원까지 내려왔다. 분석기사들은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마저 언급하고 있었다. 이런 전망과 달리 7월 이후 환율은 상승해서 11월 13일 1471.0원까지 급등했고, 대략 그 언저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나 외환당국은 환율을 상승시킨 주체로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는 국민연금과 서학개미, 그리고 환전하지 않고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수출기업을 점찍은 듯하다. 여기에 국내기관투자자들의 해외증권투자까지 문제삼고 있다. 이에 당국은 환율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이 어떻게든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표면적으로는 부정하지만 내심 서학개미의 투자에 세제 불이익을 주는 방안까지도 모색하는 듯하다. 수출기업을 대상으로는 정기적으로 원화 환전내역 제출을 요구하기로 한 모양이다. 해외투자를 부추
12.03
올해의 노벨물리학상은 양자 터널링 현상을 초전도체 소자에서 최초로 보인 세 명의 물리학자에게 돌아갔다. 1984년 그들의 논문이 출판된 지 40년 만의 수상이다. 수상 배경에는 우선 초전도체라는 신기한 금속이 있다. 핸드폰이나 노트북컴퓨터는 오래 사용하면 뜨거워진다. 요즘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인공지능용 데이터센터는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열도 많이 방출한다. 원인은 전선에 흐르는 전류가 만드는 열이다. 초전도체로 회로를 만들면 이런 뜨거움이 사라진다. 1911년부터 네덜란드의 카멜링 온네스의 실험실에서 처음 발견된 현상이다. 1925년 양자역학의 탄생과 함께 차츰 초전도체를 이해하는 올바른 시각은 거시 양자 현상이란 걸 알게 됐다. 양자역학은 원자처럼 작은 물질세계를 다루는 과학체계이고, 원자가 뭉쳐 점점 큰 물체를 만들수록 양자성은 희석된다. 초전도체는 예외였다. 일반 금속 대신 초전도체로 만든 전선은 양자역학적 특성을 여전히 간직한다. 가령 고리 모양의 전선
12.02
“환율이 1500원인데 무슨 코스피 5000 타령이냐.” 한 자영업자의 말이다. 그는 “시중에서 달러화를 살 때 1510원을 내야 한다. 주유소 기름값만 오르는 게 아니라, 모든 게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소비가 급랭하고 있다. 그나마 낫다는 강남도 밤에 한번 돌아다녀 봐라. 썰렁하다. 성수동 한곳 빼고 싹 죽었다. 이러다가 자영업자들 다 죽는다.” 실제로 주유소 휘발유값은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면서 11월 한달새 5주 연속 급등, 리터당 100원 이상 올랐다. 서울 주유소 휘발유값은 평균 1800원을 돌파했다. 두달 전만 해도 1600원대였다. 외식물가도 본격적으로 꿈틀대기 시작했고, 식품업계 등도 인상 요인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눈치 보느라 제품값을 올리지 못하고 속앓이 중이다. 누가 총대를 메고 나서면 앞다퉈 올릴 분위기다. 환율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관세전쟁 선포로 1500원 턱밑까지 폭등했다가 그후 이재명정
12.01
동창회 같은 모임에 도통 얼굴 안 내밀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주변에 살가운 인사를 건넬 때가 있다. 그가 중년을 넘어선 나이라면 십중팔구 선거 출마 아니면 자녀 결혼이다. 그런데 선거 출마는 드물 수밖에 없으니 대부분 혼사를 염두에 둔 경우다. 한국의 부모는 자녀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가 다가오면 몸과 마음이 자유로울 수 없다. 겉으로는 좋은 짝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살면 그만이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혼사 이벤트에 온통 신경 곤두세우는 게 일반적이다. 당장 지인들 중 어느 선까지 청첩장을 돌려야 욕 안 먹으면서 축하는 최대치로 받을 수 있을지 헤아리는 게 쉽지 않다. 또 예식에 참석하는 하객 행렬이 사돈네에 비해 너무 기울지는 않을지, 식장 좌우에 세워둘 축하화환이 혼주 체면 세워줄 정도는 될지, 피로연 식사는 몇명분을 준비해야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을지, 어쩔 수 없이 챙겨야 하는 사안이 한 둘이 아니다. 여기에 그동안 자신이 뿌린 부조금을 어림잡아 보고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