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9
2025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투자자 신뢰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위험한 기술을 맡길 수 있을 만큼 인정받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 안후이성 성도 허페이시의 한 핵연구소에서 2년 전 분사한 중국 기업 ‘퓨전에너지테크(Fusion Energy Tech)’는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이 기업은 지난 7월 태양보다 훨씬 더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는 원자핵 융합에서 파생된 플라스마 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퓨전에너지테크는 ‘연소 플라즈마 실험용 초전도 토카막(BEST)’을 건설중이다. 사상 최초로 핵융합을 통한 전력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BEST는 허페이 연구기관에서 가동중인 ‘실험용 첨단 초전도 토카막(EAST)’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2027년 완공이 예상된다. 퓨전에너지테크는 국유자본이 과반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등기자본금은 145억위안(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 니오(N
08.25
독일 네카르줄름에 있는 아우디 공장은 거대한 기술적 발레 공연장 같다. 2500대의 로봇이 하루 1000대의 차체를 생산하며 용접·납땜·접착작업을 쉼 없이 수행한다. 눈에 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첨단산업 생산의 정점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다. 한 지점에서 주황색 로봇 팔들이 차체 바닥에 작은 볼트를 용접한다. 카메라가 번쩍이며 사진을 찍고, 차체는 다음 공정으로 이동한다. 그 순간 흥미로운 일이 벌어진다. 컨베이어벨트 옆 회색 캐비닛 속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이미지를 분석해 용접 로봇이 남긴 불꽃자국(스패터)을 찾아낸다. 이 흔적은 나중에 케이블을 손상시킬 수 있다. 지멘스 제어장치가 이 정보를 다음 공정으로 전달하면 용접 안경을 쓴 작업자가 20초 내 그 부분을 갈아내다. 사람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AI 덕분에 간단해졌다. 제어장치는 조명을 켜서 작업자가 다듬어야 할 위치를 정확히 알려준다. 직원들은 수개월 동안 AI를 훈련시켜 무해한
08.22
트럼프행정부가 반도체 수입 관세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소비자 모두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철강과 반도체 수입에 곧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반도체에 대해 최대 300%까지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아시아는 21일 “이번 조치는 미 상무부가 국가안보 위협 여부를 따지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근거한다. 업계는 영향이 단순히 반도체 제조사에 그치지 않고 훨씬 넓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널리시스 리서치’의 밥 오도넬 대표는 “반도체 관세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미국 내 수많은 제품 가격이 상당히 오를 것”이라며 “결국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이를 구매하는 기업, 최종 소비자가 부담을 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에 따르면 반도체 수입에 25% 일괄 관세만 부과해도 첫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0.18%p 줄고, 10년 지속될 경우 10년 차에는 성장률이 0.76
08.21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실제 수요의 3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기차 판매 둔화로 공급 과잉이 심해지면서 한국 일본 미국 등 각국의 생산 확대 전략도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중국 닝더스다이(CATL)와 비야디(BYD)는 예외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21일 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를 인용해 “올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은 약 3930기가와트시(GWh)에 달하지만 수요는 1161GWh에 불과할 전망”이라며 “이같은 수급 격차는 최소 2026년까지 3배 이상, 2030년에도 2배 이상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내 일부 신규 설비의 생산능력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수급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중국은 전세계 배터리의 약 70%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1위 CATL, 2위 BYD, 3위 LG에너지솔루션이다. 공급 과잉은 특히 북미에서 두드러진다. 올해 공급능력은 수요의 4.8배에 달할
08.20
중국 상하이 소재 니오(Nio) 배터리 교환소에서는 짧은 음성명령 한마디면 자동화된 과정이 시작된다. 전기차가 스스로 주차 위치에 멈추면 금속바닥에서 로봇 팔이 올라와 하부 배터리를 분리한 뒤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한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점검을 거치면 차량은 다시 도로로 나설 수 있고, 곧바로 다음 차량이 진입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단 3분이면 충분하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는 현재 중국 전역에 3000곳 넘는 배터리 교환소를 운영한다. 5분대 초고속 충전을 앞세운 비야디(BYD) 등 대부분의 제조사가 충전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니오는 배터리 교환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이 시장에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닝더스다이(CATL)가 뛰어들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CATL이 배터리 교환 인프라에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CATL은 올해 안에 승용차용 배터리 교환
08.19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가 이달 7일(현지시각) 발효하면서 이른바 ‘중국+1 전략’이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이외의 대미 수출국들에 대한 명목 관세를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외 국가, 특히 인도와 동남아시아에 생산거점을 세우는 흐름을 의미한다. 2018년 미중 1차 무역전쟁 당시 트럼프가 중국과 주변국 간 관세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베트남의 신발 제조공장부터 태국 자동차 조립공장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투자가 급증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에서 중국+1 전략이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며 말레이시아가 바뀐 무역환경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전략이 단순한 관세 회피 수단이 아니라 중국의 인건비 상승, 정치적 규제, 미국의 수출 통제 등을 피하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명목 관세율은 착시를 일으킨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펜타닐 관련 관세는
08.18
중국에서 새로 발행되는 회사채의 거의 전부가 최고 등급(트리플 A)을 받고 있다. 이는 장기간 이어져 온 구조적 흐름이지만 최근에는 중국정부가 부도 리스크 높은 기업을 회사채 시장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골드만삭스와 중국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Wind)’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발행된 중국 기업 회사채 가운데 90%가 트리플A 등급을 받았다. 이는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전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트리플 A를 받은 회사채는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등급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다는 지적이다. 중국 런민대 덩카이화 교수는 “장기적으로 신용등급 부풀리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 회사채 시장에서 올해 들어 부도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부동산 업계 위기가 4년째 이어지고 있고 미·중 무역 긴장이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
08.14
올해 상반기 중국 일대일로 투자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와 광물자원이 주요 투자 분야였다. 14일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 보고서를 인용해 “올 상반기 중국 일대일로 총 투자액은 176개 프로젝트에서 약 124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총액(1220억달러)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에너지 부문 투자가 440억달러로 2013년 일대일로 사업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석유·가스 프로젝트에만 300억달러가 집중됐다. 여기엔 중국국가화학공정국(CNCEC)이 나이지리아 오기디그벤 산업단지에 건설하는 천연가스 처리시설 계약(200억달러)이 포함됐다. 광산 투자도 역대 최고인 249억달러를 기록했다. 카자흐스탄이 주요 수혜지로, 중국 둥팡시왕(이스트호프)그룹이 120억달러 규모 알루미늄 프로젝트와 75억달러 규모 구리 투자 계약을 맺었다. 차이신은 “초기 일대일로의 대표 분야였던 교통 인프라 비중은 2018년 28%에서
08.13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인 유니콘’ 탄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즉 기업가 혼자 창업해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비상장 스타트업이 곧 나올 수 있다는 것. 생성형 인공지능(AI) 덕분에 창업 비용을 크게 낮추고 번잡한 업무를 일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영국 이코노미스트 온라인판은 미국 여성 사라 귈리엄(Sarah Gwilliam)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아니지만, 최근 부친이 사망한 후 자신처럼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고인의 업무 정리를 도와주는 생성형 AI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른바 ‘장례식 웨딩 플래너’다. 그가 만든 기업 ‘솔리스(Solace)’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다. 귈리엄 본인을 제외하면 회사를 만드는 데 관여한 ‘사람’은 거의 없다. AI 기반 창업인큐베이터 ‘오도스(Audos)’가 그의 아이디어를 유망하다고 판단해 참여했을 뿐이다. 오도스의 봇들(bots)이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세팅했다
08.12
올해 초 트럼프정부 관세 혼란으로 시장이 급락했을 때 개인투자자들은 저가에 주식을 매수(Buy the Dip)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주식은 사상최고치로 반등했고, 밈 주식 거래마저 부활했다. 월가의 전문가들 상당수에게 이는 시장과열의 또 다른 신호다. 특히 대형기술주의 주가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상황에서 밈 주식 열풍은 닷컴버블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개인투자자들의 이런 끈질김은 근거 없는 낙관론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개미들의 ‘주식 고수익 집착’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고평가된 주식의 가격조정 속도를 완화하는 완충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저가매수 흐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이유 중 하나는 투자자 세대의 변화다. 우선 닷컴버블 붕괴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재앙을 직접 경험한 투자자가 줄었다. 대신 지금의 젊은 투자자들은 첫 증권계좌를 열었을 때
08.11
올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주의’ 관세를 발표한 뒤 달러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유럽 곳곳에서 ‘이제 유로화가 세계 무대의 주역이 될 순간이 온 것인가’라는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천문학적 부채를 쌓아가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독립성마저 공개적으로 흔드는 백악관의 변덕스러운 결정들 앞에서, 단일 통화인 유로가 안정적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한 연설에서 “현재의 변화는 유럽이 스스로 운명을 더 잘 통제하고 유로가 세계적 위상을 높일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유로화 강세는 유럽 기업들의 큰 불만을 사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10일 “아직은 가변적이고 불확실한 트럼프발 관세보다 유로화 가치 상승이 주요 기업들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대비 유로는 올해 들어 13% 상승해 1.17달러에 이르렀다. 중국 위안화 대비로도 비슷하게
08.08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와 반도체 기업들이 엔비디아 등 외국산 칩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가 자율주행 등 핵심기술 개발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6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엔비디아 칩을 공급받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과 니오(Nio)는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자율주행 칩을 개발하고 있다. 샤오펑은 최신 모델에 자체 개발한 ‘튜링(Turing)’ 칩을, 니오는 ‘선지 NX9031(Shenji NX9031)’ 칩을 각각 탑재했다. 호라이즌 로보틱스(Horizon Robotics), 화웨이 산하 하이실리콘(HiSilicon), 블랙 세서미(Black Sesame), 세미드라이브(SemiDrive), 시엔진(Siengine Technology) 등 중국의 반도체 개발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이들을 포함한 10여개 중국 반도체 기업
08.07
이스라엘은 22개월째 여러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금융시장은 고공행진 중이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텔아비브증시 벤치마크 지수는 21.3% 상승했다. 전세계 주요 시장 중 거의 최고 수준이다. 해외 투자자들의 적극적 매수 덕분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이스라엘 주식을 총 85억셰켈(약 3조5000억원) 순매수했다. 이스라엘 보험 및 금융서비스 관련 주식은 68% 급등했다. 기업공개(IPO) 건수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셰켈화는 지난 4개월 동안 달러 대비 9% 이상 절상되며 세계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통화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스라엘 비영리단체 ‘스타트업 네이션 센트럴(Startup Nation Central)’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스라엘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금 유치가 최근 3년 중 가장 활발했다. 민간자본 유치 규모는 총 93억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54% 급증했다. 올해 3월 구글은 클라우드 보안
08.06
멕시코 길거리음식 ‘부리토’를 먹을 때, 인기 음악페스티벌 ‘코첼라’ 티켓을 살 때, 심지어 보톡스 시술을 맞을 때도 무이자 소액할부 서비스를 이용한다? ‘지금 사고 나중에 갚는(Buy Now Pay Later, BNPL)’ 서비스가 서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5일자 온라인판 기사에서 “지난해 BNPL 방식으로 결제된 금액은 전세계적으로 3420억달러(약 480조원)에 달했다”며 “10년 전만 해도 20억달러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급성장세”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같은 구매방식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곤 한다. 점심값조차 할부로 나눠 내는 모습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소비주의의 극단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이런 방식이 그림자금융에 가까우며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소비자들을 겨냥한 착취적 모델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런 조롱이나 우려가 소액후불결제 업계의 성장세를 막지는 못했다. 현재는 JP모간체이스와 페이팔 등 굴지의 금융회사
08.05
홍콩이 상장규정을 개편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활황인 IPO(기업공개) 시장 중 하나인 홍콩증시의 열기를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거래소는 이달 1일 IPO 개편안을 공개했다. 중국 대형기업들의 홍콩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최소유통지분 요건을 기존 15%에서 10%로 완화하고 인기 IPO의 경우 기관투자자에게 더 많은 물량을 우선배정토록 했다. 해당 규정은 이번주부터 시행된다. 거래소는 이와 함께 최소유통지분을 5%로 추가 인하하기 위해 향후 두달 동안 공개 의견수렴을 진행키로 했다. 이번 개편안의 목적은 중국본토에 상장된 기업들이 홍콩에 추가상장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기관투자자 몫의 주식을 충분히 확보해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올해 홍콩 IPO 시장 규모가 220억달러를 넘어 전년 대비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개편안은 상장시장 랠리를 연장하고 홍콩의 ‘아시아 금융
08.04
지난 2주간 미국의 대형 기술기업들이 줄줄이 호실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를 자랑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AI 호황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칩과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지출이 미국 기업들의 현금을 고갈시키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AI 호황이 가져올 잠재적 생산성 향상이나 경제성장 가능성과는 별개로 그 재원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자본시장이 상당한 부담을 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이후 정보처리 장비에 대한 실질 투자는 23%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6% 증가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미국 GDP 성장률은 1.2%에 불과했다. 그 절반 이상을 AI 중심의 정보처리 투자가 견인했다. 소비는 정체됐지만 AI 투자가 미경제를 떠받친 셈이다. 이런 투자의 대부분은 대형언어모델(LLM)을 학습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GPU와 메모리 칩,
07.25
지난 2년 동안 중국 주식시장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상장에 냉정했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기술혁신과 자본시장 성숙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중국 차이신글로벌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우칭 주석은 지난달 상하이 루자쭈이 포럼에서 나스닥 스타일의 과학기술 중심 시장인 ‘커촹반’에 새로운 ‘성장등급(Growth Tier)’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중단된 ‘제5호 상장기준’을 부활시켜 적자상태 기업들도 다시 상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이달 13일 세부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적자 기업들의 시장공개(IPO) 절차를 공식 복원했고 적용범위도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신흥산업 분야로 확대했다. 2019년 도입된 커촹반은 중국 자본시장에서 드물게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설계된 시장이다. 수익보다는 연구개발(R&D)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구조로, 바이오·반도체·우주항공 같
07.24
올해 상반기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고객 자산을 자신들이 운용하는 다른 펀드에 매각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매각이나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른바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를 활용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투자은행 ‘제프리스’ 보고서를 인용해 “사모펀드들이 올해 상반기 총 4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통해 회수했다”며 “이는 전체 매각 거래의 19%로 사상최고치다.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고 전했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사모펀드 운용사가 기존 펀드에서 보유하던 자산을 자사가 운용하는 새로운 펀드에 매각하는 구조다. FT는 “최근 수년간 IPO가 급감하고 인수합병 시장이 침체하면서 투자자에게 자금을 돌려줄 방법이 마땅치 않자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이런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사모펀드들은 3조달러 이상 미실현 자산을 보유중이다. 제프리스의 사모펀드
07.23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과거와 달리 더 오래 비상장을 유지하려고 하면서 상장기업들 수는 지난 30년 동안 절반으로 줄었다. 10억달러 넘는 가치를 인정받는 비상장 스타트업은 전세계 1500개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가 비상장시장을 점차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글로벌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를 인용해 “비상장시장에서 운용되는 자산이 2014년 이후 3배 넘게 늘었다”며 “비상장시장 규모는 향후 10년 상장시장보다 최대 2배 빠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34년 비상장시장 규모는 62조달러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비상장주식 투자는 부유하고 투자 경험 많은 사람들만의 영역이었다. 연소득 20만달러 또는 순자산 100만달러 이상의 ‘공인투자자(accredited investors)’에 한정됐다. 이렇게 제한한 이유는 개인투자자들을 고위험 투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엔젤레스 자산운용 CEO 조너선 포스터는
07.22
유럽 국가들이 자체 방산업을 키우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정부가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32개 회원국에 ‘방위비 기여금을 늘리지 않으면 유럽 방어를 포기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으름장을 놓으면서다. 물론 NATO 회원국들은 일단 트럼프정부 압박을 받아들였다.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방위비를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사이버안보와 인프라 등 국방인접 프로젝트에 추가로 1.5%를 쓰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정부의 잇따른 위협에 자체 개발·생산에 나서는 유럽 국가들이 늘고 있다. 언젠가는 미국과 견줄 수 있는 방산부문을 갖추겠다는 것.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6일 “유럽 에어버스가 미국 보잉을 넘어서는 건 한때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결국 에어버스는 보잉을 추월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벨기에 범유럽 싱크탱크 ‘브뤼헐’의 선임연구원 군트람 울프는 “유럽이 미국의 최첨단 무기를 구매하면, 미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