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4
2025
지난 3주 동안 미국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은 엔비디아나 테슬라 등 거대기업들이 주도했다. 이면을 들여다보면 패자뿐 아니라 승자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각) “투자자들이 경제침체 우려, 과도한 밸류에이션에 면역력을 가진 주식들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각) 역대 최고치를 찍은 S&P500 지수는 현재까지 약 10% 하락했다. 가장 눈에 띄는 패자는 기술주, 고성장 기업주였다. 최근 수년 동안 이들 기업의 주가는 치솟았다. 인공지능(AI) 붐의 핵심인 엔비디아 주가는 그때부터 현재까지 약 17%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첨단 반도체를 덜 쓰는 중국 AI기업들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우려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선 승리로 급등했던 테슬라 주가는 약 30% 하락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데이터분석기업 ‘팔란티어’는 지난달 최고치에서 현재까지 약 25%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에 속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그나마
03.13
트럼프 1기행정부 시절 미국증시는 올랐다. 투매로 이어질 각종 정책을 폐기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이제 2기행정부는 그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세부과와 예산삭감이 단기간 시장침체를 부른다 해도, 장기적인 경제성장이라는 과실을 맺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각) “트럼프정부 관점은 ‘청산주의(liquidationist)’ 접근법과 닮았다”며 “역사적으로 대공황 이후 허버트 후버 대통령 시절의 정책으로, 의도적인 경제침체를 불러 거품을 제거하려는 목표를 내세웠다. 문제는 투자자들에게 이를 납득시킬 증거가 많지 않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S&P500지수는 지난 한달간 7.5%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10.2% 하락했다. 두 지수 모두 이번주 들어서도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경제침체를 배제할 수 없다고 인정하면서다. 자동차와 소매업, 호텔숙박업 등 경제심리에 민감한 S&P500 소비재량 부문지수는 한달 만에 13.1%
03.12
미국 트럼프정부의 예측불가능한 경제·외교정책이 성장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가 2008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달러지수는 연초부터 지난주말 종가까지 4.2%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의 같은 기간 4.8% 하락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연말연초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미국 디플레이션 진행 속도가 둔화되고 노동시장이 놀라울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지난해 4분기부터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달러와 미국채 수익률은 꾸준히 상승했다. 동시에 글로벌 경제, 특히 유럽경제가 지지부진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꾸준히 인하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몇주 동안 대규모 관세 위협, 연방기관 인력·예산의 대규모 삭감,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 등 여러가지 상황이 미국 경제력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저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의 조합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03.11
정확히 25년 전 오늘(미국 현지시각 10일) 나스닥 지수는 5048.62로 닷컴버블의 정점을 찍었다. 5년 만에 500%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뒤 이은 붕괴는 급작스럽고 사나웠다. 당시 개인 투자자들은 인터넷이라는 신기술의 미래를 보고 투자했지만 많은 돈을 잃었다. 미국경제도 흔들렸다. 펫츠닷컴(애완동물 관련기업)과 더글로브닷컴(SNS), 웹밴(인터넷 슈퍼마켓) 등 주가 고공비행을 누렸던 기업들은 무너졌다. 오늘날 일부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과 관련해 그같은 사이클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각) “설령 그렇다 해도 닷컴버블 붕괴와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교훈이 있다”며 “인터넷 초기의 과도한 열풍은 결국 옳은 것임이 증명됐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의 두려움은 이해할 만하다. 선도적인 AI 기업들은 시장에서 수백억, 수천억달러 가치를 인정 받는다. 그중 일부는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보여주지
03.10
지난 4일 시작한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0일로 일주일을 맞았다. 폐막은 내일(11일)이다. 중국은 양회를 통해 공식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약 5%’로 발표했다. 지난해와 동일하다. 또 산업현대화, 기술자립, 내수확대 등 올해 추진할 10가지 ‘주요 과제’ 목록도 제시했다. 국내소비 촉진은 지난해 3번째 우선순위에서 올해 최우선과제로 올라섰다. 리창 총리는 보고서 발표에서 소비를 32번이나 언급했다. 기록적인 수치다. 이전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6회였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중국정부는 코로나 봉쇄 이후 회복되지 않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침체하는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려 한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발등의 불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양회 직전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했다. 한 달 전 10% 관세에 추가로 덧붙여진 것이다. 호주 맥쿼리은행의 중국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래리 후는 “이전 관
03.07
영국 스코틀랜드 남동쪽 해안에 위치한 토네스 원전은 노후화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우라늄 연료봉을 감싸는 흑연 벽돌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벽돌을 교체하기란 극히 어렵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정기적으로 현미경 카메라를 원자로에 내려 방사선에 의한 마모를 모니터링한다. 지진 등 재해 발생시 균열로 인해 원자로의 안전 정지능력이 불능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다. 이 원전 소유주는 발전량 기준 세계 1위 전력사인 프랑스 EDF다. 1988년 개장한 이 원전은 최소 2030년까지 운영될 전망이다. 발전소 책임자인 폴 포레스트는 “안전에 자신 있다. 하지만 흑연 벽돌 검사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여준다면,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4일 토네스 원전 사례를 소개하며 “전세계 각국이 저탄소 전력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원전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전세계
03.06
5일(현지시각) 독일국채(분트) 금리가 28년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독일 정치권이 국방·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역사적인 합의를 이뤄낸 덕분이다. 투자자들은 침체된 독일경제가 거대한 부양효과를 볼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분트 10년물 금리는 2.79%로, 전날 대비 0.31%p 상승했다. 이는 1997년 이후 1일 최대폭 상승이다. 시장이 독일정부의 추가적인 분트 발행을 예상하면서다. 차기총리 기독민주당 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4일 밤 경쟁관계인 사회민주당과 ‘GDP의 1%를 넘는 국방지출을 헌법에서 규정한 재정지출 한도에서 면제’하기로 극적 합의했다. 또 5000억유로에 달하는 인프라 펀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도이체방크는 “이 합의는 전후 독일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패러다임 전환 중 하나”라며 “합의의 속도는 물론 잠재적인 재정확대 규모에서도 독일통일 당시를 연상케 한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03.05
미국경제의 실시간 풍향계로 꼽히는 지표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급속한 위축을 가리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로이터통신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는 4일 ‘트럼프리세션(Trump+Recession)’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정부 경제정책이 미국경제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GDPNow)’ 모델은 3일(현지시각) 올해 1분기(1~3월)를 기준으로 미국 연간 GDP 성장률을 추산한 결과 2.8%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달 전만 해도 이 모델이 추산한 결과는 4.0% 성장이었다. GDP나우는 새로운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업데이트돼 정기적으로 공개된다. 애틀랜타연은은 지난달 11차례의 GDP 추산치를 공개한 바 있다. 직전 추산치는 지난달 28일 발표됐는데, 올해 미국 GDP가 1.5% 위축된다는 예상이었다. 미국기업들이 트럼프 관세 부과에 앞서 수입품 쟁여놓기에 나서면서 1월 무역적자가 1530
03.04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10% 추가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4일부터 중국 ‘양회’가 시작한다. 국정 자문기구인 정협(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은 4일, 국회격인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는 5일 열린다. 양회는 약 일주일간 개최될 예정이다. 중국 안팎의 분석가들은 양회에서 연간 GDP 성장 목표치가 약 5%로 제시되고 내수 촉진과 미국 관세 영향력 상쇄를 위해 재정적자 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식적인 성장률 목표치는 5일 리창 총리가 발표한다. 3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양회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지난해 12월 중국 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는 2025년 최우선과제로 ‘소비진작’을 꼽았다. 문제는 중국정부가 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자동차와 전자제품 구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금융기관에 대한 중국 주식 매입 장려 등 여러가지 정책을 시작했다. 고용전망 약세와 가계자산 감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
02.25
트럼프정부의 잇따른 연방공무원 해고가 미국정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일자리 감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경제학자들은 특히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트럼프정부는 이달 중순 연방기관들에 ‘수습직원’을 해고하라고 지시했다. 수습은 1~2년 정도 근무한 비교적 최근에 채용된 직원이다. 아직 완전한 일자리 보호를 받지 못한다. 미국 인사관리국 최신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1년 미만 재직기간의 연방공무원은 약 22만명에 달한다. 트럼프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7만5000명 이상의 연방공무원이 ‘퇴직 제안(buyout)’을 수락했다. 사직에 동의한 공무원들은 오는 9월까지 급여를 지급받는다. 리트홀츠자산운용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캘리 콕스는 “이 두 범주의 총 인원은 약 30만명에 달한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일자리 감축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여기엔 미국국제개발처(USAID)에서 일하는 계약직 직원
02.24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관세가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미국 소비자들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가 최근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4.7로 전월 71.7 대비 10% 가까이 하락했다. 또 소비자들은 향후 5~10년 동안 물가가 연 평균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향후 12개월 동안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4.3%로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설문조사에 참여한 소비자 절반 이상은 내년 실업률이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가품 구매 의향이 하락하는 등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5가지 요소가 모두 악화됐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반적인 기대감에 힘입어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등했지만 트럼프발 무역전쟁으로 미
02.21
우크라이나전쟁이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새로운 국제질서의 책임자가 결정될 수 있다. 오는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주년이 되는 날이다. 현재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 초청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올해는 2차세계대전이 끝난 지 8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많은 국가들이 종전 기념일을 활용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향후 국제질서가 크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이러한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려고 한다. 닛케이아시아는 20일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응해 중국은 인민해방군을 외교전략의 일부로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 논설위원 나카자와 카츠지는 미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
02.20
중국의 미국채 공식보유량이 2009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금 등 대체자산 보유로 다각화하는 한편 미국 외 국가들에 분산예치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재무부가 18일(현지시각)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채 보유량은 2024년 12월 기준 7590억달러였다. 연초 대비 570억달러 하락했다. 이 자료엔 중국이 다른 나라 기관에 예치한 미국채 보유량은 포함되지 않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중국은 외화자산을 금과 같은 대체자산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동시에 다른 나라에 등록된 보호계좌(custodian accounts) 등으로 분산예치하면서 미국채 보유량의 진짜 규모를 위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현재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인 브래드 셋서는 FT에 “중국은 2010년쯤 미국채를 보유하는 데 리스크가 따른다고 인식했다. 중국의 상당한 부가 지정학적 경쟁국인 미국 손바닥에 놓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셋서는
02.1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미국 산업을 보호하고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소규모 가족기업 ‘톰킨스 프로덕츠(Tompkins Products)’ 같은 일부 미국기업들에겐 재앙과도 같다. 톰킨스는 냉간 압연 알루미늄봉을 수입해 변속기 밸브 등 부품으로 만들어 미국 자동차업체들에 공급하는 기업이다. 최근 트럼프정부가 모든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톰킨스가 수입하는 주요 원자재 가격이 훨씬 더 비싸질 전망이다. 단기간에 필요한 원자재를 미국 내 공급업체로부터 조달할 수 없다면 이는 큰 부담이 된다. 이 기업 운영책임자인 트레이시 스쿠피엔은 “원자재 가격의 엄청난 상승을 상쇄할 방법은 없다.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트럼프정부는 이달 초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도 보류 상태로 대기중이다. 지난주엔 더 많은 나라들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
02.18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가장 수익성이 높은 의약품 중 하나다. 미국 제약사 머크가 2014년 출시한 이후 13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만 295억달러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그보다 효능이 뛰어난 약물이 새로 나왔다. 비소세포폐암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환자가 질병 악화 없이 생존한 기간이 11.1개월로 나타났다. 키트루다 5.8개월의 약 2배다. 이 연구를 주도한 제약사는 중국 ‘아케소(Akeso)’였다. 아케소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치료의 여신이다. 최근 중국의 인공지능(AI) 발전이 전세계를 놀래켰지만 생명공학분야에서도 그같이 중요한 변화가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17일 온라인판 기사에서 “중국은 오랫동안 복제약을 생산하고 원료를 공급하며 임상시험을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며 “하지만 이제 중국은 저렴하면서도 혁신적인 의약품을 생산하는 등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신약개발국으
02.17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온스당 2700달러대였던 국제금값은 지난주 2942.7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금은 트럼프 집권으로 가치가 오르는 금융자산·종목을 뜻하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최대 수혜주”라며 “무역전쟁과 그에 따른 경제성장 우려로 위험회피자산인 금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취임 이후 금값은 대략 7%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세는 2%에 못 미쳤다.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미국채 수익률, 비트코인 등에 대한 베팅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해 들어 달러가치는 2.4% 하락했다. 지난달 4.8%를 넘어섰던 미국채 수익률은 4.48%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각국 경제성장을 억누르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HSBC 귀금속 애널리스트 제임스 스틸은 “관세전이 가열
02.14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올해 자체 반도체칩을 출시한다. 첫번째 고객으로 메타(옛 페이스북)를 확보했다. 3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RM 최고경영자 르네 하스는 이르면 올해 여름 첫번째 반도체칩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에 ARM의 이날 주가는 6% 이상 상승했다. FT는 “ARM이 기초설계 라이선싱에서 자체 프로세서 제조로 전환하게 되면 7000억달러 규모 반도체시장에서 힘의 균형을 뒤흔들 수 있다. ARM은 앞으로 자사의 고객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전했다. ARM을 소유한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는 인공지능(AI)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원대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ARM을 중심에 뒀다. 자체 반도체 출시는 ‘AI 반도체 생산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큰 계획의 한 단계다. 손정의는 최근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를 공개했다. 소프트뱅크와 오픈AI가 AI 인프라 구축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이다. 아부다비 국부펀
02.12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경제팀이 완전히 확정되기도 전에 다양한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트럼프정부는 10일(현지시각)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앞서 캐나다 콜롬비아 멕시코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위협하고 중국에는 실제 관세를 부과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후보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후보자는 아직 상원에서 인준조차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행동반경도 넓다. 트럼프정부는 세계에서 2번째 큰 경제대국인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부품과 중간재부터 일상소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품목에 적용된다. 트럼프 1기정부는 미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활용품의 경우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향을 보인 바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대중국 관세는 트럼프 1기
02.11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외환거래 수익을 늘린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금리를 인하했다가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환율의 극적인 변동성은 대부분 사라졌다. 지난해 기습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본 엔화 급등과 같이 가끔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외환거래는 주식·채권거래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폭탄으로 글로벌 무역을 뒤흔들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 캐나다달러와 유로화는 관세위협이 있을 때마다 요동치고 있다. 관세부과가 임박한 상황에서 가치가 하락했다가 유예가 발표되면 다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통화정책 탈동조화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계속 인하하더라도 안정적으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계 금융기업 ‘옵티버홀딩’의 1일 평균 외환거
02.10
냉전 종식 이후 오랫동안 ‘북극 예외주의(Arctic exceptionalism)’라는 불문율이 있었다. 북극은 전세계 많은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 일정한 면책을 부여받았다. 이젠 달라졌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아 새로운 해로가 개통되고 석유와 가스, 주요 광물에 대한 접근이 쉬워짐에 따라 지정학 각축장으로 변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이 북극에서 이해관계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 라나 포루하는 8일(현지시각) “북극 조감도로 지구를 보면 러시아가 얼마나 큰지, 온난화되는 세상에서 그린란드가 지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왜 미국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북극의 광대한 지형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고 썼다. 새로운 항로에다 풍부한 희토류 북극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 전체 평균보다 4배 빠르다. 매년 오스트리아 크기의 빙하가 사라진다. 1980년대 이후 얼음의 양은 70% 이상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