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2
2026
“노동은 자유를 만든다.” 좀 불편한 표어다. 나치의 유대인수용소 아우슈비츠 정문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자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죽음의 가스실로 내몰렸다. 이 표어에서 노동을 독일어 원문으로 하면 자못 뉘앙스가 달라진다. “아르바이트는 자유를 만든다.” 시간제 일자리에 내몰린 한국 청춘들에게 시니컬한 희망 고문일까. 이런 노동과 자유의 관계가 묘하게 얽히고 있다. AI시대 “노동 없는 자유”이다. AI와 로봇이 생산을 담당하고, 노동은 선택이 되는 시대 말이다. 노동의 가치를 역설하며 노동으로부터 소외를 우려했던 마르크스는 “자유시간이 진정한 부(富)”라고 했다. 그러면 노동 없는 자유는 역설적으로 노동자의 천국일까. 노동 없는 시대에 노동자는 무엇을 위해 단결해야 하나. 테슬라의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현대자동차의 아틀라스가 노동의 미래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벌써부터 현대자동차 노조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증기기관을 바라보던 18세기 노동자와 다르
02.11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회장이 거북선이 새겨진 동전을 들고 “우리가 배를 지을 수 있다”라며 금융 지원을 요청했던 일화는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출발을 상징하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조선 산업은 오늘날 중국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업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다.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기간 산업이자, 해상 방위와 직결되는 안보 산업이다. 조선업은 제조업 넘어 국가안보 사업 최근 미국이 자국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한국과 협력을 추진하는 마스가(MASGA :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그램 역시 그 배경에는 미국의 국가 안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 한동안 불황의 늪에 빠져있던 K-조선은 다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세계 조선 산업의 주도권이 유럽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일본에서 다시 한국으로 넘어온 이후 지금까지는 그 자리를 지키고
02.10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가 권위주의다. 민주화 이후 4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군부정권의 유산인 권위주의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통령의 여당 지배다. 대통령이 총선후보 공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에 개입함으로써 여당을 지배한다. 대통령의 통제에 놓인 여당은 국회에서 행정부 견제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여당이 소수당일 때는 대통령 지키기에 급급하고, 다수당일 때에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보조 조력자에 그칠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당시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이제야 높게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는 권위주의 타파를 주장하면서 실제로 실천했기 때문이다. 이라크 파병과 한미FTA 체결에 대해 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대통령을 비판했지만 노 대통령은 불가피성을 설득하려 노력했다. 여당이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정치 민주화의 첩경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독자적으로 보이는 행보를 두
02.09
요즘 증시와 코인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잣대 중 ‘공포와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라는 것이 있다. 0~100이란 구간을 놓고 0에 가까울수록 공포가 크고, 100 가까울수록 탐욕이 큰 상태임을 보여주는 잣대다. 세부적으로 0~20은 극한 공포, 20~40은 공포, 40~60은 중립, 60~80은 탐욕, 80~100은 극한 탐욕 상태로 분류한다. 가격, 변동성, 금융파생상품 등 5~7개의 요소를 복합적으로 계산해 추출한다. 증시에서는 CNN머니가 개발한 지수가, 가상화폐시장에선 코인마켓캡이 자체 개발한 지수 등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다. 종전 증시에도 '공포 지수'는 있었다. 하지만 '탐욕 지수'는 없었다. '투기'라는 말 대신에 '투자'라는 점잖은 용어를 선호하는 시장 투자자들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포와 탐욕 지수'가 나온 이래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의 본질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가상화폐 시장의 경우
02.05
코스피 지수가 5000을 훌쩍 넘어서는 것을 보면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과 그것을 가로 막는 위험요인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2025년 3월 5일자 칼럼(트럼프가 벌어준 시간) 에서 미중간 패권 갈등에 따른 산업 공급망 분리가 중국과의 경쟁에 밀려 무너지고 있던 한국의 제조업에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시간은 매우 짧을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반도체를 제외한 철강, 석유화학 등 거의 대부분의 전통 제조업이 무너지는 것이 시간문제였고 삼성전자마저도 세계 시장에서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지배적이었던 때였다. 트럼프정부는 중국의 첨단화해 가는 제조업에 일종의 방어막을 침으로써 그 대안 공급망을 한국의 조선업, 원전, 반도체, 2차전지 등에서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제조업 생태계가 무너진지 오래였고, 독일은 자동차에, 대만은 IT 산업에 편
02.04
대형 서점의 ‘과학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이기적 유전자’가 올라가 있는 걸 보면, 이런 역설이 있나 싶다.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 책이 한국에서 절찬리에 소비될 이유가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기적 유전자’의 유효 기간은 한국에서 끝났다. 1977년에 나왔을 때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파괴력이 있었다. 그러나 21세기 초반을 지나 중반을 향해 가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의 주장은 울림이 크지 않다. 이게 무슨 말인가, 생각해 보자. ‘이기적 유전자’의 핵심 문장은 “유전자가 우리 몸을 만들었으며, 우리 몸은 유전자를 위한 운반차량”이다. 도킨스에 따르면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세대를 건너 이동하면서 불멸하고자 하는 게 유전자의 꿈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내 몸의 주인은 유전자이며, ‘내'가 아니라는 거다. 이때 '나'는 나의 뇌를 말한다. 유전자와 뇌의 관계가 무엇이던가? ‘뇌’는 유전자가 만든 생물학적인 도구다. 유전자는 생식세포 안에
02.03
동네 어귀를 지날 때마다 눈살 찌푸리게 만들던 ‘중국개입 부정선거’ 현수막이 얼마 전 사라졌다. 반가운 마음에 어찌된 일인가 싶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해당 현수막을 내건 정당의 대표가 수사 대상이 되어 거주지와 사무실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뉴스가 보인다.이 당은 그동안 ‘중국인 유학생은 100% 잠재적 간첩’ ‘중국인 무비자 입국, 관광 아닌 점령?’ 따위의 희한한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전국 각지에 내걸어 이름을 알린 당이다. 정당으로 등록은 했지만 혐오를 부추기는 허위조작정보성 현수막을 내거는 것 외에 딱히 알려진 게 없어 ‘현수막 정당’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사실인지 모르겠으나 현수막을 달기 위한 정당인 현수막 정당을 만들기도 한다더라”고 언급한 바로 그 당이다. 이렇게 보면 문제의 현수막이 철거된 이유가 현수막의 내용, 즉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 표현 때문으로 여겨질 법하다. 혐오를 조장하는 현수막은 ‘금지광고물’로 간주한다는 행정안전부의
02.02
새해 첫 달 증시가 뜨거웠다. 코스피지수가 5000을 뚫었다. 코스닥지수도 1000을 넘어섰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 시가총액(1월 28일 기준 3조2500억달러)이 독일(3조2200억달러)을 추월하며 세계 10위로 올라섰다. 한국 증시 시가총액이 제조업 강국인 독일을 능가한 데는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탄 반도체 슈퍼 사이클 영향이 컸다. 반도체 투톱의 실적은 놀랍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333조원에 43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에서만 매출 44조원에 1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이 97조원, 영업이익이 47조원을 각각 넘어섰다. 둘 다 역대 최대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58%로 대만 TSMC(54%)를 제쳤다. 두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 덕분이다. 올해 양사 영업이익은 200조원을 넘어 300조원에 이를 수 있
01.30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전과 충남, 광주와 전남, 부산·울산·경남까지 논의 범위도 전국적이다. 인구 감소와 재정 고갈, 지방소멸이라는 위기 앞에서 ‘합치는 것’이 하나의 해법처럼 제시된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된 점도 이례적이다. 그러나 통합을 둘러싼 질문은 여전히 계속된다. 통합이 지방의 위기를 넘는 해법이 될 것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형식적 재편에 머무를 것인지 등이다. 한국의 행정통합 논의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조선 후기 군·현 통폐합에서부터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1990년대 도농통합과 이후의 광역화 논의까지 통합과 분리는 반복돼 왔다. 결과는 비슷했다. 기대는 컸지만, 통합이 지방의 자율과 경쟁을 실질적으로 강화했다는 이야기는 찾기 어렵다. 통합은 왜 늘 위기 속에서 등장했는가 반복된 역사에는 일관된 맥락이 있다. 효율과 절감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중앙권력이 지방권력을 관리·통제하기 쉬운 구조를 만드
01.29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지수가 코스피 5000, 코스닥 1000을 찍었다. 6000과 2000을 향하고 있다. 꿈의 지수다. 이 같은 지수가 제시될 때마다 ‘의심’이 앞선다. 5000에 도달한 지금도 반응은 별반 다르지 않다. 사회 전반에 깔린 인식, “주식은 믿을 수 없고, 결국 부동산만 남는다”는 집단적 학습의 결과다. 코스피 6000과 코스닥 2000, 이 수치는 낙관적 상상이 아니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과 제도 변화가 정상적으로 반영될 경우 시간문제다. 지금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지금까지는 왜 불가능해 보였고, 지금은 왜 가능해지고 있는가’이다. 한국 증시 저평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북한 변수’, ‘대외 의존 경제’ 같은 외생 변수로 설명해 왔다.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설득력을 잃었다. 한국 기업이 질적 양적으로 달라졌다. 글로벌 매출 비중과 제조업의 기술 경쟁력이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과 주식시장 저평가의
01.28
1989년은 미국인들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해였다. 헐리웃의 간판 영화회사 컬럼비아픽처스가 일본 전자회사 소니에 팔리더니, 뉴욕 맨해튼의 ‘심장’으로 불리던 록펠러센터마저 일본 부동산회사 미쓰비시지쇼의 손으로 넘어갔다. 미국의 번영을 상징해온 두 회사가 잇달아 일본 기업에 넘어가자 현지 언론은 “미국의 영혼이 팔려나갔다”는 탄식을 쏟아냈다. 미국 내에 ‘반(反)외국자본’ 정서가 확산됐다. 가뜩이나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진군으로 디트로이트의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휘청거리고, 펜실베이니아의 철강회사들이 일본과 유럽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문을 닫고 있던 때였다.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고, 외국기업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감은 더욱 커졌다. 바로 이 시기에 로버트 라이시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90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한 논문 제목은 ‘누가 우리인가(Who is us)?’였다. 요지는 명료했다. ‘누
01.27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두 사람의 연설이 대조되었다. 그중 한 사람,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연설은 가장 주목을 받았지만 사람들에게 익숙한 스타일과 내용이어서 별다른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그는 세계를 상대하는 정치가로서가 아니라 계산적인 정치꾼으로서 국내의 당파적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의 연설은 주로 자화자찬 사실왜곡, 그리고 생각이 다른 상대방들에 대한 거친 비난으로 채워졌다. 예상했던 대로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미국에 넘기라는 요구도 반복됐다. 그가 말한 내용 중 그래도 타당성과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것 한가지는 유럽 나라들이 국방비를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이미 유럽 나라들이 받아들여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안이다. 트럼프의 압력도 작용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에서 국방분야 투자의 필요성이 커진 것도 큰 요인이다. 또 한 사람,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연설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01.26
북극해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 섬 그린란드. 남한 면적의 21배, 인구는 고작 5만7000명이다. 이 섬이 갑자기 세계 뉴스의 중심에 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섬을 사들이겠다고 말하면서다. 동맹의 영토가 거래 대상처럼 언급됐다. 2차대전 후 80년 동안 우리가 익숙했던 외교의 문법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다. 유럽 외교가의 공기가 차가워졌다. 덴마크는 단호하게 반대입장을 밝혔다. 유럽 내부에서도 안보와 주권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잇따랐다. 그러자 트럼프정부는 통상문제를 거론하며 압박성 발언을 이어갔다.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외교적 파장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서 수위 조절에 나서는 듯한 모습도 보였지만 이미 던져진 메시지는 남았다. 동맹을 설득의 상대라기보다 협상의 카드처럼 다루는 태도에 문제는 땅이 아니라 시선이었다. 전후 미국은 힘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그 힘은 대체로 제도와 동맹이라는 틀 안에서 움직였다. 갈등은 회의 테이블로 올라왔고 군사력은 마지막 수단으
01.22
“과거를 바로 세우는 일이 미래를 함께 여는 길이다.” 7일 중국 국빈 방문 중 상해임시정부 청사를 찾았던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공화국’의 희망을 지켜냈던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을 기리며 한 말이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시작된 곳, 대한민국이 지키겠다”는 방명록도 남겼다.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우리 정체성의 뿌리임을 확인하고 지난 정권에서 발호했던 뉴라이트와의 절연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뉴라이트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권위주의 체제 붕괴 후 기득 보수세력이 헤게모니를 회복하려는 과정에서 형성된 사상적 정치적 흐름이다. 1990년대 말 사회주의권 붕괴 충격 속에 전향한 일부 좌파 운동권 인사들이 합류하고, 낙성대연구소 연구자들이 가세하면서 뉴라이트는 뚜렷한 진영의 윤곽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세를 불린 뉴라이트는 경직된 반공 프레임에 시장주의와 식민지 근대화론을 결합한 이데올로기를 학문의 논리로 포장했다. 분단 불가피론, 1948년 건
01.21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대한민국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에 불과했다. 미국 원조 물자로 다수의 국민이 생계를 이어가는 시대였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하루 세끼를 못 먹는 국민이 많았고 입을 옷이 없어 여름철에는 맨몸으로 다니는 어린이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70여년이 지난 2026년 대한민국은 놀랍게 발전했다. 대한민국이 만든 선박은 전세계 바다를 돌아다닌다. 삼성전자가 생산한 핸드폰은 아시아는 물론 남미와 아프리카인도 애용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생산한 자동차는 세계 도로를 달린다. 그리고 세계 최강 미국의 군함을 한국의 조선기업이 만들 계획이다. 대한민국 기업이 만든 무기는 세계의 군대에서 쓴다. 경제적으로만 성공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은 하계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동계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세계인들을 흥분시켰다. 최근에는 K-팝과 영화 드라마 등 K-컬쳐, K-푸드 등 문화적으로도 성공해 세계인은 한국인의 노래와
01.20
중국을 선진국으로 보느냐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적어도 소프트웨어(SW)에 관한 한 선진국으로 봐야 한다. 세계에 충격을 던진 딥시크 인공지능(AI) 모델 덕이 크지만 사실은 그게 다는 아니다. AI에서 독보적 위치에 있는 엔비디아는 그들만의 강력한 무기인 SW생태계도 갖고 있는 엄연한 SW 강세 기업이다. 딥시크도 엔비디아 반도체 위에서 돌아간다. 때문에 중국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최근 국내 반도체기업 연합전선을 형성해 고유의 SW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더 나아가 화웨이를 활용해 엔비디아 생태계를 격파하려는 전략까지 짜고 있다. 미중 기술패권 전쟁이 도와준 측면도 있으나 이것도 그게 다가 아니다. 실은 20년전부터 중국은 SW 기술자립 의지가 남달리 강했다. 화웨이가 좌절의 벼랑 끝에서도 어렵게 윈도우급 OS를 성공적으로 국산 제작한 것은 미국과의 갈등이 있기 전 일이다. 중국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를 다룬 논평은 많으나 그들은 일률적으로 이렇게 말
01.19
탁월한 문학작품은 세월이 흘러도 영감을 주는 명언을 남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장편소설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도 그렇다. “자네는 어떻게 파산했나?” “두 가지 방법으로…서서히 그러다 갑자기.” 촌철살인 같은 대화는 인간의 실패를 통찰한다. ‘서서히 그러다 갑자기’ 현상은 자연과 사회 변화에서 숱하게 등장한다. 변화의 압력은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커지다 임계점에 이르러 어느 순간 폭발한다. 한국의 IMF 외환위기는 경제적 고난을 상징하는 대명사다. 고도성장 경제의 표본이던 한국의 1996년 경제성장률이 8%로 떨어졌다. 1995년 9.7%에서 조금 떨어지자 언론은 경기침체를 우려했다. 쓸데없는 걱정 같았다. 8% 정도면 낮지 않은 경제성장률이었다. 하지만 불황조짐은 이전부터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성장률 감소가 수출액 감소, 대외채무 폭증과 맞물려 있었다. 한국 기업들은 성장세만 믿고 무분별하게 외국자본을 차입했다. 아시아 경제 전반에 불안감을 느낀 외국자본이 급
01.15
“우리 개는 안 물어요.” 맹견 주인들은 이구동성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는 어떠할까. 맹견이 아니라 애완견이라도 자기의 밥그릇을 건드리면 이빨을 드러낸다. 그게 본성일 것이다. 한때 검찰은 권력의 주구로 불렸다. 권력자가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물었다. 보상은 확실했다. 먹고 남은 뼈다귀였다. 살점이라도 두툼하게 붙어 있으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최대한 아양과 복종심을 보였다. 주인들은 입 마개와 목줄을 꺼렸다. 몸부림치며 완강히 거부하거나 짐짓 슬픈 표정으로 낑낑대는 거다. 단념한 주인들은 두려워하는 이웃에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개는 물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랬다. 이미 송곳니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두둔했다.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이다. 자신이 먹이도 줬고 선의로 대하는 만큼 충성스러우리라 믿었을까. 결과는 모두가 안다. 목줄을 채우지 않은 검찰이 안방을 차지하고 주인과 가족의 뒤꿈치를 문 것을. 나아가
01.1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우리의 아픈 데를 찔렀다. 그는 한국의 저출생과 인구감소를 언급하며 지난 8일 보도된 매체에서 “한국은 3세대 후 인구가 1/27로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인구감소는 잘 알고 있으니 그런가 했는데 “북한이 침공할 필요도 없다. 그냥 (휴전선을) 걸어서 넘어오면 된다”라며 한국인의 염장을 질렀다. 한국이 어디가 약점인지, 무슨 얘기를 들으면 벌떡 일어나는지를 미국 사람도 잘 알고 있는 거다. 일론 머스크 얘기를 전해 들은 한국인들은 그냥 대범하게 듣고 넘기고 있다. 많이 듣던 소리~. 1970년 새마을운동을 시작했을 때 아버지를 따라 농촌 마을에 가본 기억이 있다. 마을 진입로가 없어서 차가 못 들어가니 길을 뚫는 거였다. 땅주인들이 길에 들어갈 땅을 내놓고, 마을 주민들이 삽을 들고 나와서 길을 닦고, 정부는 그 위에 퍼부을 콘트리트를 지원했다. 그렇게 시작한 새마을운동이었고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노래를 전국에서 불렀다. 전세계가 놀란 한국
01.13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비리문제가 여당의 개혁 드라이브를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보수세력보다 상대적으로 도덕적 우월성을 내세웠던 민주당의 이미지도 훼손되고 있다. 갑질을 포함한 국회의원들의 비리 폭로는 공통적으로 보좌진의 정보제공으로 촉발됐다. 작년 7월 강선우 성평등가족부장관 지명자는 보좌진에 대한 갑질 문제로 낙마했다. 당시 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강 지명자를 두둔하면서 보좌진과 의원은 동지적 관점, 식구 같은 개념이 있다고 발언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보좌진에게 별장 잔디깎기, 강아지 산책, 집 청소, 당근에서 물건거래 등을 지시한 것도 갑질이 아닐지 모른다. 심지어 이춘석 의원이 보좌관 명의의 차명계좌로 주식거래를 하는 것도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 의원들은 사회관계가 변화되는 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지체를 겪고 있다고 봐야 한다. 초대 국회부터 2대까지는 보좌진 제도가 없었다. 유신정권에서는 비서제도가 폐지되기도 했다. 12대 국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