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2
2025
일본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쿄 금융권에서 인재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의하면 씨티그룹, JP모건, 칼라일그룹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투자기회 확대에 발맞춰 일본 내 인력을 공격적으로 확충하고 있으며, 일부는 고액 연봉과 특별 대우를 내세워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다. BDA파트너스 도쿄지점의 제프 액턴 파트너는 “지금 일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고, 모두가 시장 흐름을 활용하기 위해 인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씨티그룹은 일본 내 투자은행 부서를 15% 확대 중이며, 칼라일그룹은 30억달러 규모의 일본 바이아웃펀드(경영권을 인수해서 기업가치 높인 후 재매각하는 사모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10명의 전문가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베인캐피털, 블루아울캐피털 등도 잇달아 일본 내 인력 충원을 발표했다. 일본 금융업계가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재개, 낮은
06.11
팬데믹 이후 움츠러들었던 대면 소비가 회복되면서, 전 세계 소비 패턴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의하면 ‘집콕 경제(Hermit Economy)’는 막을 내렸지만, 그 자리를 ‘나홀로 경제(Loner Economy)’가 대신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등 방역조치가 끝나면서 사람들은 다시 외출하고 여행을 떠나지만, 이전처럼 무리지어 다니기보다는 혼자 즐기는 소비 형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2023년 이후 미국의 헬스케어 지출은 실질 기준 10% 증가했고, 대중교통 이용도 21% 늘었다. 항공사들의 프리미엄 좌석 매출은 연 7% 증가하며 고급 소비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식당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 기준으로 올해 6월 초 식당 착석 인원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그러나 외출 방식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에어비앤비
06.10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증시가 해외 자산운용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글로벌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98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최근 들어 가장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이는 이 대통령의 주주 친화 정책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버딘 인베스트먼트, 픽테 자산운용, 프랭클린 템플턴 등 주요 해외 운용사들은 최근 한국 주식 비중을 확대하거나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강조한 “주주 친화적 개혁”과 상법 개정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대통령의 취임 첫날 코스피 지수를 강세장으로 이끌며 기대감을 반영했다. 특히 일본의 지배구조 개혁과 유사한 흐름을 기대하며 한국판 ‘밸류업(Value-up)’ 프로
애플이 9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회의(WWDC) 첫날 행사에서 자사 인공지능(AI) 모델을 처음으로 외부 앱 개발자들에게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팀 쿡 CEO는 이를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의 힘을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며, AI 기능은 이날부터 테스트가 가능하고, 오는 가을부터 정식 출시 예정이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도 핵심 음성비서 시리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빠졌고, 주가는 1.2% 하락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애플의 AI 전략 핵심이 비어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9일부터 13일까지 개최하는 WWDC에서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야심 차게 발표한 인공지능(AI) 전략 ‘Apple Intelligence’는 주요 기능 대부분이 아직 출시되지 못했고, 핵심인 음성비서 시리(Siri)의 업그레이드도 계속 지연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리는 수억 대의 애플 기기에 탑재된 대표적인 AI 기능이지만,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Gemin
06.0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 외국인 유학생의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미국 연방법원이 이에 제동을 걸었다. 보스턴 소재 연방법원 앨리슨 버로스 판사는 5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시행, 유지, 집행, 혹은 그 효력을 부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임시 금지 명령(temporary restraining order)을 내렸다. 해당 명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외국인 유학생 입국 금지 행정명령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조치다. 하버드대는 같은 날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이번 행정명령이 “하버드가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권리를 행사한 것에 대한 명백한 보복으로, 정부의 조직적이고 점증적인 보복 행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하버드는 전체 학생의 약 4분의 1이 외국 국적자이며, 일부 대학원에서는 그 비중이 더 높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유학생이 대부분 전액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어 학교 재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하버
로스앤젤레스의 주차장에 천막을 세운 세 친구가 있었다. 치킨 튀김기와 플라스틱 테이블 몇 개, 임시 천막 하나가 이들이 가진 전부였다. 첫날 벌어들인 돈은 고작 40달러. 하지만 이 작은 실험이 바로 지금 미국 외식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데이브스 핫치킨(Dave’s Hot Chicken)’의 시작이었다. 이 브랜드는 2일(현지시간) 무려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에 매각됐다. 창업자 아르만 오가네시안(Arman Oganesyan)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그때 이런 미래를 예견했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 말을 들었다면, ‘너 지금 재정신이야?’라고 했을 거예요.” 놀라운 점은 이것이 단순한 음식점 창업 성공담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동 창업자 데이브 코푸샨(Dave Kopushyan)은 원래 채식주의자였고,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 출신의 고급 셰프였다. 반면 오가네시안은 패스트푸드 마니아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었다. “우린 입맛이 완
06.0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기조가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폴 앳킨스 신임 SEC 위원장 체제에서 SEC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강화됐던 환경 공시 규정, 암호화폐 규제, 사모시장 접근 요건 등 주요 정책들을 줄줄이 뒤집고 있다. SEC 내부에서 “규제는 공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철학을 강조하고 있는 마크 우예다 위원은 최근 이코노미스트 팟캐스트 ‘머니 톡스’에 출연해 “SEC는 정책을 집행하는 기구가 아니다”며 “우리는 ‘증권 및 환경 위원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우예다는 특히 바이든 전임 체제에서 강화된 기후위험 공시와 사이버 보안 공시 등 일련의 규정을 ‘정치적 판단에 근거한 규제’라고 규정했다. 그는 “상장기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재무정보가 아닌 정치적 의제가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도록 허용한 것이야말로 SEC 역할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암호화폐 규제다. 전임 게리 겐슬러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라면 최근 유로화·엔화 강세, 달러 약세 같은 외환시장 변동성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환율이 주식 투자 수익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계산해본 경험은 드물다. 해외 기업의 매출과 비용이 어떤 통화로 이루어지는지, 해당 기업이 유로화 표시 채권을 얼마나 발행했는지, 또는 그 리스크를 어떻게 헤지하고 있는지까지 따져보는 일은 전문가에게도 쉽지 않다. 실제로 많은 투자자가 환위험 분석을 ‘너무 복잡한 영역’으로 치부하고 외면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들어 환율이 급격히 요동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재점검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유럽은 국방비 지출 확대 계획으로 유로화가 급등했고, 일본은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수년 만에 엔화 강세 분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달러는 글로벌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가가 하락하면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손실을 어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명문 사립대학인 컬럼비아대학교의 학위인증에 공식 이의를 제기하며, 연방 차원의 법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 교육부는 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컬럼비아대가 연방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 중부 고등교육위위원회(MSCHE)에 컬럼비아가 MSCHE의 교육기관 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컬럼비아대 지도부는 캠퍼스 내 유대인 학생에 대한 괴롭힘에 대해 의도적으로 무관심했다”며 “이는 부도덕할 뿐 아니라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컬럼비아의 인증을 담당하는 MSCHE는 관련 서한을 접수했으나 논평은 거부했다. 컬럼비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성명을 통해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퇴치에 깊이 헌신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06.04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시가총액 1조달러 고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CEO 제이미 다이먼은 2006년 취임 이후 18년 동안 JP모건을 ‘금융업계의 엔비디아’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에는 미국 은행 역사상 최대 규모인 540억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고, 현재 시총은 7300억달러로 대형 은행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다이먼은 여전히 “물러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6월 2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모닝스 위드 마리아’에 방영된 인터뷰에서 그는 “은퇴는 아직 몇 년 남았다”며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매일 싸워야 할 무언가가 없으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CEO 퇴임 이후에도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할 방침이다. JP모건은 거대한 예금 기반(2.5조 달러)과 51%의 효율성 비율(업계 평균보다 15%포인트 낮음)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1달러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평균 0.61달러
미국 종합 헬스케어 기업 CVS 헬스(뉴욕증권거래소: CVS)가 2025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2026년부터 오바마케어(ACA) 개별 보험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5월 1일(현지시간) CVS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2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1.31달러 대비 큰 폭의 증가이며, 런던증권거래소(LSEG) 예상치(1.70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의료비 지출이 예상보다 낮았던 것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회사는 이에 따라 2025년 연간 EPS 전망을 기존 5.75~6달러에서 6~6.2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2024년에는 인수한 보험사 에트나(Aetna) 부문과 약국 사업 부진, 이익 가이던스 하향 조정 등으로 주가가 40% 넘게 하락했던 CVS는, 올 들어 실적 반등에 힘입어 상당 부분 회복에 성공한 모습이다. 데
06.02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캐리 트레이드 전략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일부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고, 투자자들은 고금리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일본 엔화(저금리)를 빌려 브라질 헤알화(고금리)로 표시된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낮고 금리차가 클수록 이 전략의 수익률은 높아진다. 최근 JP모건의 글로벌 통화 변동성 지수는 4월 초 11%에서 5월 말 8.7%로 하락하며 시장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멕시코 페소, 브라질 헤알화, 칠레 페소, 남아공 랜드 등에 다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실제로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지수는 5월 말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픽테자산운용의 고위 채권 운용역 알리 보라 이기트바시오울루는 “미국의 무역 정책 긴장이 완화되면서
최근 미 하원을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안에 따라, 미국 주식과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추가 세금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법안의 899조(Section 899)는 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불공정한 세금’을 부과한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이 이에 대해 보복성 과세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조항은 미국 주식 배당금과 일부 회사채 이자소득에 대해 매년 5%포인트씩, 4년에 걸쳐 총 20%포인트까지 세율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현재 과세가 면제된 해외 국부펀드의 미국 투자 수익에도 과세가 가능해져,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미국 투자 환경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대형 로펌 데이비스 폴크에 따르면, 이 조항은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유럽연합(EU) 국가,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국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미
05.30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 연구 예산 삭감과 연방 인력 축소가 미국 전역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후 재해 예측부터 감염병 통제, 공기 오염 규제까지 미국 내 과학기반 서비스가 무너지고 있으며, 그 피해는 일반 국민에게 직접 전가되고 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매일 두차례 대기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기상관측용 기구를 띄워 정밀한 날씨 예보를 제공해왔지만, 최근 인력 감축으로 기구 발사를 하루 한 번으로 줄인 사무소가 생겨났다. 켄터키주 잭슨 사무소는 야간 근무조조차 꾸릴 수 없어, 최근 토네이도 피해 당시 19명이 사망했음에도 제때 경고를 보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는 지진 발생 시 국민에게 경보를 발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2인 1조로 운영되던 감시 인력 중 한 명이 2월 정리해고 되면서 과중한 업무 부담이 생기고 있다. 전 센터 직원 카일라 베송 박사는 “번아웃은 예전부터 문제였고, 이제는 실수 가능성이 치명
05.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대 외국인 유학생 비율을 15%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국가들은 우리를 돕지 않는다. 그들은 하버드대나 우리 대학에 투자하지 않는다”라며 “하버드는 외국인 학생 비율을 현재 31%가 아니라 15%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나 다른 명문대에 입학하고 싶어도 외국인 학생들 때문에 미국 학생들이 자리를 못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를 포함한 명문대학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는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시위 이후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대응 미비를 이유로 대학 정책 전반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미 하버드의 국제학생 등록을 금지하고 재정 지원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다만 이 조치는 23일 법원에 의해 일시적으로 제지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무부는 외국인 유학생 및 교환 프로그램 신청자에 대한 해외 인터뷰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가 맞물리며 아시아 국가들의 전통적인 해외투자 모델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수출로 달러를 벌어 미국 자산에 재투자하던 수십 년간의 전략이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와 시장 급변성 속에 구조적 전환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급등한 아시아 통화가 충격을 키웠다. 대만 보험사들은 지난 4월 미국 투자자산에서 6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5월 초 대만달러가 2거래일 만에 8.5% 급등하며 환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한 파생상품 거래)를 하지 않았던 자산에서 약 180억달러 규모의 평가손이 발생했다는 추정도 나왔다. 대만 정부는 기업들의 해외투자 자산의 90% 이상이 달러 표시라고 밝혔다. 엔화 강세 또한 달러 자산 매도를 부추겼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전환 이후 2024년 7~8월 사이 엔화는 달러 대비 14% 상승했다. 문제는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수년간 활용돼 온 ‘캐리 트레이드
05.28
미국 셰일산업이 10년 호황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석유기업들이 유가하락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때문에 생산을 줄이고 시추장비를 철수하면서 업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에너지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 원유 생산량은 2025년 하루 1330만 배럴로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 여파로 수요가 급감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10년 만의 첫 연간 감소다. 셰일산업은 그동안 값싼 석유·천연가스를 대량공급해 국내 경제성장, 고용확대,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하며 미국을 에너지 강국으로의 도약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61.53달러로 떨어져 셰일 업체들의 평균 손익분기점인 65달러를 밑돌고 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분기별 에너지 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 유가는 대부분 기업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이다. 데번 에너지의 클레이 개스파 CEO는 “지금은 비상상황이다. 모든 가능성을 검
05.27
(1면에서 이어짐) 이렇게 피해자와 긴밀한 관계가 만들어지면, 사기범들은 피해자가 투자에 나서도록 유도해 전 재산을 탈취하고 사라진다. 문제는 피해자뿐 아니라 사기 수행자조차도 종종 또 다른 피해자라는 점이다. 미얀마 내 복합 건물에서 고문과 감금에 시달리며 사기를 수행하는 인신매매 피해자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범죄 조직이 지방 도시의 시장까지 장악해 30개의 건물에서 사기 센터를 운영해 400만달러를 세탁한 정황도 드러났다. 싱가포르는 대응책으로 경찰과 은행, 전자상거래 기업이 실시간으로 사기 자금을 추적·동결할 수 있는 공동대응센터를 운영 중이다. 일부 은행들은 송금을 지연시키고 복수 인증 절차를 추가해 피해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사기범들이 인공지능(AI)과 딥페이크 기술까지 활용하면서 대응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영국 엔지니어링 기업 Arup의 홍콩 지사에서는 AI로 위조된 임직원 영상 회의에 속아 2500만달러가 송금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대학교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하버드에 지원되는 30억달러(4조1000억원) 규모의 연방 보조금을 회수해 미국 내 직업학교에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꼭 필요한 훌륭한 투자”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별도 게시글에서 하버드의 일부 외국인 유학생들을 “급진화된 미치광이(radicalized lunatics)”라 부르며 “정부가 이들이 다시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하버드로부터 외국인 학생 명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23일 보스턴 연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등록 금지 조치에 대해 임시 금지 명령을 내린 이후에도 하버드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시 법원은 하버드가 정부 조치로 인해 “즉각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디지털 선진국 싱가포르가 전례 없는 ‘스캠데믹(Scamdemic)’에 휘말렸다. 부유하고 디지털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국가의 특성이 오히려 각종 온라인 사기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2023년 싱가포르에서 보고된 사기 건수는 5만건을 넘었고, 피해금액은 약 11억싱가포르달러(1조1700억원)에 달했다. 피해자 1인당 평균 손실액은 4031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기유형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데이팅 앱을 이용한 로맨스 사기, 가짜 채용공고, 정부기관 사칭, 악성코드 감염, 가짜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이 복합적으로 활용된다. 78세의 배우 로렌스 팽은 “처음엔 그냥 가볍게 대화했을 뿐인데 몇달간 정을 쌓은 뒤 암호화폐 투자로 유도됐다”며 4만 싱가포르달러를 잃은 사례를 공개했다. 국제 경찰기구 인터폴은 이 같은 범죄의 상당수가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의 대형 콜센터에서 시작된다고 분석했다. 이들 센터에는 인신매매 피해자로 구성된 ‘사기 노동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