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7
2025
2024년 12월 26일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A사는 금융기관 차입금 만기연장을 위해 고의로 현금과 당기순이익을 과대 계상하고 이를 외상매출금 등으로 대체하거나 허위 외상매출금을 외상매입금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은폐했다. 더 나아가 목표한 이익을 맞추기 위해 기말 재고자산 명세서를 조작해 재무제표 수치를 부풀렸다. 이에 대해 내부 직원 乙은 관련 증거자료를 첨부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했고 A사는 감리와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제재를 받았다. 이 사례는 내부신고제도가 단순한 고발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회계투명성과 시장 신뢰를 지키는 실효적 장치로 작동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새 정부가 국정운영의 핵심가치로 강조하는 ESG 경영에서 내부신고제도는 G(Governance, 지배구조)를 구현하는 대표적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단순히 이사회의 독립성이나 보고서 제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부조리를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06.26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자유는 인간의 본질적이고 양도불가의 천부인권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권의 속성이 인간의 자유를 불완전한 것으로 만들었다. 한 개체의 제한되지 않은 자유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해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이 국가를 필요로 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인간은 국가를 통해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받고 안전을 향유하게 되었다. 국가는 본질적으로 이러한 구성원들의 안전을 최대한으로 보장하기 위해 창조된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주권자인 국민의 안전과 행복에 기여해야만 그 존재의 의의가 있다. 국가의 이익은 국민 이익의 총합이다. 즉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최대한으로 지켜내는 것이 국가의 최대 이익이다.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지켜내는 것이 국가의 이익이라는 것이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외교다.
06.25
1950년 6월에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75년이 되었다. 이제는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도 드물다. 1950년대에 태어나 국민학교 시절에 6월만 되면 ‘상기하자 6.25’ 표어가 붙은 포스터를 그리고 웅변대회, 글짓기 대회를 하던 세대도 은퇴했다. 필자도 제사나 명절 차례가 있을 때마다 어른들의 화제는 의례 전쟁때 피난가거나 군대에서 겪은 전쟁 얘기로 흘러갔던 기억이 남아있다. 인천에 상륙한 유엔군이 서울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시가전, 혹한 속에 겪은 1.4 후퇴, 휴전 직전의 고지전 얘기는 하도 많이 들어 거의 욀 정도가 되었다. 휴전상태인 한국전쟁은 법적으로는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끝났다. 최근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세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희한한 분쟁이 서울에서 발생했다. 재개발 고층된 아파트에 입주하려던 주민들이 옥상에 대공포 진지가 설치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건설사에 속았다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건설사는 진지 설치가 건축허가 조건이었고 군사
06.23
이재명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진짜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중심의 일극적 성장이 아니라 지역과 국민이 함께 나누는 실질적이고 균형잡힌 분권적 경제체제를 뜻한다. 그 배경은 산업화 시대의 성장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됐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의 희생과 침체, 나아가 소멸 위기에 맞닥뜨린 현실을 직시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은 단순히 예산을 지방에 더 푸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권력구조, 행정 시스템, 그리고 의사결정 주체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얼마나 이동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치안 역시 마찬가지다.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경찰개혁은 지방정부가 지역 주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경찰 서비스를 스스로 결정하고 적기에 집행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2021년의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은 중요한 변화를 의미한다. 자치경찰제는 중앙집권적 경찰체제를 넘어 지역 주민의 삶과 밀착한 치안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였다.
06.20
미국 백악관 브리핑룸에서는 종종 설전이 벌어진다. 대통령은 기자의 불편한 질문을 ‘무례’라고 비판하고, 기자는 대통령의 얼버무림을 ‘무성의’라며 맞선다. 잘 알려진 일화 중 하나는 2018년 11월 7일의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Caravan)’을 ‘침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CNN의 짐 어코스타 기자는 “침공이 아니다. 이민자들이 미국에 오려는 행위일 뿐”이라고 강변했다. 트럼프는 “무례하다. 당신은 국민의 적”이라며 쏘아붙였다. 거친 설전과 소동은 고스란히 방송으로 생중계됐다. 소동 직후 백악관은 어코스타의 출입을 정지시켰다. CNN은 곧바로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언론과 권력 간의 긴장 관계, 권력의 언론관, 권력에 굴하지 않는 기자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백악관 브리핑룸의 생중계는 역동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통령실은 브리핑룸에 카메라를 더 설치해 기자의 질문 장면을 생중계한다고 한다.
06.19
지난 10일 공수처가 ‘채 해병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4일 제20대 대통령기록물의 지정기록물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 완료된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봉인이 풀리고 수사기관이 내용을 들여다본 것이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것이다. 내란특검 김건희특검 채해병특검 등 이른바 3대 특검의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이 사실상 예약돼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지정기록물제도는 대통령이 특별히 지정한 기록을 장기간 보호함으로써 후대를 위해 충실히 기록을 남기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런데 이런 취지에 부합하는 성과는 이제까지 확인된 바 없고 오히려 대통령의 잘못을 은폐하는 수단이나 정쟁의 도구로 악용되는 결과만 양산해 왔다. 이 제도를 창안하고 시행한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퇴임 후 쌀직불금이나 남북정상회담회의록 등과 관련해 지정기록물의 봉인이 해제되는 수난을 당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기록을 당시 윤석열 총장의 검
06.18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채해병 특검 등 3대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내란종식’ ‘내란심판’을 선거전에 내걸고 정권교체에 성공했기 때문에 특검을 추진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정치적 숙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통합을 내걸고 있는 이재명정부의 통치 방향을 생각한다면 한편으론 부담스럽고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사정정국이 내란심판 성격보다 보수정당에 대한 탄압이나 보복으로 인식되는 경우 오히려 후폭풍이 불 수도 있다. 전반적인 여론은 민주당의 특검 정국에 호의적인 편이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지난 6월 9~11일 실시한 NBS조사에서 이른바 ‘3대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4%, ‘특검법에 반대한다’ 25%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에서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반대
06.16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집중육성."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건 슬로건과 핵심공약이다. 조기대선으로 아직 국가 마스트플랜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평가다. 방법론은 공시적 통시적 현상학적 접근이다. IMF외환위기 국복에 성공한 김대중 신경제 전략과 국제적으로 평가받는 독일성공모델을 분석해 새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도 2015년 독일을 벤치마킹해 만든 '중국제조 2025'로 이미 독일을 넘어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 필자가 지난 15년 동안 주창한 ‘넥스트 코리아, 비욘드 저먼', 즉 한국이 독일을 뛰어넘는 전략이다.(김택환 ‘넥스트 코리아’ 2012, 메디치)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경제 3위 독일과 한국(13위) 산업구조와 매출액을 비교하면 1차산업인 농업 임업 등이 차지하는 GDP 비율(매출액)은 한국 1.6%(270억달러) 독일 0.84%(380억달러)다. 두 나라 모두 2차산업 제조업 강국이지만 독일은 18.5%(8390
06.13
챗GPT에게서 만족스러운 답을 얻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질문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AI는 이미 학습된 결과만 단편적으로 도출해내다 보니 단순한 질문의 의미를 다각도로 해석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전 부터 질문자의 감정과 분위기까지 읽어낼 수 있는 ‘멀티모달 AI’ 시대에 돌입했다. 언제부턴가 ‘모달(Modal)’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지만 영어사전을 검색해도 나오지 않거니와 시원한 설명도 없다. 굳이 번역하자면 ‘가장 빈번히 사용하는’의 뜻으로 영어 ‘모드(mode)’에서 파생된 ‘모달리티(modality)’에서 비롯됐다. 30여년 전 개발했던 음성인식 프로그램에서 ‘호텔예약을 하려합니다’라는 문장 대신에 ‘호텔예약’이라 말하면 ‘유니모달’, 음성과 번호키를 눌러 두 가지 이상의 입력을 받게 하면 ‘멀티모달’이라고 했던 것을 기억해냈다. 이처럼 모달이란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왔다. 따라서 요즘 AI에 따라붙는 ‘멀티모달’은 시각 청각을 비롯한 여러 방법을
06.12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한편에서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절박성도 이전 정부와는 남달라 보인다. 무엇보다도 외환위기 이후 지속해온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 장기성장 국면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가 던져져 있다. 하지만 현실 조건은 외환위기 직후 출범한 김대중정부 때보다도 냉혹하다. 세 가지만 이야기해 보자.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상황은 말 그대로 전대미문의 국난이었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주저앉으면서 기업 줄도산이 일어나고 대량실업이 발생하며 노숙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기업을 중심으로 한 국민경제의 기초체력은 탄탄하게 살아있었다. 기업들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부실을 털어버리고 왕성한 체력을 자랑하며 세계시장을 질주했다. 몇 년 뒤인 노무현정부 시기에 이르러서는 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부문에서 필생의 꿈이었던 일본 추월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신산업 육성 정책도 빛을 발휘했다. 김대중정부는 경제
06.11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는 미군에 넘겨진 군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의 환수(전환)에 관심이 높다. 이 대통령도 지난해 당 대표 시절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최근 전시작전권 환수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사라졌다”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새 정부 임기 안에 전작권 환수를 완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다투어 높이고 있다. 사실 전작권 전환은 일부의 반대도 있지만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업이다. 우리나라는 전작권을 6.25전쟁이 일어난 지 19일만인 1950년 7월 14일 상실했다. 이승만 대통령의 편지 한장으로 작전지휘권이 미군에게 이양됐다. 독립국가이지만 75년 가까이 전작권이 없는 국가의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헌법에 군 통수권자로 대통령이 명문화돼 있지만 전작권이 없는 대통령은 국가 절체절명 상황인 전쟁 시기에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그렇지만 전작권 환수는 긴급한데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역대 정부는 평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한 1994년
06.09
유명가수 J는 자신은 타인에게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그 타인이 그린 그림을 자신의 작품이라고 판매했다. 판매자는 그림의 이런 제작방식을 구매자에게 말해줄 의무가 있다는 전제 아래 검사는 사기죄로 기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기죄 성립을 부정했다. 검사가 명시적으로 기소하지 않은 저작권법위반죄 여부는 심리하지 않는 것이 불고불리원칙과 사법자제원칙에 부합한다고 봤다. 위 그림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예술계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고 사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그림의 제작방식은 그림이 J의 친작인지, 타인의 대작인지를 의미한다. 이는 곧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의 문제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저작권법위반죄도 심판할 수 있었으나 사법자제원칙을 내세워 이에 대한 판단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이 사법자제원칙이라고 말했으나 사법회피원칙으로 읽혔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치권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종종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다
06.05
21대 대선은 역대 선거를 포함해서 과반에 가까운 최다득표를 한 이재명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해 불법계엄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45년 전으로 회귀시킨 무도한 폭거였고, 주권자는 민주적 정당성을 통해 이를 바로잡고 정권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윤석열 탄핵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분열은 한국사회의 동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극우세력에 편승해서 정치적 기득권을 누리려는 제도권 내 보수참칭 세력의 비뚤어진 역사관과 퇴행적인 냉전 사고가 제거되지 않는 한 극심한 분열과 갈등은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 이재명정권이 향후 순항할지, 또 다시 진영간의 극심한 갈등에 노출될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을 제1의 가치로 내세웠던 것처럼 우리사회의 보수와 진보진영의 대결구도는 임계점에 달해있다. 이재명정권은 사회정치적 내전상태나 마찬가지였던 계엄과 탄핵정국에서의 극단적 증오를 해소하고 정상적 정치가 작동하는 정치복원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대 진영의 자
06.04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커다란 모순을 보여준다. 사전투표 참여는 34% 수준으로 지난 대선(36%)에 이어 선거사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일반적으로 높은 투표율은 체제에 대한 시민의 신뢰와 참여의식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함을 증명한다. 하지만 다양한 정치세력이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보여준 정치적 수준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아 보인다. 대통령 후보들이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상대 세력의 부정적 측면만을 지적하며 시민의 혐오와 분노를 부추기는 캠페인이었다는 데 많은 국민은 동의할 것이다. 건전한 민주주의란 높은 정치 수준과 높은 투표율을 자랑한다. 미래 국가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정치세력 간 선의의 경쟁이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상대 세력에 대한 감정적 증오와 미래에 대한 공포가 투표율을 자극하는 현실이다. 이재명 후보는 ‘내란종식’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상대편이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임을 강조했다
06.02
무능 논란이 반복되던 공수처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일부에서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서 공수처는 폐지할 것이 아니라 제도적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고쳐 써야 한다. 첫째, 공수처 검사수를 대폭 증원해야 한다. 원래 공수처법이 만들어지기 전 법무부 내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만든 위원회안은 공수처 검사의 수를 30인 이상 50인 이내로 설계했다.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특검의 전체 규모가 총 122명이었고 20명의 파견검사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제시한 수치였다고 한다. 그러나 야당과의 지난한 협상과정에서 공수처 검사 수는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 이내’로 규정돼 반토막이 났다. 공수처법 통과로 인한 공수처 출범 자체에 의미를 두자며 당시 여당이 공수처 도입을 반대하던 야당에 너무 크게 양보한 결과다. 더더욱 문제인 점은 그나마
05.30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의 발전이 전문가들이 초기에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자(Quantum)란 원자 양성자 중성자 전자 광자(빛) 등의 작은 입자들에 대해서 측정 가능한 에너지 운동량 질량 속도 위치 등과 같은 물리량을 의미한다. 이 값들이 실수처럼 연속적인 값이 아니라 정수처럼 불연속 즉 이산적인 값으로만 측정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 물리나 화학 시간에 '양자수'라는 것을 배웠다. 원자핵 주변에서 운동하는 전자의 물리량을 측정하면 '주 양자수(n: 1, 2, …) - 방위 양자수(l: 0, 1, 2, …,n-1) – 자기 양자수(m: -l, -l+1, …, -1, 0, 1,…, l-1, l ) – 스핀 양자수(up, down)'라는 식으로 전자의 상태를 기술할 수 있음을 배웠을 것이다.사실과는 다르지만 전자의 스핀이란 '전자의 자전'으로 개념상 비유할 수 있겠다. 그렇게 하면 자전방향이 반시계 방향,
05.29
내란과 탄핵의 긴 터널을 지나 마침내 맞이한 민주주의의 계절이다. 유난히 길고 지난했던 겨울 끝에 찾아온 이 선거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국가의 미래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특히 국가의 운명이 달린 외교안보 정책결정이 오직 대통령만의 고유한 권한이자 책임이라는 점에서 어떤 안보관을 가진 지도자를 선택하느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외교안보에서는 사소한 실수도 국가의 존망이나 안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외교안보 문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난해하게 얽혀 있다. 냉전시기가 안보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개디스(Gaddis)라는 학자가 말한 것처럼 냉전은 어쩌면 인류에게 오랜만에 주어진 ‘긴 평화’의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사실 냉전시기의 국가들은 그저 단순하게 자기 진영의 논리에만 충실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한반도 핵무장의 문제, 동아시아 지역패권경쟁의 문제, 세계
05.28
케인즈 이후 국가부채는 국가경제를 뒷받침하는 마법의 도구다. 정부는 세수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국채 발행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복지지출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 민간자본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은 경제성장 달성을 위해 국가신용을 바탕으로 차입을 일으켜 경제에 자본을 투입하기도 한다. 국가부채 수준이 낮은 초기에는 대개 낮은 금리와 양호한 경제성장률 덕택에 국가부채는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관리된다. 현대 국가경제는 중앙은행을 포함한 정부 관료들이 이끄는 거대한 호송선단의 양태를 보여왔다. 미국 닉슨 대통령이 “이제 우리는 모두 케인즈주의자다”라고 선언했을 때 그는 정부 엘리트 관료들이 국가 경제의 미래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을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당시의 실상은 급증한 미국정부 부채가 베트남전쟁의 수렁에 빠져 있던 미국경제를 멋지게 연출해 주었을 뿐이다. 케인즈주의에 입각한 호송선단식 경제는 1970년대에 이르러 급기야 스태그플레이션 촉발 등 심각한 문제
05.26
중국 최초로 통일왕조를 달성한 진시황의 군대에는 귀가제도가 있었다. 징집된 병사들에게 자신의 고향으로 일정기간 돌아가도록 보장하는 귀가제도는 엄격함의 상징인 진나라 군대의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진나라는 이 제도 덕분에 더욱 강력한 군사력을 건설하고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사상 고대에 해당되는 이 시기에 귀가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의 전쟁 방식은 인간의 완력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대규모 병력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인구 200만~300만으로 추정되는 진나라도 초나라와 마지막 결전을 벌일 때 최대인 60만 군대를 동원했다. 유소년층과 노년층을 제외한 남성 인구의 절반 이상을 원정군으로 편성한 것이다. 전국시대 나머지 6국은 병력 확보에 급급해 이런 제도를 채용하지 않았다. 진의 전국 통일로 성공을 거둔 이 제도는 몇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에도 경제가 국방 못지 않게 중요 첫째, 진의 이 제도는 국방 사안이라고 하더
05.23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은 언변이 좋았다. 재화를 많이 모아 공자의 천하주유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했고 정치적 수완이 뛰어나 재상까지 지냈다. 어느 날 자공은 스승과 문답했다. “스승님 나라를 다스리는 요체는 무엇입니까?” “식(食)과 병(兵)과 신(信)이다.” “한 가지를 버린다면 무엇부터 포기해야 합니까?” “병(兵)이다.” “한 가지를 더 포기해야 할 상황이면요?” “식(食)이다.” “밥이 없으면 백성이 굶어 죽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신뢰가 없으면 인간사회는 단 한 순간도 존재할 수 없다. 신뢰가 밥보다 중요하다.(子貢問政.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何先? 曰 去兵.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何先? 曰 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 논어 '안연(顏淵)’ 편에 나오는 일화다. 왕이 나라를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는 점을 강조했다. 군왕이 백성의 신뢰를 잃으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순자(荀子)가 “민심은 물과 같아서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