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2
2025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한편에서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절박성도 이전 정부와는 남달라 보인다. 무엇보다도 외환위기 이후 지속해온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 장기성장 국면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가 던져져 있다. 하지만 현실 조건은 외환위기 직후 출범한 김대중정부 때보다도 냉혹하다. 세 가지만 이야기해 보자.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상황은 말 그대로 전대미문의 국난이었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주저앉으면서 기업 줄도산이 일어나고 대량실업이 발생하며 노숙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기업을 중심으로 한 국민경제의 기초체력은 탄탄하게 살아있었다. 기업들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부실을 털어버리고 왕성한 체력을 자랑하며 세계시장을 질주했다. 몇 년 뒤인 노무현정부 시기에 이르러서는 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부문에서 필생의 꿈이었던 일본 추월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신산업 육성 정책도 빛을 발휘했다. 김대중정부는 경제
06.11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는 미군에 넘겨진 군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의 환수(전환)에 관심이 높다. 이 대통령도 지난해 당 대표 시절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최근 전시작전권 환수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사라졌다”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새 정부 임기 안에 전작권 환수를 완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다투어 높이고 있다. 사실 전작권 전환은 일부의 반대도 있지만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업이다. 우리나라는 전작권을 6.25전쟁이 일어난 지 19일만인 1950년 7월 14일 상실했다. 이승만 대통령의 편지 한장으로 작전지휘권이 미군에게 이양됐다. 독립국가이지만 75년 가까이 전작권이 없는 국가의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헌법에 군 통수권자로 대통령이 명문화돼 있지만 전작권이 없는 대통령은 국가 절체절명 상황인 전쟁 시기에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그렇지만 전작권 환수는 긴급한데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역대 정부는 평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한 1994년
06.09
유명가수 J는 자신은 타인에게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그 타인이 그린 그림을 자신의 작품이라고 판매했다. 판매자는 그림의 이런 제작방식을 구매자에게 말해줄 의무가 있다는 전제 아래 검사는 사기죄로 기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기죄 성립을 부정했다. 검사가 명시적으로 기소하지 않은 저작권법위반죄 여부는 심리하지 않는 것이 불고불리원칙과 사법자제원칙에 부합한다고 봤다. 위 그림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예술계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고 사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그림의 제작방식은 그림이 J의 친작인지, 타인의 대작인지를 의미한다. 이는 곧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의 문제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저작권법위반죄도 심판할 수 있었으나 사법자제원칙을 내세워 이에 대한 판단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이 사법자제원칙이라고 말했으나 사법회피원칙으로 읽혔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치권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종종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다
06.05
21대 대선은 역대 선거를 포함해서 과반에 가까운 최다득표를 한 이재명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해 불법계엄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45년 전으로 회귀시킨 무도한 폭거였고, 주권자는 민주적 정당성을 통해 이를 바로잡고 정권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윤석열 탄핵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분열은 한국사회의 동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극우세력에 편승해서 정치적 기득권을 누리려는 제도권 내 보수참칭 세력의 비뚤어진 역사관과 퇴행적인 냉전 사고가 제거되지 않는 한 극심한 분열과 갈등은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 이재명정권이 향후 순항할지, 또 다시 진영간의 극심한 갈등에 노출될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을 제1의 가치로 내세웠던 것처럼 우리사회의 보수와 진보진영의 대결구도는 임계점에 달해있다. 이재명정권은 사회정치적 내전상태나 마찬가지였던 계엄과 탄핵정국에서의 극단적 증오를 해소하고 정상적 정치가 작동하는 정치복원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대 진영의 자
06.04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커다란 모순을 보여준다. 사전투표 참여는 34% 수준으로 지난 대선(36%)에 이어 선거사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일반적으로 높은 투표율은 체제에 대한 시민의 신뢰와 참여의식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함을 증명한다. 하지만 다양한 정치세력이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보여준 정치적 수준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아 보인다. 대통령 후보들이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상대 세력의 부정적 측면만을 지적하며 시민의 혐오와 분노를 부추기는 캠페인이었다는 데 많은 국민은 동의할 것이다. 건전한 민주주의란 높은 정치 수준과 높은 투표율을 자랑한다. 미래 국가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정치세력 간 선의의 경쟁이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상대 세력에 대한 감정적 증오와 미래에 대한 공포가 투표율을 자극하는 현실이다. 이재명 후보는 ‘내란종식’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상대편이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임을 강조했다
06.02
무능 논란이 반복되던 공수처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일부에서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서 공수처는 폐지할 것이 아니라 제도적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고쳐 써야 한다. 첫째, 공수처 검사수를 대폭 증원해야 한다. 원래 공수처법이 만들어지기 전 법무부 내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만든 위원회안은 공수처 검사의 수를 30인 이상 50인 이내로 설계했다.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특검의 전체 규모가 총 122명이었고 20명의 파견검사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제시한 수치였다고 한다. 그러나 야당과의 지난한 협상과정에서 공수처 검사 수는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 이내’로 규정돼 반토막이 났다. 공수처법 통과로 인한 공수처 출범 자체에 의미를 두자며 당시 여당이 공수처 도입을 반대하던 야당에 너무 크게 양보한 결과다. 더더욱 문제인 점은 그나마
05.30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의 발전이 전문가들이 초기에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자(Quantum)란 원자 양성자 중성자 전자 광자(빛) 등의 작은 입자들에 대해서 측정 가능한 에너지 운동량 질량 속도 위치 등과 같은 물리량을 의미한다. 이 값들이 실수처럼 연속적인 값이 아니라 정수처럼 불연속 즉 이산적인 값으로만 측정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 물리나 화학 시간에 '양자수'라는 것을 배웠다. 원자핵 주변에서 운동하는 전자의 물리량을 측정하면 '주 양자수(n: 1, 2, …) - 방위 양자수(l: 0, 1, 2, …,n-1) – 자기 양자수(m: -l, -l+1, …, -1, 0, 1,…, l-1, l ) – 스핀 양자수(up, down)'라는 식으로 전자의 상태를 기술할 수 있음을 배웠을 것이다.사실과는 다르지만 전자의 스핀이란 '전자의 자전'으로 개념상 비유할 수 있겠다. 그렇게 하면 자전방향이 반시계 방향,
05.29
내란과 탄핵의 긴 터널을 지나 마침내 맞이한 민주주의의 계절이다. 유난히 길고 지난했던 겨울 끝에 찾아온 이 선거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국가의 미래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특히 국가의 운명이 달린 외교안보 정책결정이 오직 대통령만의 고유한 권한이자 책임이라는 점에서 어떤 안보관을 가진 지도자를 선택하느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외교안보에서는 사소한 실수도 국가의 존망이나 안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외교안보 문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난해하게 얽혀 있다. 냉전시기가 안보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개디스(Gaddis)라는 학자가 말한 것처럼 냉전은 어쩌면 인류에게 오랜만에 주어진 ‘긴 평화’의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사실 냉전시기의 국가들은 그저 단순하게 자기 진영의 논리에만 충실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한반도 핵무장의 문제, 동아시아 지역패권경쟁의 문제, 세계
05.28
케인즈 이후 국가부채는 국가경제를 뒷받침하는 마법의 도구다. 정부는 세수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국채 발행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복지지출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 민간자본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은 경제성장 달성을 위해 국가신용을 바탕으로 차입을 일으켜 경제에 자본을 투입하기도 한다. 국가부채 수준이 낮은 초기에는 대개 낮은 금리와 양호한 경제성장률 덕택에 국가부채는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관리된다. 현대 국가경제는 중앙은행을 포함한 정부 관료들이 이끄는 거대한 호송선단의 양태를 보여왔다. 미국 닉슨 대통령이 “이제 우리는 모두 케인즈주의자다”라고 선언했을 때 그는 정부 엘리트 관료들이 국가 경제의 미래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을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당시의 실상은 급증한 미국정부 부채가 베트남전쟁의 수렁에 빠져 있던 미국경제를 멋지게 연출해 주었을 뿐이다. 케인즈주의에 입각한 호송선단식 경제는 1970년대에 이르러 급기야 스태그플레이션 촉발 등 심각한 문제
05.26
중국 최초로 통일왕조를 달성한 진시황의 군대에는 귀가제도가 있었다. 징집된 병사들에게 자신의 고향으로 일정기간 돌아가도록 보장하는 귀가제도는 엄격함의 상징인 진나라 군대의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진나라는 이 제도 덕분에 더욱 강력한 군사력을 건설하고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사상 고대에 해당되는 이 시기에 귀가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의 전쟁 방식은 인간의 완력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대규모 병력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인구 200만~300만으로 추정되는 진나라도 초나라와 마지막 결전을 벌일 때 최대인 60만 군대를 동원했다. 유소년층과 노년층을 제외한 남성 인구의 절반 이상을 원정군으로 편성한 것이다. 전국시대 나머지 6국은 병력 확보에 급급해 이런 제도를 채용하지 않았다. 진의 전국 통일로 성공을 거둔 이 제도는 몇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에도 경제가 국방 못지 않게 중요 첫째, 진의 이 제도는 국방 사안이라고 하더
05.23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은 언변이 좋았다. 재화를 많이 모아 공자의 천하주유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했고 정치적 수완이 뛰어나 재상까지 지냈다. 어느 날 자공은 스승과 문답했다. “스승님 나라를 다스리는 요체는 무엇입니까?” “식(食)과 병(兵)과 신(信)이다.” “한 가지를 버린다면 무엇부터 포기해야 합니까?” “병(兵)이다.” “한 가지를 더 포기해야 할 상황이면요?” “식(食)이다.” “밥이 없으면 백성이 굶어 죽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신뢰가 없으면 인간사회는 단 한 순간도 존재할 수 없다. 신뢰가 밥보다 중요하다.(子貢問政.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何先? 曰 去兵.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何先? 曰 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 논어 '안연(顏淵)’ 편에 나오는 일화다. 왕이 나라를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는 점을 강조했다. 군왕이 백성의 신뢰를 잃으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순자(荀子)가 “민심은 물과 같아서 배
05.22
서울 남영동 경찰 대공분실이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재단장했다. 다음달 10일 6.10민주항쟁 38주년 기념식과 함께 개관식이 열린다. 이는 국가적 경사라고 생각한다. 기념관 건립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1호 목적사업이었다(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제6조 제1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종종 민간단체로 오해되기도 하지만 2001년 여야 합의로 발의해 통과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한 공공기관이다. 따라서 기념관 건립은 국민적 합의로 추진하는 국가사업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부지 선정부터 벽에 부딪혔다. 남영동 대공분실이 맨 처음 후보에 올랐으나 경찰의 완강한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한남동 미8군 휴양소, 덕수초등학교 운동장, 남산 옛 안기부 일부 건물 등 서울 시내에서 거론됐던 여러 장소도 각종 장애와 저항에 가로막혀 좌절됐다. 그 과정에서 마산과 광주 등이 기념관 유치에 나서고 수년간 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사태도 겪었다. 기념관 건립이 국민적 합의에
05.21
올봄은 유달리 푸르다. 날씨도 하루는 맑고 하루는 비가 오며 들과 밭의 푸르름이 맘껏 생장하도록 돕고 있다. 그럴수록 공동체의 행복과 평화에 대한 바람을 절실하게 한다. 많은 것들이 나날이 새롭다. 지난 겨울이 하도 어둡고 길고도 힘들었기 때문일까. 묻혀있던 과거들이 되살아나고 추위와 바람 속에 만물이 속내를 드러냈다. 힘 가진 자는 총을 들었고, 상식과 용기는 만행을 물리쳤다. 반동은 자연을 거슬러 못난 제 모습을 드러내었고 이 봄에 이르러 순리가 이를 이겨내고 있다. 이 땅뿐만 아니라 사해만리에서 그러하다. 세계 곳곳에서 권력의 탐욕과 유무형의 폭력이 그 무자비한 발톱을 드러냈다. 가까운 5월 7일에도 포성이 울렸다.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휴양지에서 총기 테러가 일어나고 인도는 파키스탄령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하고 파키스탄은 전투기 격추와 교전으로 맞섰다. 3년이 넘도록 끌어온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도 협상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그 끝을 모른다. 폭력과 살상의 전쟁 와중
05.19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선거 첫 일성으로 ‘자유통일’을 띄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서는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탈북자 출신 박충권 의원을 내세워 북한의 열악한 경제상황에 대해 즉석 대담을 나눴다. 김 후보는 “자유통일을 말하면 과격한 말이라 하는 분도 있지만, 통일은 자유통일이라 해야지 공산통일이 되면 안된다”면서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자유통일, 풍요로운 북한으로 만들 수 있는 정당은 국민의힘 하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발언 내내 ‘자유 통일’ 키워드를 부각했다. 김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인 강성 극우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해 강성 보수 결집으로 반이재명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의 일단인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기울어진 선거구도에서 계엄과 탄핵에 대한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기존 입장에 대한 반성은커녕 뜬금없이 ‘자유통일’을 거론하는 걸로 봐서 그나마 기대했던 퇴행의 청산은 무망하다. 김 후보가 가지고 있는 강성우파 이미지, 다
05.16
문명이 진화할수록 그것을 조종하는 열쇠는 점점 더 작아진다. 처음 휴대폰이 세상에 나왔을 때 목적은 단순했다. 이동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통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에서다. 이동형 컴퓨터인 노트북도 마찬가지 목적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컴퓨터는 제한적인 기능만을 가져도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태블릿이 나왔다. 이 두가지가 결합된 것이 스마트폰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스마트폰은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라 디지털 삶의 ‘뿌리’가 되었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작은 유심(USIM, 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은 이제 단순한 통신 부품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과 신원이 결박된 디지털 시대의 미세한 중심축이다. 우리가 디지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용어는 알고 있어야 한다. 전화기의 주민번호인 국제이동단말기식별번호(IMEI), 가입자의 디지털 주민번호인 국제이동국식별번호(IMSI), 그리고 IMS
05.15
대선국면이 펼쳐지면서 언론들은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비판적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만들겠다, 키우겠다, 주겠다”만 있고 ‘어떻게’는 없다며 재원조달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그중 하나다. 일견 타당할 수 있지만 반드시 옳은 비판이라고 보기 힘들다. 선거 국면의 특성상 핵심 결론만을 제시할 수밖에 없고 경제 살리기에 성공하면 재원조달 방안은 다양하게 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본은 다른 곳에 있다.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대선인 만큼 한국 사회가 품고 있는 숙명적인 질문을 상기해보자.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서는 세가지 위기가 지속해서 심화해왔다. 첫째, 연간 경제성장률이 5년 단위로 1% 하락하면서 급기야 제로 성장대 진입을 눈앞에 두기에 이르렀다. 둘째, 사회적 양극화가 꾸준히 심화하면서 신분 세습사회가 고착화되고 있다. 셋째, 정치적 분열이 격화하면서 준내전 상태에 직면했다. 문제는 김대중정부 이후 역대 정부 모두 세가지 위기심화를
05.14
윤석열 탄핵으로 치르는 이번 대선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내란 세력 완전 종식, 새로운 대한민국, 민주공화국 회복 대선 등 나름으로 의미를 부여한다. 모두 뜻이 깊다. 지향해야 할 가치임도 분명하다. 이번 대선을 통해 새로 출범할 정권 앞에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은 그것을 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너무 욕심을 내서도 안 된다. 개혁의 완급조절도 필요하다. 맺고 끊는 것과 버릴 건 버리는 지혜와 결단 용기도 필요하다. 필자는 6.3 대선을 국민 생명안전을 최고 가치와 비전으로 해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명은 인권의 핵심이다. 우리가 보건의료와 복지,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도 기실 생명 때문이다. 재난 안전과 일터 안전보건의 중요성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경제 삶 빈곤 안보도 생명안전과 직결된다. 생명은 삶이요, 평화다. 생명 존중 문화가 꽃피우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선진국이다. 우리는 그
05.12
보수 단일화는 막장 드라마로 끝이 났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한덕수 예비후보는 대통령 출마 의사를 철회했다. 막장 드라마도 이보다는 나은 결말일 것이다.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및 국무총리는 5월 1일 대통령 권한대행을 내려놓고 그 다음 날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보수논객들은 한 후보와 김 후보의 보수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당연하게 단일화를 추진했던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단일화 무산 직후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사퇴)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계획은 처음부터 헝클어졌다. 김 후보측은 ‘후보 끌어내리기’라며 반발했고 11일 후보자 등록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한 후보는 정반대였다. 11일 이전까지 단일화를 마무리 짓고 만약에 자신이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후보자로 등록할 것이라고 했다. 11일 이전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등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05.09
2022년 11월 등장한 챗GPT 이후 2025년 5월 기준 구글의 제미나이, 메타의 라마,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 챗,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비롯한 셀 수 없을 정도의 막강한 성능을 자랑하는 거대언어모델 기반의 모델들이 경쟁하는 인공지능(AI) 전국시대라 할 만한 상황이 되었다. 앤트로픽은 챗GPT로 유명한 오픈AI의 연구자들이 회사가 MS의 투자를 받으며 영리화 되자 퇴사한 후 만든 미국의 AI스타트업으로 철저한 공익기업을 표방한다. 이 앤트로픽에서 작년 11월 오픈소스로 발표한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이 최근 굉장한 주목을 받으며 향후 AI 에이전트 시대를 열어갈 표준이 되리라는 전망이 현재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이 MCP라는 것이 무엇이고, 왜 중요하며, 향후 AI 전국시대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언제부터인가 AI 에이전트라는 말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AI 에이전트란 쉽게 말해 AI 비서로 기존의 익숙한 질문에 대한 답을 생성해주는 챗봇기능뿐만 아니
05.08
현행 형벌의 주류는 구금형(징역 금고 구류)과 재산형(벌금 과료 몰수·추징)이다. 전자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해 구금의 고통을 주는 것이라면 후자는 재산을 빼앗아 경제적 고통을 주는 것이다. 소액의 벌금형을 받은 생계형 경미범죄자들이 벌금을 못내서 노역장에 유치되고 있다. 벌금형의 본질은 경제적 고통인데 그 본질에 맞는 기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법원 통계를 보면 2022년 한해 법원이 부과한 형벌 중 약 70%가 벌금형이고 이중 500만원 이하가 86%에 이른 반면 1000만원 초과는 0.3%에 불과했다. 벌금형이 10건이라면 이중 약 9건이 소액이다. 언론보도에 나타난 검찰의 벌금형 집행현황에 따르면 벌금형을 현금으로 집행한 비율은 약 20%에 불과한 반면 노역장유치로 집행한 비율은 약 60%에 이른다. 벌금형 집행이 10건이라면 이중 6건이 노역장유치되고 있는 것이다. 고액벌금 미납자들의 이른바 ‘황제노역’도 문제다. 노역장유치로 대체되는 1일 벌금액이 약1800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