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5
2025
취임 한달을 지낸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상호모순적이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관세정책을 펼치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식이다. 지난 주말 서명한 65번째 투자정책 행정명령도 마찬가지다. 국가 안보를 내세워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가 미국을 착취한다는 주장도 세계 최강국을 꿈꾸는 나라에 어울리지 않는 발상이다. 글로벌 자산시장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계 중이다. 트럼프의 발언이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대선 승리 이후 2.5% 올랐던 미 증시도 최근 약세다. 대신 온스당 3000달러에 근접한 금은 달러채권의 인기를 대체할 기세다. 트럼프 정책보다 미국 경기와 연준의 통화정책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트럼프 경제정책 여파로 국제금융시장 파동 당장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0.5% 올랐다. 연간으로 따지면 5~6%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1년 전에
02.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한달은 지구촌을 공포와 경악, 혼란과 당혹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 일로 점철됐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막상 현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 이후 80년 동안 나름대로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규범을 주도해왔다고 자부한다. 이를 트럼프가 일거에 허물고 약육강식의 아프리카 사파리처럼 바꾸고 있다는 세계인의 공분이 거세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73가지 행정명령(각서·포고문을 포함하면 111개)에 서명해 한달 만에 무려 8년 치에 해당하는 개혁을 추진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발 ‘퍼펙트 스톰’의 위력은 집권 1기 때와 비교불가다. 행정명령으로 가장 먼저 한 일은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와 인권이사회 같은 국제기구 탈퇴다. 기후위기가 중국이 지어낸 사기라면서 두번씩 결행한 파리협정 탈퇴는 세계 탄소배출량 2위인 미국이 의무에서 벗어나겠다는 만행에 가깝다. 인류가 힘을 합쳐 기후파국을 막아낼 가능
02.21
미국 대통령의 임기 첫 100일은 미국 정치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자산이 가장 강력한 이 시기에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전체 임기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첫 100일’의 연원은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100일간 뉴딜정책에서 비롯됐다.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가 제45대 대통령 임기를 마친 지 4년 만에 다시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그의 ‘첫 100일’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번째 어젠다는 전세계를 향한 관세전쟁의 선전포고였다. 물론 트럼프의 관세전쟁 선포는 ‘프로젝트 2025’에 의해 예견돼 왔고, 그의 재취임과 동시에 미국의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공개한 보고서 ‘첫 100일(The First 100 Days)’을 통해 상세하게 알려져 있다. 이 보고서는 프로젝트 2025와 함께 향후 4년간 미국이 직면할 도전과 기회를 분석하고
02.20
지난 4일 중국을 상대로 시작된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됐다. 관세전쟁이 개시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을 상대로 연이어 핵폭탄급 관세정책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오는 3월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며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대해서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13일에는 미국의 모든 교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상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높이는 이른바 ‘상호관세’를 오는 4월 초부터 부과한다는 각서에 서명했다. 이어 14일에는 수입차 관세율을 4월 2일쯤 내놓겠다고 밝힌 뒤 세율이 25% 정도 될 것이라고 18일 공개했다. 또한 반도체 의약품도 25% 이상이 부과될 것이라면서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미국에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행정부는 특히 상호관세를 부과할 때 일반적 상호관세와는 달리 각국 정부의 보조금, 자국 화폐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정책, 미국
02.19
윤석열 대통령 탄핵재판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 윤석열측의 추가신문 요청을 받아들여 20일 10차 변론 절차를 거친 뒤 3월 중 최종 결정을 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탄핵재판 내내 직접 출석해 수많은 말들을 쏟아냈다. ‘반론권 보장’이 이리 과분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뻔한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늘어놓았다. 극렬지지자 선동을 노린 억지주장에 분통이 터지면서도 민주주의에 따른 합법절차를 지켜 ‘국민공감대’를 넓혀야 한다는 차원에서 분노를 꾹꾹 눌러가며 보낸 인고의 시간들이다. 헌재의 ‘과분한 반론권 보장’ 답답하지만 백일하에 드러난 ‘거짓말대잔치’ 그나마 헌재의 탄핵재판은 속도를 내는 편이다. 그 밖의 내란심판 수사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무엇보다 내란의 전모가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찰공소장에 적시된 윤석열과 수하들의 내란행위 수사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비선실세로 내란기획을 디자인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압수된 수첩에 적
02.18
불법계엄 사태로 인한 경제침체 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으로 극복해보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 위주로 제기되다가 이제는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기관도 필요성을 인정한다. 정부도 완강한 반대 입장에서 돌아섰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답변을 통해 “기존 예산을 빨리 신속히 집행하는 게 일단은 우선”이라면서도 “추경 논의도 빨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주변여건도 재촉한다. 미국의 트럼프2기 정부 출범 이후 보호주의 정책이 쏟아지고, 딥시크 등장으로 인공지능 개발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이 선명하게 부각됐다. 이제 그 누구도 노골적으로 추경예산을 거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당장 아쉽고 절실한 분야로 재정물길 흘러가게 해야 이에 민주당은 지난 13일 자체적인 추경예산안을 내놓았다. 35조원 규모의 예산안이다. 여기에는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을
02.17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는 한두차례 더 변론기일을 열고 윤 대통령과 국회 양측의 최종진술을 듣고 탄핵 인용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3월 초중순 얘기가 나온다. 다수 국민들은 헌재가 안팎의 국가적 혼란과 위기상황을 고려해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결정 시점이 다가올수록 헌재에 대한 비난과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 일부 극우세력의 극단적 주장에 공당이자 여당인 국민의힘이 동조하거나 앞장서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불공정, 정치 편향성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윤상현 의원)거나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을 공식 면담한 결과 ‘민주당 의원들한테 완전히 이용당했다’는 답변을 들었다”(성일종 의원) 등의 주장을 국회 본회의나 시위현장에서 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헌법재판소의 각종 사건 진행이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돼 정치재판 아니냐는 의구심이
02.14
‘오바마-바이든 패러독스’와 ‘트럼프 미스터리’. 미국 정치를 속 깊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정부(2009~2017) 시절 미국 흑인들의 삶이 최악을 치달았다. 경제가 바닥으로 추락했던 탓이다. 오바마 이전 60년 동안 3.4%를 기록했던 미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그가 집권한 8년간 1.47%로 뚝 떨어졌다. 일자리와 국민소득 감소의 피해는 흑인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오바마의 러닝메이트 출신 조 바이든정부(2021~2025) 시절엔 치솟는 물가로 인해 흑인과 히스패닉 등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 반대 현상을 ‘트럼프 미스터리’로 부를 수 있다. ‘백인 우월주의자’ 소리를 들은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2017~2021) 시절 흑인들의 삶은 역대 최고수준으로 향상됐다. 흑인들의 빈곤율이 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 20% 밑으로 떨어졌고, 흑인 실업률도 1972년 이후 처음 6% 아래로 하락
02.13
한국의 인공지능(AI)기술 수준은 AI산업 주요국에 포함될 정도로 발전했다. 영국 토터스미디어가 발표한 ‘글로벌 AI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종합 6위. 미국 중국 싱가포르 영국 프랑스 뒤를 잇는다. 독일 캐나다 이스라엘 등에 앞섰다. AI개발이나 정부전략 인프라 등은 우수하다는 평가다. 다만 AI제도 등 운영환경은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영환경은 AI관련 법안 수 등이 측정기준이다. 하지만 AI 혁신 성장의 척도가 될 수 있는 유니콘기업 가운데 한국기업은 거의 없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가 집계한 상위 100개 유니콘기업 가운데 21곳이 AI기술·서비스·솔루션 등 제품을 개발하거나 운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는 미국 18개, 중국 2개, 오스트리아 1개 업체였다. AI분야 상용화 정도가 낮아 시장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동시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보니 자본력 있는 미국에 AI 유니콘 기업이 포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막대한 자본과 컴퓨팅 파워, 최첨단
02.12
딥시크가 유명해진 것은 ‘R1’ 모델을 발표하기 약 8개월 전이다. 설립한 지 1년밖에 안된 딥시크는 지난해 5월 ‘챗GPT-3’와 견줄 만한 ‘딥시크 V2’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인공지능(AI)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모델의 추론 비용은 메타 ‘라마 3’의 약 1/7, ‘GPT-4 터보’ 모델의 1/70 수준에 불과했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알리바바는 자사 AI 모델의 가격을 최대 97%까지 인하했고 바이두와 텐센트도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렸다. 실리콘밸리에서도 딥시크의 등장은 충격이었다. 오픈AI의 전 정책 담당자이자 앤트로픽(Anthropic) 공동 창업자인 잭 클라크는 “흥미로운 연구 논문과 함께 매우 훌륭한 모델을 출시했다”며 “그들은 AI 마법사”라고 극찬했다. 컴퓨팅 파워의 한계를 알고리즘 혁신으로 뛰어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월 20일, 딥시크는 ‘R1’ 모델을 공개하며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미국 주식시
02.11
외국자본 유치가 거의 확정됐던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체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계엄사태 후 2건 모두 1년 유보됐다”고 탄식했다. “한국 상황을 1년 정도 더 지켜봐야 투자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고 전했다. 그는 “1건은 급한대로 사모펀드 투자를 받는 쪽으로 방향을 돌려 진행중이나, 다른 1건은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이 업체만 그런 게 아니다. “외국인 투자와 거래가 거의 올스톱됐다”는 비명이 업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한국 상황을 1년 정도 더 지켜봐야겠다”는 외국투자자들의 시선이다. 앞의 CFO는 “탄핵이 하루 빨리 결론 나고 조기대선을 치르더라도 정치 불확실성이 빨리 걷혀야 한다”면서도 “진영논리가 극으로 치달아 헌번재판소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높아져 차기정권이 출범하더라도 불확실성이 걷힐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외국투자자들도 ‘내전적 상황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전언
02.10
새해 시작부터 밀어닥친 딥시크의(DeepSeek) 기술 충격과 트럼프 관세전쟁 공포는 앞으로 한국경제가 겪을 험난한 길을 예고한다. 특히 인공지능(AI) 세계에서 미국의 기술봉쇄로 실리콘밸리의 추격자 신세이자, 변방으로 치부됐던 중국의 AI스타트업이 이룬 저비용 고효율의 대규모언어모델(LLM) 성과는 우리나라 AI 산업 관계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충격을 딛고 일어나 딥시크가 ‘어떻게’ 가능했는지와 딥시크를 ‘왜’ 만들었는지 분석해보면서 ‘왜 우리는 이런 창의적 AI 스타트업을 키우지 못했는지’, '왜 우리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밀렸는지' 뼈아픈 질문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기존 LLM 시스템의 고비용 문제를 돌파하기 위한 기술 혁신 딥시크의 ‘어떻게’는 이미 많은 분석을 통해 나와 있다. 저사양 칩(H800 GPU)으로 오픈AI의 챗GPT-4o와 비슷한 성능을 냈다는 것, 미국의 기술 봉쇄에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는 것, 엔비디아의 G
02.07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미국과 중국 간 싸움으로 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촉발시킨 것은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텅 빈 곳간을 채우는 등 명실상부한 1등 국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어쨌든 트럼프 1기 정부 때 벌어졌던 미중 간 무역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공격이 개시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10~15%의 맞불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희귀광물 수출통제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관세 및 비관세 보복 조치를 들고 나왔다. 또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하는 한편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에도 착수했다 중국이 통 큰 양보 하지 않는 한 관세전쟁 더 심화될 것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우방인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25%의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행 반나절을 앞두고 전격 유예했다. 멕시코와 캐나다가 미국과의 국경강화에 거액을 투입
02.06
“제발 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 기소된 후 헌법재판소 탄핵법정에서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황당하고 철면피한 행태를 더 이상 지켜보기 괴롭다고 하소연하는 국민들이 많다. 뻔해 보이는 결론을 어떻게든 뒤집어보겠다고 너무도 분명한 사실조차 모두 부인하는 억지생떼에 질리고 지레 지친 탓일 게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빨리 제거해야 국가신인도를 회복해 나라도 정상화되고 서민들 살림살이도 나아질 터인데 전망이 불투명하다. 난데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국격이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참담함을 겪었지만 그나마 시민저항으로 친위쿠데타를 막아내고 법에 규정된 절차대로 ‘민주주의 회복력’을 발휘하는가 싶어 위안을 삼아오던 터에 인내심이 바닥나기 직전이다. 내란동조·옹호세력의 막무가내 발목잡기와 무기력하게 끌려만 다니는 굼뜬 행보는 답답함과 울분을 자아낸다. 온 국민이 내란행위 다 지켜봤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니 온 국민이 불안과 공포 속에 조마조마하며 실시간 지켜
02.05
지난달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이 미국 애플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무료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오픈AI의 챗GPT를 2위로 밀어낸 것이다. 딥시크가 내놓은 모델은 훈련비용이 600만달러를 밑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인 비용의 1/20에 불과하다. 모델의 성능도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거대 빅테크기업들이 주도해온 인공지능 개발판도를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인공지능 개발과 훈련은 비싸야 한다는 통념도 보기좋게 무너졌다. 곧바로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술주들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국내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납품해 왔다. 삼성전자도 조만한 공급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런데 갑자기 모든 것이 불확실해진 탓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소동과 미국우선주의자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안팎이 어려울 때 닥친 또 하
02.0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2020년 9월 기소된 지 4년 5개월 만이다. 검찰은 1심에서 19개 혐의를, 2심에선 23개 혐의를 적용했지만 하나도 유죄를 받아내지 못했다. 검찰의 완패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입방아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2018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고발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정황을 확인한 후 300여명을 860회 상당 조사하고 53곳이 넘는 장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삼성측 서버와 PC에서 압수해 분석한 디지털 자료만 2270만건(약 24TB)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중단과 불기소 의견이 검찰 외부에서 강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검찰은 수사와 기소를 강행했다. 이 회장은 수사 과정에서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고, 2020년 6월 수심
02.03
2025년도 의과대학 교육대책 마련을 위한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신입생 수강신청을 앞두고 의대생들의 교육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 제시가 시급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의대 업무를 전담하는 의대국을 신설하고 전국 40개 의과대학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의료계의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강경한 입장인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중지되면서 정부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의료계를 향해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2026년 의대정원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주호 사회부총리는 비상계엄 포고령 내용과 관련해 전공의와 의료진들에게 유감을 표명하며 정부의 기존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정부가 기존의 강경한 태도를 일부 완화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 할 만하다. 하지만 단순한 사과를 넘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의대생 7500명
01.31
미국경제의 ‘나홀로 호황’이 뚜렷해지고 있다. 1920년대와 닷컴시대 등 과거에는 미국증시가 오르면 다른 나라 증시도 덩달아 상승했다. 하지만 요즘은 미국시장의 호황이 다른 나라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1980년대 경우 글로벌 시가총액의 3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시가총액(121조8000억달러)의 50.9% 수준으로 올라갔다.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7%인데 이보다 훨씬 높다. 작년에 증가한 글로벌 시가총액의 90%는 미국의 주가총액 상승분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7%로 0.5%p 상향 조정했다. 프랑스(1.1→0.8%) 독일(0.8→0.3%) 등 주요 선진국의 전망치를 내린 것과 대비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도 장밋빛 일변도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는 현재 6000포인트 안팎인 S&P500지수가 금년 말 65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01.24
올해 설 경기가 예전 같지 않다. 게다가 설 휴무일수나 상여금의 양극화가 커졌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비상계엄 후유증으로 시장 기대가 약화하는 가운데 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외 리스크마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국 5인 이상 6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올해 설 경기상황(1월 기준)이 지난해보다 악화했다고 답한 기업이 60.5%나 됐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70.1%)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 중 종업원 300인 미만이 62.0%나 되는데 비해 300인 이상 기업은 48.5%에 그쳤다. 특히 올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한 중소기업이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지급액도 지난해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정부가 연휴기간을 늘려주기 위해 27일 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이날 쉬지 않는 중소기업도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10곳 중 6곳이나 됐다. 비상계엄 직격탄, 트
01.23
천행(天幸)이다. 대통령 직무정지 후 거듭된 소환에 불응하다 끝내 체포·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자진 출두해 내뱉은 말들과 그간 행적들을 곰곰 되새기며 새삼 굳어진 생각이다. 스스로 자멸함으로써 모두를 구했다. 뻔뻔스런 거짓말과 책임 떠넘기기. 온 국민이 속속들이 지켜본 내란행위와 친위쿠데타에 동원된 군 사령관들의 일치된 ‘자백’에 대해서조차 후안무치 모르쇠 거짓말로 딱 잡아뗐다.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했다는 사실도, 국가비상입법기구 구성 쪽지를 전달한 사실도 모조리 부인했다. 폭도들의 계획된 서부지방법원 난입. 헌정사상 최초로 사법부가 폭도들에게 공격당하고 법치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것쯤은 윤 대통령 안중에 없다. 극렬지지자들을 더욱 선동하고 자극해 어떻게든 감옥행을 늦추겠다는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이런 비열한 자가 친위쿠데타에 성공했더라면 어쩔 뻔 했는가. 헌정사상 최초 사법부 공격 불 지른 윤석열의 2차내란 선동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