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6
2025
‘3월 정기주총 시즌’이다. 800개가 넘는 상장사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일제히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4대 지주의 위험가중자산(RWA)이 폭증하고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낮아지면서 주주환원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4대 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35조원이 증가했다. 하나지주는 13조5000억원, KB지주와 우리지주는 약 7조5000억원, 신한지주에서는 6조5000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사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12·3 내란사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달러당 1307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2월 말 1472원으로 165원 치솟았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발전상에 ‘격세지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국내 금융사들이 갖고 있는 외화대출 가중치에 영향을
03.25
매년 선거철이 돌아오면 지자체 공무원들의 한숨소리가 커진다. 특히 기초지자체 공무원들이 그렇다. 기존업무에다 선거업무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올해는 더욱 그렇다. 당장 4월 2일에는 교육감 1명과 기초단체장 5명, 지방의원 17명을 뽑는 재·보궐선거가 열린다. 헌재의 탄핵심판결과에 따라 추가로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내년 6월에는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어 숨이 가쁠 지경이다. 최근 ‘부정선거’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선거업무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생겼다. 가장 최근 치러진 전국단위 선거인 지난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복기해보면 그들의 고충이 이해된다. 기초지자체 공무원들 '부정선거론'에 선거업무 기피 현상 심해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총람’에 따르면 각 투표소마다 한명씩 두는 투표관리관은 ‘선거관리 경험이 풍부한 지방공무원이 차출됐다. 1만4259명을 위촉했는데 시·도 공무원 30명을 뺀 나머지는 모두 시·군·구와 읍·면·동 직원이다. 투표관리관 지시
03.24
세계 주요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그 중 특히 중국의 과학·기술 굴기가 놀랍고 무섭다. 연초 미국 기업 오픈AI 대항마로 가성비 높은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한 스타트업 딥시크에 이어 18일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기업 비야디(BYD)가 5분 충전으로 400㎞ 이상 주행 가능한 ‘슈퍼 e-플랫폼’을 공개했다. 슈퍼 e-플랫폼은 15분 충전으로 300㎞ 안팎 주행하는 미국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능가한다. 자동차시장 판도를 바꾸리라는 평가와 함께 BYD 주가는 연초 대비 50% 넘게 올랐다. BYD 지커 샤오미 샤오펑 등 중국 메이커에 밀려 중국 내 판매가 급감한 폭스바겐은 독일공장 폐쇄와 함께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폭스바겐 신용등급을 낮췄다. 다급해진 폭스바겐은 자체 공장에서 만들어 구내식당에 공급하고 본사가 있는 니더작센주에서 팔아온 소시지 생산을 늘리고 방위산업 진출을 꾀하는 플랜B를 가동했다. 독일의 자존심인 폭스바겐의 굴욕은 정교한
03.21
지난 13일 국회본회의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상법개정안을 가결하고 정부에 넘겼다.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도입하는 법안이다. 즉 이사가 충실해야 하는 대상이 기존의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는 것이다. 상장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도 의무화됐다. 한국증시의 고질적인 주주권익 훼손을 줄이고, ‘코리아디스카운트’를 개선하려는 뜻에서 마련된 것이다. 법안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주주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들이 잇따라 벌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재벌은 계열사를 입맛대로 분리하고 합병하려고 하다가 철회했다. 어떤 증권사는 시가총액보다 많은 금액을 유상증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밖에도 주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은 그칠 줄 몰랐다. 그러자 국내 증시에 대한 거부감과 실망이 증폭됐다. 이는 ‘국장탈출’로 이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을 수렁에 빠뜨렸다. 정부여당의 요구대로 야당이 금융투
03.20
미국 우선주의가 세계 무역전쟁으로 비화한 가운데 미국과 동맹국간 관계가 악화되고 잘 나가던 미국경제가 소비 위축과 물가 상승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등 역풍이 일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이 전통적으로 표방했던 ‘세계의 경찰’ 역할과 자유무역체제를 거부하고 보호무역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가 무차별적으로 전개되면서 우방국인 캐나다를 필두로 멕시코 중남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미국산 불매운동이 거세게 전개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여행 취소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겨냥, 테슬라 차량과 충전소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경제 소비 위축과 물가 상승으로 경기침체 우려 커지는 등 역풍 일어 관세 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연방 공무원 감원 등으로 대변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슬로건 아
03.19
올해 초부터 밀어닥친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충격의 여진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중국 선전의 스타트업 모니카(Monica)가 지난 5일 스스로 판단하고 일을 수행하는 자율형 AI 서비스 마누스(MANUS)를 내놓아 또 한번 시장을 흔들고 있다. ‘당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바꿔주는 AI’라는 슬로건처럼 마누스는 기존 도우미 수준을 넘어선 에이전트(Agent) AI로 주목받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 마누스는 단순한 대화형 챗봇과 달리 사용자의 개입 없이 여러 단계를 거쳐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력서 정리, 주가분석, 여행계획 수립, 부동산 검색 등등 이용자가 요청하는 작업을 스스로 수행한다. 마누스는 AI 에이전트 성능평가 기준인 ‘범용인공지능 성능평가(GAIA 벤치마크)’에서 오픈 AI의 딥 리서치를 앞선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포브스지는 마누스의 등장에 대해 ‘제2의 딥시크 모먼트’라고 평가하며 “자율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열렸고 중국
03.18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국민들 ‘불면의 밤’은 무한정 길어진다. 법률을 대놓고 무시하는 내란동조세력의 책략에 힘입어 ‘내란수괴’ 혐의의 윤 대통령이 버젓이 풀려나는 일까지 벌어진 마당이니 불안감이 엄습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분열이 심화하고 선고 후의 후유증 우려도 커져만 간다. 헌재는 더 이상 좌고우면하며 시간을 끌지 말고 하루빨리 파면을 결단해야 한다. 온 국민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침탈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윤 대통령의 내란행위가 너무도 명명백백한지라 국회는 탄핵심판 청구 때 굳이 외환죄 혐의까지 얹어서 사안을 복잡하게 만들려 하지 않았다. 내란심판에 관심이 쏠린 나머지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지 한반도에 분쟁을 불러올 뻔한 외환죄를 범한 윤 대통령의 죄과가 결코 없어지거나 덜어지는 것은 아니다.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 누가 기획·지시하고 실행했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윤 대통령이 계엄사태를 일으키기 전 비상계
03.17
지난주 정치권에서 의미 있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제1야당이자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중소기업인과 전문가들을 초청해 주52시간근무제도 개선 등 기업들의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한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주52시간제를 업종별 현장 상황에 맞게 더욱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등 논의가 활발했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현행 주에서 월(月) 및 분기, 연(年)으로 바꿔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축산육가공업을 하는 기업인은 “구제역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출하가 끊기는데도 직원들 임금은 줘야 해 애로가 크다”며 “출하가 재개돼 주문이 몰리는 시기에 작업시간을 늘려 손실을 회복하고 그 성과를 직원들과 나누려고 해도 주 52시간 벽에 막혀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직적인 제도 운영으로 인해 ‘보호 대상’인 노동자들이 애꿎게 고충에 빠지는 사례도 제시됐다. “기업 현장문화가 예전 같지 않아 직원들 간에 서로의 일을 대신 해주지 않는 곳이 많다. 결혼 등 특별한 사유로 장기 휴가를 다녀
03.14
미국 달러 지폐 중 가장 큰 단위인 100달러에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얼굴이 있다. 그는 “시간은 돈이다”라고 했다. 과학자이면서 사업가인 그로서는 ‘돈’에 비유했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 소중히 여겨라’는 뜻일 것이다. 인류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시간 개념은 더욱 세분화 돼왔다. 학자들은 원시시대에는 해 뜨면 낮이고 어두워지면 밤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농경시절 시간단위를 거쳐 산업혁명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공장에서 30분단위 정도의 작업시간에 적응해야 했다고 한다. 점점 빨라져 지금은 초단위까지 생활에 스며들었다. 굳이 미세한 물리세계가 아니라도 1분 또는 1초만 늦어도 고속기차는 문을 닫고 떠나 버린다. 과거처럼 달려가서 올라타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 대통령 담당 재판부가 구속기간 산정을 ‘날’이 아니라 ‘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은 늦은 감마저 든다. 더욱이 구속 피의자의 ‘인권’을 명분으로 삼았으니 크게 탓하기도 어렵다. 물론 ‘타이밍’은 최악이다. 다른
03.13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33개월째 보유자산을 축소(QT) 중이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금리정책 못지않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연준의 통화정책 수단이다.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규모와 시기에 따라 은행권의 대출 여력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양적긴축 종료 시점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연준의 총자산은 2월 말 기준 6조7800억달러 규모다. 코로나19로 인해 4조2000억달러에서 2022년 5월 말 8조9100억 달러까지 늘렸던 총자산을 2조1300억 달러나 줄인 셈이다. 이 중 1조5200억달러는 미 국채이고 나머지 4900억달러는 주택저당증권(MBS)이다. 총자산 대비 양적긴축 규모는 24% 정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이 비중이 10%였다. 연준은 당시에도 총자산을 1조달러에서 4조5000억달러로 늘렸다가 4500억달러를 줄이는 양적긴축에 나섰다. 현재 미국의 금융시장 유동성은 충분한 상태다. 뉴욕
03.12
K-뷰티(K-Beauty) 대표주자인 화장품 수출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수출국에 올랐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업의 약진은 한국경제 도약의 새로운 시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철강 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이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전쟁 가속과 중국기업의 추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K-뷰티산업의 선전이 주목받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선 102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수출액다. 2021년 92억달러 수출을 넘었다. 수출 내역을 보면 수출대상국가가 다변화했다. 3년전인 2022년(80억달러)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 국가 1위는 중국이다. 13억7000만달러로 2위인 미국(6억2000만달러)의 두배가 넘는다. 그 뒤를 일본(5억3000만달러) 베트남(3억달러) 러시아(2억6000만달러) 홍
03.11
대체 주식거래소 넥스트트레이드(NXT)가 지난 4일 공식 출범했다. 첫날 거래금액이 200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메인마켓(오전 10시~오후 3시 20분) 거래대금보다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오후 8시)의 거래금액이 더 컸다. 이로써 기존의 한국거래소(KRX)와 함께 복수의 주식시장이 경쟁을 하게 됐다. 게다가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프리마켓도 열린다. 따라서 거래시간이 모두 12시간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투자자 선택의 폭이 현재보다 크게 넓어진 셈이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도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 넥스트레이드 참가 증권사는 투자자 주문을 가장 유리하게 체결해야 하는 ‘최선집행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기존 거래소와 새 거래소에 걸쳐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매매계약을 맺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증권사들은 주문배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15개 증권사가 전면 참여한다. 13개 증권사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만 참가한다. 이들도 여건이 갖춰지
03.10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유통업계와 금융사, 일반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홈플러스는 연간 매출액 7조원에, 2만명의 직영직원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업체다. 납품업체만 1800여개, 임차인은 8000곳이다.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신청 11시간 만에 회생절차개시결정 및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영업과 관련한 상거래채권은 정상적으로 변제하되 이자 등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금융채권은 상환이 유예됐다. 법원이 미래의 위험을 막기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으로서 회생신청을 한다는 홈플러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법원 결정으로 협력업체와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며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법정관리 신청 직전 RCPS 자본전환 의혹 홈플러스측은 부동산 등 자산이 4조원이 넘기 때문에 금융채무가 2조원이라도 이 고비만 넘기면 정상화할
03.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주한미군 문제와 관세,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 사업, 반도체지원법을 아우르며 한국에 거액의 청구서를 내밀었다. ‘4배의 관세’를 꺼내들었으니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을 쓴 거래의 달인답게 한국으로부터 최소 ‘2배’ 정도는 받아갈 것으로 보인다. 4% 관세율이라는 것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트럼프도 모를 리 없겠지만 관세전쟁을 관철하기 위한 ‘트럼프식 협상’의 일환일 것이다. 트럼프의 청구서는 추가 방위비 분담이거나, 트럼프가 선호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또는 파이프라인 사업 참여이거나, 미국 현지 제조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이거나,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달하는 막대한 연방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등의 다양한 패키지가 제시될 것이다. 한국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미국의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이보다 훨씬 낮
03.06
심각한 내우외환으로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피폐해 지고 있다. 한국경제는 탄핵정국이란 먹구름 속에 극심한 내수 침체로 폐업과 실업급여가 증가하고 있고 수출마저 위축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을 콕 찍어 앞으로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임을 시사,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우리는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여러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데 한국의 대미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일은 우방이든 적국이든 미국에 공평하지 않다”면서 “4월 2일 상호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는데도 이처럼 잘못된 수치를 거론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는 알래스카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LNG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일본, 한국을 비롯한 나라들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예
03.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백악관 정상회담장에서 벌인 거친 설전은 양면적인 단상(斷想)을 불러일으킨다. 통상 봐오던 익숙한 정상회담 장면이 전혀 아니었다. 실무진의 치밀한 조율을 거친 뒤 정상들은 카메라 앞에서 상호간 이견을 최대한 노출하지 않고 부드러운 ‘외교적 수사’로 포장해 연출하는 게 관행이었으나 이날 회담은 정반대였다. 정상간 거친 고성과 날선 말싸움 뒤 예정됐던 오찬을 겸한 비공개회담과 광물협정 서명, 공동기자회견은 취소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점심도 거른 채 쫓겨나듯 백악관을 떠나야 했다. ‘설전 장면’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상은 트럼프식 ‘미국우선주의’가 일방적으로 통용되는 강대국 중심의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과 ‘약소국의 비애’였다. 미국 앞에 서면 언제나 약자일 수밖에 없는 우리 처지이기에, 더욱이 머잖아 ‘관세폭탄 방위비압박’ 등 트럼프의 일방적 파상공세가 예고돼 있기에 ‘을’의 입장에서 동병상련 감정
03.04
새학기가 시작된 오늘 대학가는 새내기들의 설렘보다 ‘반수’와 ‘재수’ 준비로 분주하다. 16만명이 넘는 재수생은 단순한 통계가 아닌 우리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2025학년도 졸업생 수험생인 N수생은 16만897명으로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생 중 재수 이상은 57.4%로 재학생(40.3%)보다 높다. 의대는 더 심각해서 정시 합격자의 79.3%가 N수생이다. 2026학년도에는 N수생이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수생 증가는 단순한 경제적 비용 문제를 넘어선다. 물론 1인당 연간 사교육비 6000만원에 16만여명을 곱하면 약 1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숫자가 나온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청년들의 성장과 발달이 획일화된 시험에 종속되는 현실이다. 수능 재도전의 굴레, 우리 청년들의 성장과 발달 획일화된 시험에 종속 20대 초반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창의성을 키워야 할 시기다. 그러나 많은
02.28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人不可以無恥).’ 맹자 진심(盡心)편에 나오는 말이다. 예부터 어른들은 “사람이 염치를 모르면 짐승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런데 12.3 비상계엄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후진술이 끝난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은커녕 최소한의 염치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도 ‘윤석열스러운’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메시지도 없었다.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라”(동아) “승복을 약속하라”(조선) 등 보수언론의 주문조차 모르쇠 뭉개버렸다. 늘 그랬던 것처럼 “국민을 일깨우기 위해 계엄을 했다”고 입에 발린 거짓말을 했고, 북한개입설과 부정선거 음모론의 헛소리를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직무에 복귀하면” 어쩌구 하면서 거듭 국민의 염장을 질렀다. 지금 윤 대통령이 있어야 할 곳은 어디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계엄선포 후 83일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02.27
“엔지니어들이 딥시크를 미친 듯이 분석하고 가능한 모든 것을 복사하려고 노력 중이다”(메타 직원), “AI 기업에 과도하게 투자한 일부 벤처캐피털을 멸종시킬 수준의 사건이다”(악시오스 기자). 지난 1월 20일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출시한 최신 AI 모델 ‘R1’에 대한 반응이다. 성능은 미국 오픈AI 최신 모델과 비슷한데 훈련비용은 557만달러밖에 들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대형언어모델(LLM) 훈련비용은 수억달러로 추정된다. 딥시크의 설명대로라면 1/20 이하로 비용을 낮췄다. AI 선두기업이 1만6000장 이상의 칩을 사용해 챗봇(chatbot)을 훈련한 것과 달리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생산한 그래픽처리전용칩(GPU) 2000장만 필요했다. 훈련에 사용된 GPU는 H800이다. H800은 미국의 규제로 H100의 중국수출이 금지되자 그보다 사양을 낮춰 중국에 수출된 제품이다. ‘누가 더 적은 비용으로 고성능 AI를 구현하
02.26
12.3내란사태로 가뜩이나 심란한 마당에 전국에서 크고 작은 재난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지난해 연말 전남 무안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9일에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는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아찔했다.지난 3일에는 경기 성남시 야탑동 BYC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300여명이 대피하거나 구조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부산과 전남 여수, 전북 부안에서는 연이은 어선 침몰로 2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5일만 해도 경기 안성시 고속도로 공사장이 붕괴돼 작업자 10명이 매몰됐다. 최근까지도 한파·폭설로 인한 재난피해부터 화재, 선박좌초 등 다양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불행한 일이 마치 겹쳐서 일어나는 듯하다. 정부교체기가 대형재난 대비에 취약 물론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재난과 안전사고는 항상 있었다. 다만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