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4
2023
기아자동차가 장기근속 직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고용세습' 조항을 단체협약에서 없애자고 노동조합에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 17일 대표이사 명의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장에게 공문을 보내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기아차의 단체협약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이 조항이 부정적 시선을
04.21
미국 은행위기의 최종 승자는 JP모건 체이스였다. 1분기 실적발표 결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미국내 2위 은행으로 꼽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마저 예금이 200억달러 줄었고, 3위 씨티은행과 4위 웰스파고도 각각 335억달러와 214억달러의 예금 감소를 겪었지만 유독 JP모건은 371억달러 증가했다. 미국 중소 지역 은행의 붕괴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돈을 옮기자 4대 은행 모두 순이자이익(NII)과 매출이 증가해 주당이익(EPS
04.20
스위스 은행들이 오랜기간 지켜온 비밀주의가 붕괴될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혁명 당시 분노한 민중의 공격을 피해 도망치던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를 끝까지 지키다 모두 숨진 스위스 용병처럼 절대 배신하지 않고 비밀을 지키는 신뢰의 상징인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주의 신화가 크레디트스위스(CS) 은행의 파산으로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167년의 역사를 지닌 스위스 제2위 은행이자 거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CS는 세계 부자들의 금
04.19
미국 정보기관이 동맹국을 도청했음을 드러낸 기밀문건 유출로 파문이 이는 와중에 우리 정부가 은밀하게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교체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라는 미국의 압력과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공식정책 사이에서 고심하는 대화내용이 기밀문건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함께 유출된 다른 기밀문서에는 155mm 포탄 33만
04.18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일 일본이 가격상한을 넘겨 러시아산 석유를 구입했다며 가장 가까운 아시아 동맹국이 미국 주도 반러시아 동맹에 균열을 냈다고 폭로했다. 일본 공식 무역통계를 인용해 일본이 올 1~2월 러시아 석유 약 74만8000배럴을 총 69억엔(약 5200만달러)에 사들여 배럴당 약 69.5달러에 구매했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이 시행하는 러시아 석유 가격상한인 배럴당 60달러를 크게
04.17
정부는 12일 '정순신 사태'로 들끓는 민심에 밀려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금 고1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등 모든 전형에서 학폭 징계기록에 대한 감점조치를 의무화하고 학폭 징계 중 6호(출석정지) 이상 처분의 보존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받은 강제전학(8호) 조치의 경우 심의를 통한 삭제가 불가능하도록 했다. '대입 불이익
04.14
아직 1년이나 남았지만 정치권 관심은 온통 총선에 쏠려 있다. 여당이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부패혐의를 부각시키며 '거야심판론'을 띄우는 것도, 야당이 미국의 도·감청이나 대일외교 등에서 보
04.13
인공지능(AI) 챗GPT의 부상으로 교육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지식전달에 집중하고 암기력만 요구했던 지금의 교육체제 때문이다. 자기주도형 교육을 통해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체제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미국의 미네르바대학, 프랑스의 에꼴42 같은 혁신적 모델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기자는 지난달 프랑스의 에꼴42 파리캠퍼스를 방문해 관계자와 학생들을 인터뷰했다. 에꼴42는 민간 주도
04.12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계획에 대해 "의미 있는 수준까지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반도체가 감산에 들어간 것은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전체 매출은 63조원(연결기준)이다.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추락했다. 1년 만에 96%나 감소했다. 삼성전
04.11
1년 후 4월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스물두번째 선거마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시켜서는 안된다. 또다시 국민에 해만 끼치는 '국해의원(國害議員)'을 양산하지 말고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국회의원과 후보자들만을 위한 잔치에 피 같은 세금만 내고 지켜볼 일이 아니다.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면 불행이 계속된다. 내 발등에 떨어진 불로 절실하게 봐야 미래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다.
04.1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하고 돌려보냈다. 그날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렇지만 정부여당은 최근 쌀값하락에 대한 농업인들의 걱정을 외면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농민을 달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쌀소비를 촉진하고 시중의 쌀재고를 줄
04.07
미국과 유럽이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뱅크(SBNY), 크레디트 스위스(CS) 사태를 조기 진압했지만 위기가 끝났다는 생각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많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수장 제이미 다이먼은 주주들에게 보낸 43쪽 분량의 연례서한에서 '현재의 위기(crisis)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위기가 일단락되더라도 그 파장은 수년 동안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파산한 SVB나 SBNY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04.06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통과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로 응수함에 따라 여야간의 극한대치 정국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는 안된다고 했다가 야당이 되자 과잉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구입하도록 규정한 양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면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유도해 '반농민 프레임'을 씌우려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태라고 비난한다. 반면 민주당은 "농
04.05
한마디로 지리멸렬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갑작스런 교체는 우리 외교안보팀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상기류'는 서서히 낌새를 드러냈다.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사직한 데 이어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됐다. 김 실장의 사퇴는 언론에 교체설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한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실무를 총지휘할 안보실장을 사실상 경질한다면 합당한 사유가 있을 텐데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런
04.04
최근 챗GPT가 뜨면서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바이든정부는 중국의 기술추격을 따돌리고 '제조업 부흥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갖고 반도체 배터리 등 전략상품의 공급망 재편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예산 520억달러가 책정된 '반도체법(CHIPS Act)'은 반도체의 '메이드 인 USA' 전략을 웅변한다.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실렸다. 애리조나주가 반도체산
04.03
'뱅크런'이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노벨 경제학상이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교수 필립 딥비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에게 돌아간 직후다. 이들이 '뱅크런, 예금보험과 유동성'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시점은 1983년이다. 실리콘밸리뱅크(SVB)가 창업한 바로 그해다. 뱅크런에 취약한 은행시스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가 핵심 내용이다. 이후 은행발 금융
03.31
리창(李强) 중국 신임 국무원 총리가 전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전 리커창 총리가 큰 존재감이 없었던 반면, 리 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임을 배경으로 어떤 위상과 역할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점이 관심의 초점이다.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서기, 상하이시 당서기를 거친 그는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성장과 당서기를 지낼 당시 비서실장을 맡았던 최측근이었다. 특이하게도 그는 중앙행정 경험 없이 중국 '경제
03.30
반도체 수출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메모리 수출액이 54%나 줄었다. 올해 들어 두달째 -50%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 규모가 44조원을 넘었다(2023년 말). 재고율이 300%에 가깝다. 1997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스템반도체도 두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50%)이다. 지난해 절반에 그쳤다. 시스템반도체는 사전에 주문생산 방식이어서 가격변동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불황
03.29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국민비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기업의 배상책임을 분명히 한 대법원판결을 무시하고, '제3자 변제'를 거부하는 피해자 권리마저 외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독주에 국민 자존심은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에서 비판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동학·천도교 단체들이 굴종적 합의안 폐기를 촉구하는 등 종교계 움직임도 심상치
03.28
요즘 가장 바쁜 국무위원은 아마도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일 것이다. 이 장관은 노동자의 장시간 근로문제에 관한 논란과 혼선이 빚어지면서 연일 청년 노동자와 '소통'에 나서고 있다. 지난 23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제조업체를 찾아 생산직 청년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그 전날에는 MZ노조라고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만났다. 이번주에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노동조합 미조직 노동자들과 자리를 같이할 예정이다.